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오픈뱅킹 도입으로 은행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 은행이 임직원을 마케팅에 동원해 계좌 유치전에 나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은 최근 부서와 지점별로 직원들에게 오픈뱅킹 고객 유치 목표를 할당하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주변 지인과 가족들에게 연락과 메시지를 돌리느라 정신이 없다. 자사의 모바일 앱을 이용해 타 계좌를 등록해 달라는 요청을 보내기 위해서다.
 
해당 은행 직원은 미디어SR에 "할당이 내려오면 어쩔 수 없이 연락을 돌려야 한다. 불이익이 없는 비공식적인 프로모션이라고 하나 상당한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은행은 타 은행 계좌 등록 과정에서 권유 직원을 선택해 입력할 수 있는 메뉴를 두고 있다. 해당 메뉴를 누르면 직원 이름과 직원 번호로 검색도 가능하다.
 
이에 해당 관계자는 "성과에 반영 안 한다는 말만 했을 뿐이지 명백히 유치 가입자가 드러나도록 앱을 출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하는 것 자체는 이해하나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도하게 캠페인을 벌여 직원들에게 압박을 준 영업 행태는 꾸준히 비난 받아온 행위다. 과거 금융감독원은 임직원에 방카슈랑스 판매를 강요한 일부 은행에 경영 유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실적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 파급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다가는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금은 찻잔 속 태풍과도 같은 상황이다. 은행간의 경쟁에 이어 핀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예고되고 있어 당장 주거래은행으로 선택받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직원 압박 외에도 내점 고객 대상 등록 권유 마케팅 등 전방위적인 홍보가 시작되면 직원 스트레스도 그 만큼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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