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익법인 백서에는 대기업집단 기업 공익법인은 물론 금융기업, ICT 주요 기업도 포함
2020년 처음 공시 대상에 포함된 NGO, NPO 등 기관까지 망라한 대한민국 공익법인 총서

사진. 픽사베이

[미디어SR 전중연 대표] 

지금은 바야흐로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의 시대 입니다. '사회적 책임(SR)'이란 국가나 기업이 지켜야 할 일종의 규범으로, 기업은 물론 정부 기관이나 단체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됩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지난 2010년 SR규정을 제정하면서 지구촌을 관통하는 화두로 자리매김 됐습니다.

기업은 물론 정부와 NGO(비정부기구)에 지배구조 개선, 인권 신장, 노동 관행 개선, 환경보호, 공정거래 등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사회적 책임의 핵심이자 시대정신 입니다. 이같은 요구는 강제 집행사항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이 국제표준에서 벗어난 행위를 했을 경우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 기관과 단체는 이미 해마다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통해 사회적 책임 수행에 대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 항목은 기관장 평가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기업은 다양하게 공익법인을 만들어 목적사업을 특정해 수행합니다. 아울러 공익법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명확한 인식이 선행돼야 합니다. 기업의 공익법인이 특정 분야에서 공익사업을 경쟁적으로 펼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사회적 책임에 대해 자문하며 상품을 설계하는 단계까지 발전했습니다. 이처럼 의식있는 기업들이 상품 기획단계에서 부터 구매 고객을 포함한 고객의 가족, 고객의 친구, 고객과 함께하는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고 두루 이롭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고 실천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발전을 위해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면서 단순히 영리만 따지지 않고 세상에 미치는 영향까지 두루 살피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과거에 유명 브랜드의 축구용품 제조 과정을 조명했던 다큐멘터리 방송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프리카의 어린아이들이 동원된 수작업 현장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던 방송이 전파를 타고 세상에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새삼 노동착취의 심각성에 대해 깨닫게 됐습니다.

결국 열악한 노동 환경에 분노한 고객들이 해당제품의 불매운동에 나서게 됐고, 이와 유사한 커피 제조과정도 새롭게 재조명되면서 이후 '공정무역'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상품이 여럿 출시되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된 바 있습니다.

기업이 호실적을 내고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기만 하면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던 시절은 이미 끝났습니다. 제품 설계는 물론 판매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모든 과정이 공정해야 비로소 존경받는 기업으로 인정받는 세상이 도래했습니다. '이익을 넘어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기업의 새로운 지향점이 될줄은 과거에는 미처 상상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차치하고 기업인, 경영인은 법인기업과는 또 다릅니다. 경영철학과 현재 경영의 성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성장 과정, 경험을 쌓는 과정, 경영권 승계 과정, 경영철학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공정과 헌신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경영 주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는 측면에서도 엄정한 평가를 거쳐 그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기업은 충분히 존경할만한데 경영 주체가 그에 못미친다면 상황은 또 달라집니다. 비단 총수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이라면, 그만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면 그 누구라도 스스로 사회적 책임의 '무게'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합니다. 스스로가 과연 제대로 준비된 사람인지도 점검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치열하게 몰아쳐 성과만 내면 모든게 묵과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습니다. 과거 성과 중심주의를 넘어 공정이나 사회적 기여 등 가치를 구현해야 하는 세상이 이미 활짝 열린 셈이죠. 

미디어SR은 올해 4월 말 기업들이 공익법인 결산을 마치면 국내 주요 기업 공익법인의 지난해 공익법인 운영 현황을 총체적으로 짚어볼 예정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한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다할 것 입니다. 하지만 공정이나 사회적 가치 구현에 미흡한 기업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지적과 채찍도 마다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2018년 실적이나 활동에 비해 지난 2019년 한해동안 국내 공익법인들의 역할이 더 커지고 적지 않은 개선이 이뤄졌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사회 구성을 비롯해 투명성, 목적사업비 집행 부분 등에 관해 글로벌 수준의 평가 기준에 맞춰 공정하고도 냉정한 평가를 실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19년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대기업집단 기업 공익법인을 포함해 주요 금융기업, ICT 주요 기업을 세분화하고 2020년 처음 공시 대상에 포함된 NGO, NPO(비영리단체) 등 주요 기관을 망라해 명실공히 대한민국 공익법인 총서를 만들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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