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하이 “3년 공백? 잘 자랐다고 봐주면 성공이죠”
[인터뷰] 이하이 “3년 공백? 잘 자랐다고 봐주면 성공이죠”
  • 김예슬 기자
  • 승인 2019.05.30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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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3년 만이다. ‘드디어’라는 말이 따라 붙을 정도로, 이하이의 공백은 길었다. 지난 2016년 4월 발매한 2집 ‘서울라이트(SEOULITE)’가 나오기까지도 비슷한 공백이 있었다. 2012년 SBS ‘K팝스타’를 통해 발탁되고 같은 해 첫 싱글이 나온 것을 감안하면 앨범 하나마다 공백이 3년씩 발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이하이는 초조함이 아닌 여유를 찾게 됐다고 고백했다. 공백 동안 자신을 다듬고 또 다듬은 이하이가, 조금은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Q. 3년 만의 컴백입니다.
이하이:
그래서 떨리는 마음이 크면서도 후련하기도 하고 또 설레요. 3년 만이라 긴장도 되지만, 옛날보다는 긴장 않고 차분한 마음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Q. 공백기가 길어서 우려가 많았어요. 길어진 이유가 따로 있는 건가요.
이하이:
타이틀 감이 없었어요. 사실, 녹음은 계속해서 했거든요. 수록곡도 참 좋지만 타이틀로서 기억에 딱 남을 곡은 없어서 계속 녹음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졌어요.

Q. 3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요.
이하이:
일단, 저는 따로 연습 기간 없이 오디션을 통해 빠르게 데뷔를 했어요. 그래서 3년 동안 제게 필요했던, 부족한 부분들을 메울 수 있던 것 같아요. 노래나 감정 표현도 배우면서 좀 더 성숙해진 느낌이랄까요? 스스로 노력하면서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장르도 다양해진 것 같아요.

Q.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해요.
이하이:
곡을 잘 쓰고 싶어서 음악 공부도 많이 하고, 작사 욕심도 있어서 그 부분도 공부를 했고요. 앨범의 아트워크도 참여하고 싶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앨범 명도 직접 정했고요. 여러 가지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담으려 했어요. 저는 노래만 하고 회사에서 정해진 대로 앨범을 내는 게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표현하고 싶어서 제 생각을 많이 담아보려 했어요.

Q. 개인적으로는 발전의 시간이었겠지만, 공백이 길어지는 만큼 ‘잊혀짐’에 대한 초조함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하이:
오히려 이번 공백보다는 지난번 공백 때 더욱 그런 생각이 컸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애쓴다고 해서 앨범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니까 현재의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죠. 불안감이 있었지만 그것에 빠져들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침착하게, 마음을 잘 먹으려했고요. 저희 회사는 타이틀만 정해지면 앨범을 금방 낼 수 있는 시스템인데, 좋은 노래가 없어서 밀린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열심히 작업을 할 수 있었고요.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Q. 타이틀 곡이 ‘누구 없소’예요. 좋은 노래를 3년 간 기다린 셈인데, ‘누구 없소’를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가 특별히 있었을까요.
이하이:
처음 트랙만 들어봤을 땐 타이틀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강렬한 터라 제게 잘 어울릴지를 고민했거든요. 그런데 가사가 붙고 나니 ‘누구 없소’라는 구절의 임팩트가 크더라고요. 그 가사에 이 멜로디가 붙으니 색다른 느낌의 대중성이 생기면서 저랑도 어울리게 된 것 같아요. 오랜 기간 작업한 곡보다는 빠르게 작업도 이뤄졌어요.

Q. 아이콘 비아이(B.I)가 피처링에 참여했어요.
이하이:
비아이와는 동갑내기 친구예요. 작업하자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좋은 기회가 닿았어요. 비아이가 중간 중간 애드리브와 랩을 해준 덕에 곡의 분위기가 업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만족하고 있어요.

Q. ‘누구 없소’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노래예요.
이하이:
보통 ‘누구 없소’라는 가사는 상대방을 찾는 가사잖아요. 그런데 저는 조금은 다르게 해석해봤어요. 오히려 누군가를 기다리는 느낌으로요.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느낌으로 곡을 표현하고자 했어요.

Q. 한영애의 원곡 ‘누구 없소’에 대한 감상이 궁금해요.
이하이:
어렸을 때부터 들은 만큼 정말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예요. 한영애 선생님이 주는 목소리의 힘은 다른 가수들과 다르잖아요. 그래서 이 곡을 오마주하면서도 걱정이 많았는데, 트랙이나 멜로디가 젊은 느낌이고 한영애 선배님 원곡의 가사가 이번 노래와도 잘 섞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원곡을 쓰신 작곡가 분이 ‘정말 잘 바꿔줘서 고맙다’고 해주셔서 좋았어요.

