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이(Som2)로 활동했던 가수 메이린.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예슬 기자] 

2000년대 초반, 보아의 성공을 기점으로 어린 나이의 가수들이 맹활약하던 시기가 있었다. 메이린 역시 그 중 하나다. 2003년 당시 솜이(Som2)라는 이름으로 데뷔해 ‘바래’ 등으로 활동한 그는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메이린으로서 가수 인생 제 2막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대중에 익숙한 ‘솜이’가 아닌 ‘메이린’이라는 이름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에게 ‘솜이’의 추억은 역시 각별하다. “팬들과 솜이 활동의 추억을 나누고 싶다”며 새로운 비상의 꿈을 꾸는 메이린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와 앞으로 포부를 들어봤다.

Q.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이네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메이린:
개인적으로는 공연을 많이 하며 지내고 있어요. 그 외에도 테니스를 정말 좋아해서 스포츠 회사와 시타회도 하고, 테니스 알림이로 활동 중이에요. 제가 테니스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비인기 종목인 게 아쉬워서 원 포인트 레슨을 열기도 하고 장애인 테니스 협회와도 함께 일하고 있어요.

Q. 본업도 열심히 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올해에만 두 장의 앨범을 냈죠.
메이린: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 저답게 발랄한 곡으로 찾아뵙고 싶었어요. DJ 분들과 협업을 통해 신나는 곡을 냈고, ‘잘할게’라는 곡에는 작사에도 처음으로 참여했어요. 사랑 노래인데 경험을 잘 녹여보려 했죠. 첫 참여라는 데에 의의를 뒀어요. 같이 작업한 친구들에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솜이(Som2)로 활동했던 가수 메이린. 사진. 구혜정 기자

Q. 2년 전 ‘너의 목소리가 보여4’ 룰라 편에 출연해 다시 한 번 주목 받았어요.
메이린:
캐스팅 과정부터 다이내믹했어요. 작가님이 끝까지 저를 찾으셔서, 저와 버스킹 진행했던 친한 카페지기 분을 통해 연락을 해왔어요. 촬영 일주일 전에서야 급하게 준비를 했는데, 방송에는 제가 가수라는 것보다 ‘꼬마룰라’의 채리나 역으로 더 부각돼서 저의 현업에 대해서는 부각이 잘 안됐죠. 하지만 그 당시 활동했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3! 4!’를 부를 때 눈물이 너무 나서 노래를 제대로 못 불렀는데, 채리나 언니와 룰라 분들 모두가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서 이게 저만의 추억이 아닌 모두의 추억이구나 싶었어요. 지금도 채리나 언니와는 연락을 하고 있어요.

Q. 지드래곤 역시 또 다른 꼬마룰라 출신으로 유명해요.
메이린:
지용 오빠와는 원래 ‘뽀뽀뽀’를 함께 해서 잘 알고 지냈어요. 당시 ‘뽀뽀뽀’ 안무를 담당했던 선생님이 꼬마룰라로 저와 지용 오빠를 먼저 낙점했는데 인기가 좋아져서 나머지 두 분을 오디션으로 뽑았죠. 그 덕에 지용 오빠와는 인연이 깊고 지금도 여전히 친하게 지내요. 가족들끼리 사이도 좋아서, 최근에 오빠가 전역했을 때도 다 같이 하우스 파티를 했거든요. 지용 오빠의 친 누나인 다미 언니의 결혼식도 갔었어요. 항상 저를 응원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에요. 다미 언니는 편집샵 옷을 종종 선물해주기도 해요. 지용 오빠 역시 항상 제게 격려를 해주고 있죠. 함께 하는 동료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Q. 지드래곤보다 ‘솜이’로 활동하며 가요계에서 먼저 주목 받았어요. 인지도가 있는 이름을 버리고 메이린으로 활동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메이린:
과거 일본 진출 당시 에이벡스의 회장님이 솜이의 발음이 어렵다며 이름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아름다울 미(美)와 수풀 림(林)을 중국 발음으로 읽은 형태인 메이린이 제 새 이름이 됐죠. 이후 한국 활동을 병행하려 했는데 각각의 이름으로 활동하기가 어려워서 2008년부터 메이린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솜이(Som2)로 활동했던 가수 메이린. 사진. 구혜정 기자

