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김호중. 사진.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김호중은 ‘미스터트롯’을 통해 주목받은 참가자 중 하나다. 성악가 출신인 만큼 ‘괴물 보컬’이라는 평과 함께 초창기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는 101명 중 최종 4위를 차지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인생에 여러 부침을 딛고 마침내 김호중은 성악과 트로트라는 두 장르에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웃어 보인, 김호중의 진짜 전성기는 지금부터다.

Q. 주위에서 연락도 많이 올 것 같아요. 요즘 근황은 어떤가요?
김호중:
경연이 끝나면 쉴 줄 알았는데, 끝이 아닌 시작이더라고요(웃음). 지인 분들이 연락을 많이 주셔서 축하받고 있죠. 길을 걸어갈 때도 많이 알아봐주시고, 사진 찍어달라는 분들도 많으세요. 어딜 가도 먹을 것들을 많이 챙겨주세요. 빈손으로 나가도 양손 가득히 집에 오게 될 정도예요. 하하.

Q. 준결승에서 5위를 기록하다 최종 4위로 올라섰어요. 
김호중:
결승전에 간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이미 저희는 경쟁자 개념을 넘어선지 오래였거든요. 시청률도 좋게 나왔고 저희도 자주 만나며 밥도 같이 먹으니 친형제들 같았어요. 팬 분들이 많이 생긴 만큼 그분들이 제게 트로피를 주셨다고 생각해서 만족하고 있어요.

Q. 결승에서 보여준 ‘고맙소’ 무대에 호평이 잇따랐어요. 한계를 넘었다는 평이 많았죠.
김호중:
제가 ‘미스터트롯’에서 보여준 마지막 곡이었던 만큼 앞으로도 제게 중요한 곡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다 보니 제가 미처 느끼지 못하던 감정도 묻어나온 것 같아요. 제가 선생님에게 바치는 노래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선생님이 못 오셨거든요. 아쉬움이 컸는데 지나고 보니 선생님이 계셨다면 더 떨려서 울었을 것 같아요. 좋았다는 반응을 보니 후회 없이 잘했다 싶고, 도착지에 잘 들어온 기분이에요.

'미스터트롯' 김호중. 사진. TV조선

Q. 초반부에는 성악 발성에 기초를 뒀지만 방송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만의 트로트 발성을 찾아가는 모습이 보였어요.
김호중:
성악 느낌에 대한 주변 반응이 모두 달라서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그래서 매 라운드마다 발성, 노래부터 새로운 모습들을 도전해보려 했죠. 발성은 앞으로도 고민할 문제지만, ‘미스터트롯’을 통해 고민이 많이 해결됐어요. 출연자 중에 국악을 했던 강태관 형과 민요를 했던 윤대만이라는 친구를 만나서 배운 점들이 많았거든요. 이찬원, 임영웅, 영탁, 장민호 등 많은 분들에게 여러 가지를 배웠어요. 특히 찬원이와는 팀 미션도 함께 해서 발성도 배울 수 있었어요.

Q. 팀 미션 중 고재근, 이찬원, 정동원과 함께 했던 패밀리가 떴다 팀은 특히나 더 돈독한 느낌이 들었어요.
김호중:
재근 형은 Y2K로 활동하던 것도 보고 자란데다 타장르부에서부터 같은 팀이었어요. 출연자 중 가장 오래 함께 한 분이어서 개인적인 친분도 두터워요. 제가 팀 미션 에이스전에서 ‘천상재회’ 무대를 보여드린 것에 후회는 없는데, 그 무대 이후 재근 형이 탈락하게 됐어요. 추가 녹화를 하고 대기실로 가니까 재근 형이 짐을 싸고 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저와 찬원이, 동원이 모두가 많이 울었어요. 저희 팀을 생각하면 그때 기억이 많이 나요. 재근 형 몫까지 열심히 하려고 더욱 마음을 다잡았죠.