Q. 이번 앨범엔 자작곡 ‘20분 전’도 실렸어요.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는지 소개해주세요.
이하이:
기타 루프를 듣고 작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워낙 그 소리가 좋아서 가사와 멜로디를 붙이게 됐어요. 20분 전부터 상대방에게 지쳤으니 그만 만나고 싶다는 내용의 가사인데요, 솔직한 제 생각을 담아봤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자작곡을 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Q. 앨범 이름이 ‘24℃’예요. 올해 나이를 딴 제목인데, 사실 스물넷이라는 나이가 크게 상징성이 있는 나이는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이에 주목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이하이:
스물넷은 특별하기보단 뭔가 애매한 나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 시기에 앨범을 내는 것 자체가 애매한 내 포지션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싶었거든요. 공백기가 그만큼 길어 보이는 건 아닐까 생각했는데, 결국 그 애매함이 제 색깔 같더라고요. 성장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과하게 무언가를 시도하기보다는, 제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런 제목을 지어봤어요.

Q. 공백 동안 성숙해진 감정들이 노래에도 많이 실렸을 것 같아요. 어쩌면 사랑의 감정도 좀 더 느껴봤을 것 같고.
이하이:
확실히 전보다는 그런 감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전에는 너무 어려서, 사랑 노래를 하더라도 그 느낌을 잘 표현하진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경험을 바탕으로 표현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여러 경험은 아니지만, 작은 경험들을 통해서요(웃음). 그런 것들이 작업에는 확실히 도움이 됐어요. 자작곡 ‘20분 전’에 저의 감정들이 가장 잘 들어가 있어요.

Q. 어린 나이에 데뷔한 만큼 어떻게 성장해나가고 있는지가 대중에 오롯이 공개되고 있어요. 이에 대한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도 있을 법한데.
이하이:
처음에 데뷔할 땐 그런 생각이 많았어요. 어릴 때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통해 데뷔를 한 거니까 제 이미지가 한 가지로만 가면 어떡하지 싶었죠. 어린 소녀였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그게 제 장점 같아요. 제 성장과정을 다 봐주신 만큼 저를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Q. 3년 만의 앨범인 만큼 이런 부분을 주목해줬으면 하는 바가 있을 것 같은데.
이하이:
가수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앨범 마지막 트랙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만큼 제가 직접 이 앨범을 만들어나갔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열여덟과 스물에 노래한 감성이 있다면 지금은 그때보다 좀 더 성숙한 감정이라고도 봐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성숙해진 이하이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Q.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이하이:
예전에는 음원 발매일에 휴대폰도 놓지 못할 정도로 계속 불안해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어요. 오히려 후련함이 커요. 오랜만에 나온 만큼 쌓아둔 것들을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1위를 하면 홍대에서 버스킹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공백이 길었던 만큼 팬 미팅도 계획 중이에요.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콘서트도 하고 싶고요.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Q. 다음 앨범 역시 긴 공백을 두고 나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와요.
이하이: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지만, 쌓아놓은 곡이 많은 만큼 오래 걸리진 않을 거라 생각해요. 확실하게 언제 나오겠다고 딱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저는 그렇게 하고 싶어요.

Q. 2016년에 발매한 ‘한숨’이 많은 이들에게 위로송으로 인기를 얻었어요. 그때와 지금, ‘한숨’이라는 노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해요.
이하이:
그때는 제가 힘들었던 때여서, 그 노래를 통해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그 노래를 부르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는 걸 보고 힐링을 했죠. 지금은 그 노래를 좀 더 여유롭게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에는 제 스스로 힐링을 받기 위해 그 노래를 부른 거라면, 이제는 많은 분들도 힐링을 받을 수 있는 노래가 된 거니까요.

Q. 공백을 겪고 성숙해지면서 노래를 해석하고 부르는 부분에서도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이하이: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침착하게 기다리고 조급함을 느끼지 않는 부분에서 성숙해진 거죠. 조급하게 마음을 먹어본 적도 있지만 스스로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더라고요. 조급하게 마음먹는다고 해서 제가 제 손으로 할 수 없는 게 갑자기 되는 것도 아니고 저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시간이 걸려도 침착하게 여유를 갖자고 생각하게 됐어요.

