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제공 : 우리금융지주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조직 안정을 위해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조기에 결정했다. 30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태승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장동우 임추위원장, 노성태, 박상용, 전지평, 정찬형 등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5인으로 구성된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이나 "지주출범 초기인 점을 감안하여 조직안정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차기 회장을 조기 선임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지난 11월, 12월 두 차례 간담회를 열고 선임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한 후 12월 다시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자회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4인의 후보를 선정, 후보자 자격요건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30일 손 회장을 단독 후보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 사태의 여파를 충분히 고려해 손 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DLF 사태에 대한 고객배상과 제재심이 남아 있어 부담스러운 면은 있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조직 안정이 필요하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손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 대규모 손실 사태의 책임자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상태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금융위에서 최종적으로 징계가 결정날 경우 최대 5년간 금융회사 임원 선임이 제한되어 연임은 불발된다.

이런 부담감이 반영된 듯 이번 이번 임추위는 비공개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공개 해야하는 사안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간담회와 중간 회의를 거쳤고 손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지 않아 임원 인사부터 많은 것들이 중단된 점이 고려되어 조기에 확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직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임추위에서 최적의 인물로 손 회장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지주사 체제 안착, 추진되어온 M&A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나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직원들은 물론 노조 측도 크다"고 덧붙였다.

라임자산운용이 상품을 설계하고 우리은행 창구 등을 통해 판매된 무역금융펀드의 투자금 2463억원은 현재 투자처인 미국 인터내셔날 인베스트먼트 그룹이 미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다단계 금융 사기 혐의로 자산 동결 처분을 받아 원금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공동대응단을 구성해 투자자 구제에 나서고 있다.

투자자들과의 소송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31일 미디어SR에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우리은행 등을 상대로 피해자 집단소송을 검토 중"이라며 "상품 기획자는 물론 유통회사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체제를 마무리하고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하였다. 향후 손태승 회장은 우리금융의 숙원인 완전 민영화 및 증권사·보험사 대형 M&A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에 전념하고 선임될 은행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 영업, 내실경영에 기반한 은행 영업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임 은행장 선임은 오는 1월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