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찍고 오스카까지…금의환향 '기생충' 팀 밝힌 비하인드
칸 찍고 오스카까지…금의환향 '기생충' 팀 밝힌 비하인드
  • 김예슬 기자
  • 승인 2020.02.1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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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주역들. 사진. 구혜정 기자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아카데미 돌풍의 주인공, '기생충'이 금의환향했다. 한국영화 101년 역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된 '기생충'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물론 배우와 제작진 모두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과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이 참석했다.

앞서 '기생충'은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26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앙상블상에 더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국제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4관왕을 수상하며 한국영화, 아시아영화 최초의 기록을 남긴 것은 물론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

이에 따라 수상 기념 및 뒷이야기 등을 전하고자 기자회견이 마련됐다. 국내는 물론 외신과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도 수많은 취재진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현장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취재 신청만 500명 이상이 몰렸다"고 설명, 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박명훈,장혜진,이정은. 사진. 구혜정 기자
박명훈,장혜진,이정은. 사진. 구혜정 기자

감독과 제작진, 배우 모두 '기생충'의 수상에 큰 기쁨을 표했다. 특히나 기자회견 장소는 지난해 4월 칸 국제영화제 참석 전 가졌던 제작보고회를 가졌던 곳이어서 배우들은 더 남다른 감회를 보이기도. 송강호는 "끝나고 오늘 다시 칸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1년에 가까운 캠페인 기간 동안 봉준호 감독의 여러 말들은 큰 화제가 됐다. 특히나 관심을 모았던 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두고 '로컬'(지역적)이라 표현했던 발언.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전략을 갖고 말한 건 아니었다. 처음 가진 캠페인인데 도발씩이나 하겠나"고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그동안 빈부격차 이야기를 해 왔지만 '기생충'은 동시대의 이야기이자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실감나게 표현했고 현실 분위기에 기반한 콘의 영화여서 더 큰 폭발력을 가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마틴 스콜세이지로부터 받은 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늘 아침에 편지를 받았다. '그동안 수고했고 이제 쉬어라. 대신 조금만 쉬어라. 다들 차기작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고 다시 일 하라'고 하셨다. 감사하고 기뻤다"고 언급해 훈훈함을 더했다.

박소담, 송강호, 봉준호 감독. 사진. 구혜정 기자
박소담, 송강호, 봉준호 감독. 사진. 구혜정 기자

배우들은 오스카 수상에 전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선균은 "살면서 이런 벅찬 감정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우리가 선을 넘는 도전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으니 아카데미가 오히려 큰 선을 넘은 것 같다"면서 "편견 없이 저희 영화 좋아해 주신 아카데미 회원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조여정 역시 "감독님 말씀처럼 이 자체가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라는 게 체감됐다. 감독님이 얼마나 인간적으로 잘 접근하셨으면 이게 다 통했을까 싶어서 덕분에 자랑스럽게 무대에 설 수 있었다"며 뿌듯해했고, 송강호는 "칸 영화제 때 과도하게 기뻐해서 봉 감독님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 그래서 아카데미에서는 자제를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봉준호 감독과 시나리오를 집필한 한진원 작가는 "우리 영화에는 잔혹한 악당도 없고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립으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10명 캐릭터에 각자만의 드라마와 욕망,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 모두에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플롯 따라가는 색다른 즐거움이 됐을 것"이라며 '기생충'이 전 세계에 공감이 얻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아카데미 상에서 각본상을 받아 충무로에 대해 언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진원 작가,이선균,조여정,이하준 미술감독,양진모 편집감독. 사진. 구혜정 기자
한진원 작가,이선균,조여정,이하준 미술감독,양진모 편집감독. 사진. 구혜정 기자

'기생충'이 해외에서 주목받으며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선균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은 "많은 동기부여 받고 왔다. 영어공부 중요성 느꼈다"고 말했고 박소담은 "많은 사랑 받은 만큼 많은 관심 주신다. 언젠가 한 번은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여정은 국내에서 다양한 작품을 찍길 희망했고, 송강호는 "헐리우드 말고 국내에서라도 일이 있으면 좋겠다. 마지막 촬영이 작년 1월 말이다. 13개월째 아무 일이 없다"고 토로해 장내에 웃음을 모았다.

'기생충'이 개봉한 지난 2019년이 한국영화 100주년이었던 만큼 그 성과를 더욱 크게 보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선균과 박명훈은 "작년 한국영화 100주년을 칸 황금종려상으로 마무리하고 또 다른 100년을 여는 올해 아카데미로 새 역시 시작한 것 같다. 시의적절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 결과가 일시적 관심이 아닌 한국영화에 큰 밑거름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과 곽신애 대표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들은 봉준호 감독에 고마움을 표하며 "앞으로 더 열심히 영화 만들겠다. 영광이었고 많이 배워 많이 기뻤다. 이제는 원래 하던 일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 사진. 구혜정 기자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 사진. 구혜정 기자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낭보가 한국 영화의 새로운 불씨가 되길 희망했다. 그는 "독립영화와 산업 메인 스트림이 평생선을 이루는 게 안타깝다. 2000년대 초 '폴란다스의 개'나 '살인의 추억'을 찍을 땐 서로간 상호침투와 좋은 의미에서의 다이내믹한 충돌이 있었다. 그런 부분의 활력 찾는 게 고민 지점"이라면서 "지금 한국의 많은 산업이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가진 리스크 두려워 말고 더 도전적 영화를 산업이 껴안고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나온 훌륭한 독립영화들을 짚어보니 많은 재능들이 꽃피고 있더라. 산업간 좋은 충돌이 일어날 거라고 보고 있다"며 희망적인 시각을 보였다.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 사진. 구혜정 기자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 사진. 구혜정 기자

봉준호 감독은 약간의 휴식 뒤 새 작품 준비에 돌입한다. 그는 "이전부터 해온 두 가지의 프로젝트를 계속 준비 중이다. 몇 년 전부터 준비한 작품이다. 평소 하던 대로 준비한 작품이어서 '기생충'과는 관련 없다"면서 "저나 배우들도 평상심 유지하며 해왔던 대로 찍은 건데 예기치 못 하게 오늘날의 결과가 온 거다. 평소처럼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자는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고 언급해 기대감을 모았다.

이어 그는 "작년 5월 칸부터 이번 2월 오스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과 이벤트가 있었다. 영화사적 사건처럼 기억될 수밖에 없는 면이 있지만 사실 영화 자체가 기억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리라 본다. 아름다운 한 순간의 연기와 모든 스태프가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낸 장면 하나하나, 그 장면에 들어간 제 고민, 이런 것으로서 영화 자체가 많이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기생충'은 가족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등이 출연했다.

김예슬 기자 yeye@medias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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