Q. 의미 있는 이름이지만, 사실 대중은 메이린보다는 솜이가 더 익숙해요. 대중가수로서 낯선 이름으로 활동하는 게 아쉬울 때도 있을 것 같은데.
메이린:
그래서 저는 ‘슈가맨’ 출연이 간절해요. 저를 솜이로 기억하는 분이 더 많으니까, ‘제가 잘 커서 이렇게 활동하고 있다’고 대중에 꼭 알려드리고 싶거든요. 많은 팬 분들도 솜이가 메이린인지 몰랐다고들 하세요. 그래서 ‘슈가맨3’ 제작을 손꼽아 기다렸고, 꼭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

Q. 솜이 활동 당시 쟁쟁한 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메이린:
유재석 선배님과도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어요. 정말 어릴 때여서 당시엔 몰랐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MC가 유재석 선배님이었더라고요. 김용만 선배님과도 ‘노브레인 서바이벌’ 때 뵌 적이 있어요. 당시 국악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터라 급하게 연습해서 춘향가를 선보였던 기억도 나요. 그래서인지 ‘뭉쳐야 뜬다’를 보며 김용만 선배님을 볼 때면 ‘떡 먹는 용만이’ 생각도 나더라고요.

Q. 메이린으로는 과거와 활동 반경이 달라진 것 같아요. 앞서 언급한 버스킹 이야기도 의외였어요.
메이린:
유기견 후원을 위해 시작한 거예요. 반려동물 산업에서 봉사한지 오래됐거든요. 유기견 후원을 위해 반려동물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 적도 있어요. 펫 박람회에 초청 받아서 버스킹과 토크콘서트를 한 건데, 그때 기억이 많이 나요. 반려동물을 키우다보니 자연스럽게 봉사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안타까운 부분이 많아서 유기견 후원으로 여러 활동을 하게 됐어요.

솜이(Som2)로 활동했던 가수 메이린. 사진. 구혜정 기자

Q. 테니스도 원 포인트 레슨을 할 정도면 꽤 실력자 같은데.
메이린:
원래 운동을 좋아했는데, 어느 날 TV를 보다 로저 페더러의 경기를 보고 팬이 됐어요. 그 후로 열심히 테니스를 하다 보니 많은 분들에게 테니스의 매력을 알려드리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동아리 하시는 분들부터 시작해서 고등학생 친구들에게도 테니스를 가르치고 있어요. 테니스는 제 삶의 힐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게임을 뛸 수 있을 정도예요. 그것 말고도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많은 분들과도 소통하고 있어요. 팝 곡도 좋아하는데, 발음을 똑같이 따라하는 강점이 있어서 커버곡 영상도 올리고 있죠. 요즘은 저를 더 알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요.

Q. 이렇게 활동 적인데, 어릴 때부터 데뷔해 활동한 만큼 일반적인 삶에 대한 경험의 폭이 좁았겠다 싶어요. 이에 대해 아쉬움은 없었나요.
메이린:
많아요. 저는 친한 친구 중에 동년배가 없어요. 죄다 언니 오빠들이죠. 학교생활의 추억거리가 없고 경쟁사회에 너무 빨리 나온 것도 아쉬워요. 몇 년 전 어머니가 제게 미안하다 하시더라고요. 본인이 의사결정을 못 하는 시기에 자의적이지 않은 결정을 하게 해 이제는 이 분야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니까요. 하지만 그런 중재를 저희 아버지가 다 해주세요. 제가 한국외대를 나왔는데, 그것 역시 아버지의 제안 덕분이었어요. 저는 계속 예술 계통의 학교만 다녔거든요. 그 사이에 일본 활동을 한 걸 아버지가 일본 언어 유학이나 다름없는 거라 하시면서 실용음악과나 연극과가 아닌 다른 영역에 도전해보라고 적극적으로 밀어주셨어요. 하지만 대학에 가서도 가수 활동을 하다 학교에 간 게 소문나서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는 없었죠. 시기 질투도 많았어요. 그래도 그런 삶을 워낙 오래 살아와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요.

