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이 연구원]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꿈과 희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빵셔틀(셔틀은 중·고등학교에서 힘센 학생들의 강요에 의해 빵이나 담배 등을 대신 사다 주거나 와이파이 등을 제공하는 행위나 대리로 시험을 쳐 주는 행위, 그 행위를 하는 사람을 뜻하는 대한민국의 신조어), 집단 따돌림, 집단 폭행, 가출 등 청소년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청소년 지원사업은 많지만 정부차원의 단편적이고 획일적인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어서 실질적인 참여는 기대할 수 없다. 청소년이 매력을 느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애로우애드 코리아는 사인스피닝(Sign Spinning)을 도입, 청소년들이 스포츠와 홍보를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익스트림 스포츠이자 퍼포먼스형 옥외광고인 사인스피닝은 도로 한복판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있다. 그리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눈길도 돌렸다. 그들 인생의 방향을 돌려 이끌어주는 애로우애드 코리아의 최근준 팀장을 만났다.

애로우애드 코리아
2009년 사인스피닝을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기업으로 서울의 대표적 사회적기업이다. 다양한 축제, 이벤트, 광고 행사에서 화살표 모양의 보드판으로 갖가지 기술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광고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위기 청소년 및 저소득층에게 사인 스피닝 기술을 교육해 상대적으로 높은 시급을 제공하는 아르바이트와 스핀-스트럭터 등 전문인 교육을 통해 사회적응과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서울과 부산에 지부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애로우애드는 사회적기업이지만 일반 창업에서 시작했다. (주)오티비 크리에이티브즈(이하 오티비) 광고회사를 창업한 뒤, 하나의 플랫폼으로 애로우애드를 도입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직원을 준비하던 중 최근준 팀장은 함께 자취하던 강문수 팀장이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사업 제안서를 본 뒤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광고회사 창업을 준비하면서 최 팀장은 애로우 애드를 하나의 아이템과 매체로 도입했다. 광고회사를 설립한 후, 사인 스피닝을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평일에 일하는 청소년들을 고용하다 보니 방황하는 10대 청소년들이 많았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다가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쟤들은 안 그랬으면’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청소년들의 문제를 파악해 해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속이 상했어요. 여러 청소년들 중 애착이 가는 애들이 있어 먼저 다가가게 되었죠”

애로우애드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다가 잘 맞으면 상근직으로 전환하고, 광고업과 프로모션 자체에 적성이 있고 관심있는 청소년들은 오티비 직원으로 채용했다. 애로우애드는 사회적기업의 일자리 창출형에 속하지만, 단순히 많은 청소년들을 애로우애드에 고용하는게 목표는 아니다. 최 팀장은 애로우애드의 소셜미션이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건전한 아르바이트를 통해 길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사회적기업’이라는 단어도 몰랐어요. 서울시 일자리플러스센터에 있는 한 상담원과 청년창업을 준비하다 만났는데 그 분이 ‘오티비가 사회적기업 형태이니 해보라’고 제안했어요. 처음엔 정부가 지원해주는 인건비로 직원을 많이 뽑았어요. 그런데 지원비로 사람을 뽑으니 직원들이 태만해지더라고요. 지원기간이 끝나면 많이 잘라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 같아 결국 실력과 노력을 인증받은 사람만 빼고 인력을 정리했어요. 프로젝트 지원비는 사람이 도전을 하게 되던데, 인건비는 아니었어요”

최 팀장은 애로우애드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소년들이 멈추지 않고 세상의 더 다양한 모습을 보고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갖도록 해주고 싶었다.

“가정평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이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생각은 아니에요.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꿈과 적성이 다 다른데 사회적기업이라고해서 고용을 유지하라는건 맞지 않아요. 연계된 실질적 가치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죠. 가끔 애들한테 ‘직업의 종류’로 인터넷 검색을 해보라고 해요. 어떤 직업이 있는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직업을 선택해요. ‘메뉴판도 없는데 뭐 먹을래?’하는 것과 같죠.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받은 월급으로 학원을 다니게 하든지, 저금을 하게 하든지 이끌어줘요. 가끔 직종에 관련된 사람을 알고 있으면 연결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그는 청소년들이 애로우애드를 거쳐 더 넓은 곳에서 성장해가길 바랐지만, 가끔 쿨하게 보내주지 못할 때가 있다. 무엇보다 애착을 가졌던 청소년들이었고, 가족 같은 친형의 마음이 들어서다. 그의 인생에서 청소년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가끔 마음이 아플 때가 있어요. 그래도 자신이 있는 곳에서 잘 하고 있고, 잘 지내고있다는 연락을 보내올 때면 기분이 좋아요. 최소한 저로 인해 그들의 18~19살이 불행하진 않았을 거에요. 저를 만나지 않았으면 계속 방황하면서 술먹고 싸움하고 다녔을 수도 있죠. 동물이든 식물이든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카테고리가 있잖아요. 저에게는 그 카테고리가 ‘청소년’이었던 것 같아요”

최 팀장은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 비행 청소년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인생의 방향을 하나씩 잡기 시작하는 청소년 자체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그는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생활을 지도할 뿐 아니라 10대 청소년들간 네트워크라는 하나의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많이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후회도 하면서 자신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한다. 학교와 사회에서 그들은 방황하는 위기 청소년들이고, 그대로 방치된다. 하지만 최 팀장에게 그들은 이제 더욱더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

“위기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 하러 가면 다들 싫어해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꺼려지는 재료일지 몰라도 우리에겐 고급재료에요. 그러다보니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점 바뀌게 되더라고요”

최 팀장은 관심과 애정으로 위기 청소년들을 블루오션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계속 방황하고 변하지 않는 청소년들도 많지만, 최소한 노력하고 올바른 삶을 살려고 하는 청소년들은 이미 애로우애드의 블루오션이 되었다.

애로우애드에서 상근직으로 일하는 한 청소년을 만났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때 벌점이 누적돼 사회복지관에서 사회봉사를 하다 애로우애드 코리아의 강의를 들은 뒤 관심을 갖고 합류했다.

“애로우애드에 오고 나서 무엇보다 성격이 많이 변했고, 사회활동도 배울 수 있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많이 어려워했고 거의 매일같이 우울해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 만나는 게 좋고 성격도 많이 밝아졌어요. 제가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내세울 것도 없었어요. 애로우애드에서 공연도 많이 하면서 남들이 못하는 걸 내가 하고 있고, 남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생각에 정말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창업후 봉착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 사인스피닝을 한국의 대표적인 프로모션 방법으로 굳히기까지 과정이 인상깊었다”고 이 학생은 말한다. 최 팀장이 아무것도 없던 하얀색 도화지에 그림을 하나씩 그려나갔듯 그 역시 아무 것도 없던 불투명한 미래에 하나씩 꿈과 목표라는 걸 세우고 노력해가고 있다. 이제는 방황 대신 그에게 목표가 있다. 애로우애드 호주 지사에서 1년 동안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영어도 배우고 일도 하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많이 배우고 싶다고 한다. 그는 “방황하면서 아무 것도 안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전있는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에게 최 팀장님은 기둥과 같아요. 저에게 힘든 일이 생길 때, 가장 먼저 생각나서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에요"라는 그의 마지막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애로우애드가 이제 한국에서 하나의 프로모션 문화로 자리잡았듯 위기 청소년들에 관심과 자립 지원도 사회 내 하나의 문화로 굳어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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