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 농가 인근 소독시설.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지난달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확진된 후 정부는 현재까지 15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10월 들어서는 지난 9일을 마지막으로 확진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 다만 낮은 온도에서도 오래 살아남는 ASF 바이러스 특성을 감안하면 발병 농가가 다시 돼지를 사육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이 농가에서의 발병 확진 사례로는 마지막이었으나 최근 접경지역의 야생 멧돼지에게서도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정부의 중점 방역 대상은 사육 돼지에서 야생 멧돼지로 바뀌었다. 지난 15일 밤에도 반에도 고양에서 멧돼지가 쓰러졌다.

ASF의 잠복기가 4~19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대로 추가 발병이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 121일간 추가 발생이 없어야 정상화 조치가 가능하다. 또한 ASF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발생 농장은 이동제한 해제일로부터 40일 경과 후 60일간의 시험을 통과해야 다시 입식(돼지를 들임)할 수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 신고‧확진된 것은 지난달 16일 경기도 파주의 한 농가였다. 이후 ASF는 김포·연천·강화 등으로 퍼져나가 지금까지 총 14차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ASF는 감염 시 치사율 100%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으며 ASF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SF의 특성과 발병 시 심각성을 감안해 정부도 강력한 살처분 지시와 방역 대책을 세웠다. 강화도 내 모든 돼지는 살처분하고, 파주·김포·연천의 경우 모든 돼지를 수매해 정밀 검사하거나 살처분했다. 감염 위험이 있는 강원도 지역도 희망 농가로부터 살처분 신청을 받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정부의 방역 대책에 따라 “파주‧김포‧연천에서 살처분 중인 수까지 고려하면 살처분한 돼지가 대략 18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다만 파주‧김포‧연천의 수매 두수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반면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총 6건이 검출됐다.  농가 감염 사례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지난 밤 고양시 지하차도에서 쓰러진 멧돼지의 ASF 감염 여부 조사에 들어가면서 언제, 어느 곳에서 다시 ASF가 발병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발병농가 기준 500m내의 농가는 입식 시험 절차만 없을 뿐 입식 시기는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ASF 발병 지역에서 다시 돼지 소리가 들리려면 6개월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최대한의 시간을 확보해서 재발병을 막는 것이 목적”이라며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ASF의 재발병을 막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현행 규정상 최장 6개월까지 지원되는 생계안정자금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보상금 또한 50%를 먼저 지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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