Q. 특별히 마음을 바꾼 계기가 있었나요.
이하이:
2집을 마치고 쉬면서 그런 마인드의 변화를 느꼈어요. 주변 환경들을 통해 스스로 여유를 깨우치기도 하고, 저 혼자서 앨범을 만들 수도 없는 거니까 혼자 조급하게 있어봤자 안 되는 일이라는 걸 느꼈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제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죠. 저는 제가 계속 듣고 싶은 목소리를 가졌다고 생각해서, 그게 가장 좋은 장점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 만큼 다양한 장르에 녹여내려고 하고 있어요.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Q. 성숙해지고 있는 이하이가 꿈꾸는 미래가 궁금해요. 그런 과정들을 거쳐 결과적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이하이:
한 가지 장르만 하는 가수는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어요. 한 가지 타이틀로만 저를 묶어놓고 싶지는 않아요.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펑키한 노래도 해보고 싶고 올드스쿨 비트에 힙합도 해보고 싶고요, 계속 해왔던 소울이나 알앤비도 꾸준히 하고 싶어요.

Q. 3년 씩의 공백을 거쳤던 이하이에게, ‘기다림’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이하이:
그냥, 타이밍이 올 때를 기다리는 거예요. 그걸 기다리면서 타이밍을 잡아 제 것으로 만드는 거죠. 제 세상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적절한 타이밍이 왔을 때 제가 가꿔왔던 것을 보여드리는 게 곧 주체적인 거고요.

Q. ‘하이수현’의 다음 앨범은 계획에 있을까요.
이하이:
저도, 수현이도 정말 하고 싶어요. 찬혁이가 군대에 가 있는 기간이 기회라 생각했는데 저희에겐 그 시간이 너무 짧더라고요(웃음). 수현이도 솔로를 준비하고 저도 제 앨범을 준비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흘러가버렸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같이 하고 싶어요. 수현이 외에도 저희 회사에 있는 방예담이라는 친구와 협업을 해보고 싶고요. 정말 잘하거든요. 지소울 씨와도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같이 하게 돼 좋았어요.

Q. 과거에는 일본 공연도 했었잖아요. 해외 활동에 대한 욕심은 없었나요.
이하이:
사실 저도 욕심은 있었어요. 그래서 일본어로도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했었는데,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님이 좀 더 한국 활동에 집중하길 바라시더라고요. 앨범에 계속 공백도 생기니까 제 앨범에 좀 더 집중하게 됐어요. 이번 앨범이 나오니까 프로듀서님이 타이틀 곡을 정말 마음에 들어 하시더라고요. 제가 더 열심히 해야죠.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가수 이하이 / 사진=YG엔터테인먼트

Q. 긴 공백 끝에 나온 앨범인 만큼 각오도 남다를 것 같아요.
이하이:
그냥, 여러 가지로 활동하고 싶어요. 너무 오래 쉰 만큼 많은 분들이 제 사적인 모습이나 무대 아래 모습을 못 보셨잖아요. 그런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 무대에도 많이 서고 싶어요. 불러주시기만 한다면 방송도 많이 하고 싶고요. 제가 예능 프로그램 중에 ‘대탈출’을 좋아하거든요. 연락만 주시면 최선을 다 할게요(웃음).

Q. 오랜만에 나왔는데 YG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이슈들이 많아요.
이하이:
하지만 그건 저와는 별개의 문제라 생각해요.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팬 분들도 그걸 별개로 봐줄 것 같아서 속상하진 않아요. 팬 분들께는 항상 기다려달라고만 해서 미안할 따름이에요. 기다려줘서 고맙고, 꼭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Q. 이번 앨범을 들을 리스너들에게 위로와 치유, 힐링의 메시지를 전해본다면.
이하이:
우리나라는 모두 채찍질에 익숙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스스로의 마음 속 공간이 줄어서 힘들고, 그 과정에서 슬럼프도 오는 거죠. 그러니까 스스로 ‘수고했다’고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저 역시도 지난번 공백기에 슬럼프가 왔었거든요. 그러다 든 생각인데, 완벽에 대한 강박을 갖기보단 조금 늦어도 좋으니까 스스로에 대한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요.

Q. 공백 기간 동안 개인적으로는 여유를 찾았고 음악적으로는 많은 성숙을 이뤘어요. 그런 인고의 시간 끝에 나온 이번 앨범을, 대중이 어떻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을까요.
이하이:
‘잘 자랐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어릴 때의 모습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잘 자랐다고 봐주신다면 개인적으로는 성공인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 음악이 재밌는 놀이 같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음악이 제게는 ‘일’이 됐어요. 재미가 없어진 게 아니라 그에 따른 책임감이 늘어난 거죠. 그런 만큼 좀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이번 활동을 통해서는 많은 모습들을 보여드릴 생각이니까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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