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송원아트센터. 제공 : 송원문화재단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동국제강 소속 송원문화재단 400억원대 자산 보유하고도 주요 목적사업 지출액이 3억 2000만원에 불과해 공익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공시에 따르면 송원문화재단은 지난해 장학사업에 1억 8400만원, 지역복지사업에 1억 375만원, 미술관 운영에 3269만원을 사용했다. 합계 금액은 3억 2000만원으로 이는 총자산 대비 0.79%에 불과하다. 2018년 국세청 공시 기준 191개 대기업 집단 소속 공익법인 중 총자산 대비 1% 이하 목적 사업비를 지출한 재단은 11개다. 송원문화재단은 사실상 최하위 수준의 사업비를 지출한 셈이다.
 
공익법인 공익성 판단에 있어 사업비 지출은 의미가 크다. 미국에서는 공익법인이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도 자금을 사용하지 않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5% 페이아웃 룰(Pay out)을 일찌감치 도입했다. 순 자산의 5%를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제도다.
 
송원문화재단은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동생 장세욱 부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재단은 동국제강 주식 58만 716주, 지분 비율로는 0.6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장세욱 부회장이 전임 국세청장인 추경석 이사장 뒤를 이어 이사장에 올랐다. 이후 주력 공익사업인 장학사업 수혜 대상을 초, 중, 고등학생까지 확대했다.
 
이 같은 노력과 무관하게 송원문화재단의 사업비 지축 규모는 축소되어 왔다. 2017년만 하더라도 5억원 대 목적사업비를 지출했으나 지난해 3억원대로 줄어든 것이다. 만약 이 추세대로 간다면 법적 요건을 준수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세법을 개정해 수익용 자산의 1%를 의무지출하는 규정을 신설한 바 있다.
 
재단 실무자는 목적사업비를 늘려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는 있으나 경기 악화로 재단 운영조차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재단 수익사업인 부동산임대사업의 입주율은 갈수록 감소하고 판관비와 세금은 증가하고 있다. 여건이 좋지 않아 정기예금에서 채권투자로 전환을 추진 중이나 주무관청이 쉽게 허가조차 내주지 않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송원문화재단은 지난해 임대수익, 금융자산 소득, 전년도 환입액 등을 합쳐 1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 3억 2000만원에 직접사업비 지출을 위해서 무려 3억 8450만원의 일반 관리비를 지출했다. 인건비 비중만 2억원이 넘는다. 전입 처리한 금액만 8억원대에 달한다. 단순히 경기 악화 여파로 보기에는 어려운 대목이다.

끝으로 재단 관계자는 "18년도부터 재단의 설립 취지에 의거 ‘부산지역 초중고교생’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확대했다. 해마다 늘려갈 계획이다. 주무관청이 기본재산의 처분기준 및 허가사항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한다면 사업비 지출 비중 확대를 위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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