Q. 여러 미션을 지나오며 다들 한 가족이 된 것 같네요.
김호중:
전 출연자들이 같은 마음일 거예요. 프로그램을 하면서 높은 순위가 되거나 노래를 남기는 것도 좋지만 형제 같은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정말 좋아요. 음악을 하면서 평생 함께 갈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거든요. 저희 모두 형, 동생처럼 지내고 있어서, 앞으로도 외롭지 않을 것 같아요. 

'미스터트롯' 톱7. 좌측부터 장민호, 김희재, 이찬원, 임영웅, 영탁, 김호중, 정동원. 사진. TV조선

Q. 톱7의 끈끈한 모습을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많아요.
김호중:
큰 형인 장민호 형이 그랬어요. ‘미스터트롯’은 끝이 아닌 시작이자 저희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라고요. 저희 모두 다 스타일이 달라요. 희재는 군 복무 중이어서 어색해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애교가 많고 말을 정말 잘해요. 춤도 희재에게 많이 배웠고요(웃음). 

Q. ‘미스터트롯의 맛’에서 이찬원과 몸치 대결을 펼친 게 화제가 됐죠(웃음). 김희재와 함께 춤을 춘 것도 재미있다는 반응이 잇따랐어요.
김호중:
저는 제가 춤을 못 춘다는 걸 몰랐어요. 그때 보여드린 ‘섹시 백’이나 다른 춤도 최선을 다한 것이었는데, 본 방송을 본 뒤 앞으로는 웬만해선 춤을 추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찬원이나 저나 비슷한데, 그래도 찬원이는 나태주 형과 ‘남자다잉’에서 골반댄스를 춰서 실력을 인정하게 됐어요. 함께 몸치로 지목된 영웅이도 잘 추는 편이죠. 오히려 고재근 형이 춤을 더 못 춰요. 팀 미션 때 동원이가 없을 때면 찬원이가 재근 형과 저의 춤 선생님이 되곤 했거든요. 그런 면에선 찬원이를 많이 인정해주려 하죠. 하하.

Q. 많은 걸 얻게 해준 ‘미스터트롯’이지만 본업이 성악가였던 만큼 참가를 결심하기까지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김호중:
19살 때 성악을 하면서 SBS ‘스타킹’에 출연했고, 그 프로그램을 통해 스무 살에 유학을 떠났어요. 그러면서 여러 생각을 했어요. 저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 와서 음악을 해야 하는데, 성악을 하면서도 대중에 사랑을 받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한국에서 제 이야기가 ‘파파로티’라는 영화로 만들어졌고, 저도 비슷한 시기에 디지털 싱글 앨범을 냈어요. 1절은 발라드, 2절은 성악 발성으로 부르는 등 나름 대중적으로 다가가고 싶었는데 그 과정에서 좌절할 일이 많았죠. 매해 12월만 되면 내년엔 어떤 음악을 하면서 살지 고민을 하곤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미스트롯’을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을 서슴지 않는 참가자들에 놀랐어요. 남자 편을 하게 되면 꼭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돼서, 공지가 나오자마자 바로 신청했어요. 원래 애창곡이었던 ‘태클을 걸지 마’를 열심히 연습했죠.

'미스터트롯' 김호중. 사진. TV조선

Q. 예선부터 주목받아 첫 진(眞)을 받았었죠. 이후 타장르부 합동무대에서 전원합격을 받은 뒤 눈물을 쏟았어요. 부담감이 많았던 것처럼 보였는데.
김호중:
이런 프로그램이 처음인데다 미션을 받으면 잘 해내야 했기 때문에 진을 받고 부담이 컸어요. 민호 형이 타장르부에 뺏긴 진을 찾아오겠다고 하셔서 부담이 더 심했죠(웃음). ‘이대팔’ 무대를 준비하며 마음고생이 컸어요. 저희끼리 개성이 강해서 잘 융화되지 않다가 합이 맞게 됐는데,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오더라고요. 그 후부터는 도전 자체가 재미있어지고 진선미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어졌어요. 경연을 하며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했는데, 노력을 하니 이런 좋은 결과들이 오는구나 싶었어요. 

