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한 유치원은 당초 개학 무기한 연기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4일 오전 정상 개원을 한 상태다. 사진. 구혜정 기자

 

사립유치원 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3월 4일 개학을 앞둔 지난 달 28일 오후 개학연기 투쟁을 공식화하는 등, 교육부와의 갈등을 예고했으나 막상 4일 오전 유치원들의 개학연기 참여율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3월 1일부터 원아 200명 이상인 사립유치원에 필수 적용되는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 도입에 반대해왔던 한유총은 "사립에 맞지않는 시스템임에도 수용한다"라며, 시설이용료와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금 확충, 누리교육과정 폐지, 유치원 3법 철회 등을 요구했다. 교육부에 일종의 협상을 제시한 한유총은 개학 무기한 연기라는 초강수를 두기도했다.

서울 소재 한 유치원은 당초 개학 무기한 연기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4일 오전 정상 개원을 한 상태다. 사진. 구혜정 기자

그러나 휴일인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 교육부는 한유총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무기한 입학연기는 유아교육법과 관계법령상 불법이다. 불법행위 유치원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단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서울 소재 한 유치원은 당초 개학 무기한 연기를 하겠다고 밝혔으나, 4일 오전 정상 개원을 한 상태다. 사진. 구혜정 기자

교육부의 강경방침에 실제 입학 연기에 나선 유치원 수는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북부의 한 유치원은 당초 입학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했지만, 4일 오전 원아들은 정상적으로 등원을 하고 있다. 이 유치원에 아이를 입학시킨 학부모A씨는 미디어SR에 "어제 늦은 오후 원장에게 직접 연락이 와서 정상 개학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치원 역시 입학 무기한 연기 입장을 철회하고 정상 개학을 했다. 유치원 관계자는 4일 미디어SR에 "지난 3일 오후 학부모들에 정상 개학을 한다고 공지를 했고, 오늘 오전 차량 운행까지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휴일을 앞두고 갑자기 선포한 입학 무기한 연기 방침에 직격탄을 맞았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한유총 소속 유치원에 대한 불신만 깊어졌다. 학부모 A씨는 "한유총 소속의 유치원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피부에 와닿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새학기 시작 전 갑작스러운 개학연기 입장에 휴일 내내 안절부절 하지 못했고, 부랴부랴 아이 맡길 곳을 찾아놓은 어제 늦은 오후 개학연기를 철회하니 정상등원하라는 문자를 받았다. 아이는 원래 다니던 유치원에 가게 된다며 좋아했지만 부모로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치원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다른 곳으로 옮겨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고민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 역시 "절대 여기서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다. 아이들만 피해 입을 일이라 유치원을 다시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 C씨 역시 "교육자라는 사람들이 아이를 볼모로 장난을 치고, 본인 이득에만 눈이 멀어 있는 모습을 보니 부모로서 행동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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