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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피해 금액이 급격히 늘어 금융권 전체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 피싱 피해액은 4440억원으로 전년 2431억원보다 대비 약 2천억원(82.7%)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 평균 134명이 각각 910만원의 사기 피해를 본 셈이다. 해킹 앱을 활용한 전화 가로채기, 메신저 사칭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8일 검찰은 중국 보이스 피싱 범죄 조직이 국내에 전화 교환 서버를 설치해 발신번호를 010으로 조작한 사례를 적발하기도 했다.

보이스피싱 사기에 이용된 6개 대형은행의 계좌는 3만5천개로 고객 1만 명당 사기이용계좌는 국민은행이 3.74개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2.78개), 기업은행(2.34개), 하나은행(2.11개), 우리은행(2.1개), 농협은행(1개)의 순서로 많았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전자금융거래에 사용되는 단말기 정보, 접속 정보, 거래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이상 금융거래 차단시스템(FDS)을 중심으로 예방에 나선 상태다. 사기범이 해외에서 국내 은행의 계좌에 접속 시도하는 경우 이상 금융거래로 탐지해 차단하는 식이다.

그러나 FDS를 통한 차단은 지능화되는 보이스 피싱 수법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 전체가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IT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금융감독원과 IBK기업은행이 협업으로 `피싱스톱` 앱을 개발하고 있다. 보이스 피싱 사기 전화가 오면 실시간으로 탐지해 경고를 보내는 기능이다. 최근 시범 서비스를 마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보이스 피싱 여부를 판단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무상 공개해 핀테크 기업이 향후 이를 기반으로 관련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 보안솔루션업체 인터리젠과 파트너십으로 보이스피싱 사고 예방 AI 알고리즘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운영 노하우와 인터리젠의 AI 머닝러신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국제적으로 보이스 피싱 범죄가 크게 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금융당국과 공조해 사전 예방을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피해 규모를 줄이려면 은행보다는 통신사가 보이스 피싱 예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자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후적 조치는 은행에서 할 수 있으나 사전적 조치는 금융권에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통신사의 적극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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