솜이(Som2)로 활동했던 가수 메이린. 사진. 구혜정 기자

Q. 당시 제2의 보아로 나온 가수들에 안 좋은 시선들이 많았어요. 무분별한 악성댓글도 쏟아지던 때였죠.
메이린:
사실 그 수식어도 제가 붙인 게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많이 비난 받았어요. 하지만 당시에는 무조건 악플을 수용해야 했고 그게 또 공인의 몫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어떤 분은 솜이를 잊고 새로 메이린으로만 활동하고 싶지 않냐 하는데, 솜이도 결국 저예요. 그 추억을 잊고 싶지는 않아요. 그 당시에 고(故) 서지원 씨의 소속사에 있던 터라 유일하게 그 분의 노래도 리메이크했고,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가도 불렀거든요. 다양한 추억이 있죠.

Q. 최근 ‘탑골가요’로 지칭되는 과거 추억인물들의 소환이 큰 인기였어요. 당시 활동했던 만큼 그런 유행이 반가웠을 것 같아요.
메이린:
정말 좋았죠. 최근 공연에서 솜이로 활동하던 때의 히트곡인 ‘바래’를 불렀는데 다들 많이 기억해주시고 따라 불러주시기까지 했어요. 옛날 영상을 올리며 저를 언급하는 분들도 계셔요. 저를 기억하고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이 모일 기회가 없어요. 옛날 팬들과 만나는 자리가 없었는데 이제는 그런 계기도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 발판이 ‘슈가맨’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솜이(Som2)로 활동했던 가수 메이린. 사진. 구혜정 기자

Q. ‘슈가맨’ 말고도 출연을 희망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메이린:
‘복면가왕’에 나가보고 싶어요. 여전히 제가 춤추며 노래를 잘 부른다는 걸 보여주고 싶거든요. 제가 어릴 땐 100% 라이브로 무대를 해야 해서 매일 달리면서 노래 연습을 했어요. 요즘 다시 재조명을 받더라고요. 지금 다시 보니 실력파였다는 반응도 있는데, 그때의 저는 그렇게 되고 싶어서 무던히 노력을 많이 했었어요.

Q. 과거의 노력과 모든 추억들이 솜이에게 담겨있는 거네요. 메이린에게 솜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메이린:
의미를 따로 찾으려 한 적은 없어요. 솜이는 메이린이고 메이린은 솜이거든요. 굳이 따지자면 솜이는 제 삶의 절정이에요. 그래서 그 절정을 다시 누리고 싶어요. 그때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예쁨 받았던 시기도 없는 것 같아요. 그 기억을 원동력 삼아 지금까지 제가 유지되는 거죠. 그래서 솜이란 제 모티브이자 원동력 그리고 첫 번째 피크예요. 그때 시절도 없다면 메이린을 시작하긴 더 어렵거든요. 제겐 정말 중요한 사람이자 좋은 친구라 할 수 있죠.

Q.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해요. 가수 활동을 확대하는 것도 예정에 두고 있나요?
메이린:
그러고 싶어요. 공연도 여럿 잡혀 있어서 그걸 통해 솜이의 노래도 많이 들려드리고 유튜브로도 소통하고 싶고요. 제가 ‘슈가맨3’에 나오길 바라는 팬 분들이 많아서, 방송 출연을 통해 좀 더 많은 분들과 솜이 활동의 추억을 나누고도 싶어요. 솜이의 과거 활동 곡을 지금의 메이린이 재해석해보고도 싶고(웃음). 앨범 작업도 새로 들어갈 예정인데, 앞으로는 솜이이자 메이린다운 느낌의 곡으로도 찾아뵙기 위해 노력할게요. 팬 분들도 다시 꼭 모여주세요!(웃음) 팬 분들 응원 하나하나가 제겐 큰 힘이거든요. 그때의 솜이가 이렇게 잘 성장했고 더 좋은 모습으로 나타났다며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솜이(Som2)로 활동했던 가수 메이린. 사진. 구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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