Q. 레전드 미션에서는 주현미의 ‘짝사랑’을 선곡했지만 심사위원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어요.
김호중:
후회는 없어요. 제가 언제 여자 선생님의 트로트 곡을 무대에서 불러보겠어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현미 선생님의 곡을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슬픈 발라드는 이미 여럿 보여드렸으니 ‘짝사랑’을 불러보고자 했어요. 무대에서 완창을 한 것 자체가 좋았어요. 용기를 내서 도전한 만큼 개인적으로 후회는 없어요. 마스터 분들의 심사평을 통해 제가 얻은 부분도 많았고, 그 덕에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이야기를 나눠보니 평소에 자신의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편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김호중:
원래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거든요. 목표를 세우면 일단 도전해서 버킷리스트처럼 하나씩 성취해가는 것에 보람을 많이 느껴요. 그래서 ‘미스터트롯’에 출연하기 전에도 크로스오버 형식의 싱글 앨범을 내기도 했고, 래퍼들과도 곡 작업을 했었어요. 제가 선택하고 제가 한 일이니 100% 다 맞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제 자신이 그런 결과물을 냈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해요. 

‘미스터트롯’ 김호중. 사진.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Q. ‘미스터트롯’ 중 가장 만족하는 무대는 무엇인가요?
김호중: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무정 블루스’인데, 살면서 그렇게 아픈 상태로 노래를 부른 게 처음이었어요. 그 덕에 교훈도 가장 많이 얻었죠. 경연장에서 노래를 많은 분들에게 들려드려야 하는데도 제가 몸 관리를 못한 거니까요. 그럼에도 큰 실수 없이 무대를 마쳐서 좋았어요. 또 다른 무대는 ‘고맙소’인데, ‘미스터트롯’에서의 마지막 노래를 속 시원하게 불러서 의미도 있고 만족스러워요. 제가 가장 목표로 뒀던 게 하고 싶은 것들을 후회 없이 편안하게 다 불러보자는 것이었는데, ‘고맙소’가 딱 그랬던 것 같아요. 조항조 선생님도 고맙다고 편지를 보내주셔서 더욱 감동적이었어요.

Q. ‘미스터트롯’을 마친 지금, 가수로서 김호중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나요.
김호중: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그 꿈을 향해 한 발짝 내디뎠다고 생각해요. ‘미스터트롯’ 덕분이죠. 앞으로도 ‘노래 잘하는 사람’으로 통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최백호 선생님을 가장 좋아하는데, 선생님이 곧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에요. 일전에 선생님의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어느 관객분이 ‘어릴 땐 저희 아버지의 가수셨지만 이제는 최백호 님이 제 가수시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게 정말 마음에 남더라고요. 저도 훗날 그런 말을 듣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미스터트롯’ 김호중. 사진. 생각을보여주는엔터테인먼트

Q. 트로트 가수로서도 활동을 계획하고 있을지도 궁금해요.
김호중:
일단은 앨범을 빠른 시일 내로 내고 싶은데 트로트에 국한하지는 않으려 해요. 첫 앨범인 만큼 신중하게 장르를 정해보려 해요. 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가창력과 감정보다 메시지거든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저 역시 열심히 준비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는 곡들로 인사드릴게요.

Q. 가수로서도 큰 전환점이 된 ‘미스터트롯’, 스스로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요?
김호중:
김호중이라는 사람을 만들어준 프로그램이자, 성악가 김호중이 아닌 노래하는 김호중으로서 첫 걸음마를 시작한 프로그램이기도 하죠. 제게는 정말 감사한 프로그램이에요. 죽고 나서도 못 잊을 거예요. 앞으로는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많이 들려드리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많이 들어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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