KT, 지하철 통신망공사 자회사인 KT이엔지코어로 변경 검토
일감 잃게 된 한국전파기지국 "공정거래법 위반" 거센 반발

제공 : 한국전파기지국
제공 : 한국전파기지국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KT(대표 구현모)가 지난 20년간 (주)한국전파기지국에 맡겨오던 서울 지하철 구간의 이동통신국 설치 공사업체 변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업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한국전파기지국에 20년간 맡겨왔던 이동통신 기지국 설치 공사를 자회사인 KT이엔지코어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전파기지국 측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KT가 그동안 우수한 공사품질을 인정받아 온 한국전파기지국의 일감을 특별한 이유없이 자회사인 KT이엔지코어에 몰아주려 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전파기지국 관계자는 "KT네트워크 부문에서는 공사 품질의 확보가 가장 중요하므로 지하철 공사의 KT이엔지코어 이관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KT경영기획부문에서 수익성만을 앞세워 업체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 20년간 수의계약을 해왔으나 갑작스럽게 우리측 입장을 듣거나 묻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일감을 뺏어가는 것은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일감을 빼앗길 경우 100여명의 인력이 길거리로 나앉게 생겼다"면서 "KT의 이같은 행위는 현 정부의 중소기업, 대기업 상생정책에도 위배되는 횡포와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KT 측은 "협력업체 변경 건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전파기지국의 공사 단가가 높기 때문에 고민끝에 업체 변경건을 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1994년 통신 3사가 지하철 내 기지국 설치를 위해 한국전파기지국을 설립한지 20여년이 흘렀다"면서 "하지만 KT민영화 이후 단가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이와중에 일부 여타 통신사도 자회사를 통해 공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파기지국이 그동안 사실상 독점적으로 업무를 맡아 왔으나 최근 KT이엔지코어가 정상화되면서 비용이 적게 드는 자회사에 일감을 맡기는 것을 검토 중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KT 측은 지하철 통신망 공사를 공개입찰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하철 내부 공사라는 특수성, 지하철공사와의 업무 공조, 보안 시설, 통신 품질의 균일성 등을 감안하면 공개 입찰로 전환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아 한국전파기지국에서 자회사로 협력업체를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전파기지국은 KT의 지하철 통신망 관련 공사로 연간 3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KT로부터 일감을 받지 못할 경우 사실상 도산위기에 처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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