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진행을 맡고 있는 MBC 전종환, 이재은 아나운서 / 사진=MBC

MBC 아나운서들이 2019년을 새로운 도약 원년으로 삼고 변화에 앞장선다. "아나운서는 단순히 말하는 직업이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이라고 정의내리며 리브랜딩을 통해 MBC 아나운서가 가야할 길을 다시금 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M라운지에서 2019 MBC 아나운서국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MBC 아나운서 30인이 참석했다. 박연경 아나운서는 '기분 좋은 날'의 녹화로 불참했다. 

이날 MBC 아나운서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것은 '뉴미디어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이다. MBC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본 행사가 기획된 것은 공영방송 아나운서로서의 신뢰성 강화와 전문성 확대는 물론 그간 TV 속에만 갇혀있던 활동 반경을 확대, 뉴미디어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방송을 위한 아나운서들의 출사표를 보여드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MBC 최초로 여성 아나운서국 국장 타이틀을 달게 된 황선숙 아나운서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새로운 아나운서상을 수립하는 등 선도적으로 자리 하려 한다"면서 "'익숙함을 지나 두려움을 넘어 새로움을 향해'라는 MBC 슬로건에 맞는 아나운서 프로젝트의 첫 번째는 사진집 발간이다. 사진집을 시작으로 주어진 방송일과 아나운서들의 1인 매니지먼트를 시도해보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모니터, 마케팅, 이미지관리 리브랜딩 등으로 MBC를 이미지 홍보하고자 한다"며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의의를 전했다.

MBC 황선숙 아나운서 국장 / 사진=MBC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총 네 갈래로 진행된다. MBC 아나운서의 사진집 발간을 시작으로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 참여, 소통과 나눔을 위한 고궁낭송회 개최, 상반기 특집 우리말나들이 '겨레말을 찾아서' 구성 등을 통해 새로운 활동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집 준비는 구은영 이진 박연경 등 MBC 아나운서 3인이 직접 주도했다. 구은영 아나운서는 "출발점은 사진을 찍는다였지만 도착점은 우리가 왜 이 사진을 찍어야하는가에 의미를 담았다. 우린 단순히 말하는 직업이 아닌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이라면서 "가장 아나운서다운 모습으로 시청자에 새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진 아나운서는 "여러 번의 파업과 제작거부를 통해 진정한 언론인으로 거듭나고자 노력했지만 정작 아나운서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대중에 보여드릴 기회없던 것 같다. 리브랜딩 통해 치열하게 만든 결과 중 하나가 사진집"이라면서 "기존의 이미지와 새로운 이미지의 교집합을 통해 아나운서의 리브랜딩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움을 탐험하는 MBC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MBC 구은영, 이진 아나운서 / 사진=MBC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에도 앞장선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MBC 아나운서국의 디지털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지금은 수백 개의 채널에서 수천 개의 프로그램 만들고 있다. 그만큼 한 프로그램으로 얻을 수 있는 인지도와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보편성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라고 현 상황을 해석했다.

이어 "남들이 다 좋아하는 보편적 프로그램보단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선택하는 게 요즘 시청자다. 나만의 콘텐츠와 나만의 스토리로 이야기하는 아나운서와 방송인을 선호하는 게 요즘 분위기다. 아나운서의 보편적 특징이 위기로 다가온 만큼 아나운서는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능적 역할말고 자신의 콘텐츠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MBC 아나운서들은 각자 개인의 채널을 만들고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본격 낚시 체험 채널을 표방하는 '임아나 채널', 김수지 아나운서는 고양이 전문 채널인 '수즈수즈월드', 강다솜 아나운서는 ASMR '솜디랑 놀아요', 서인 아나운서는 MBC 라디오 팟캐스트인 '서인의 서담서담' 등을 만들고 있다. 

김정현 아나운서가 방송국 내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루는 'M본부 막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김정현 아나운서를 10대부터 30대를 포괄하는 강력한 인플루언서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부연했다.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라디오를 결합한 디지털 컬래버레이션 '디지털랩' 역시도 준비 중이다.

MBC 오승훈, 박창현 아나운서 / 사진=MBC
MBC 손정은 아나운서 / 사진=MBC

아나운서의 낭독회를 통해 시청자에 조금 더 다가가는 것도 계획 중이다. 오승훈 아나운서는 "작년 겨울에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낭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앞으로는 계속 정례화하고자 한다. MBC 아나운서의 이미지와 낭독회라는 개념을 같이 가자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골든마우스홀의 낭독회는 물론 고궁낭송회를 기획·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말나들이'를 기획하고 있는 박창현 아나운서는 "통일시대를 대비해 많은 준비 중이다"면서 "북한 말을 공부하는 '겨레말을 찾아서'를 준비 중이다. 상황극과 재밌는 소재들로 여러 아이템을 마련하려 한다. 남북 아나운서 함께 진행하는 우리말나들이와, 우리 아나운서들이 북한 방송 출연하는 방송도 계획 중이다. 물꼬만 터지면 달려가려 한다"고 말했다.

신동진 아나운서는 "MBC는 불안정 시기를 오랫동안 겪어왔다. 다시 회사에 합류하고 보니 아나운서들의 효용도나 희소성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꼈다"면서 "그런 만큼 그 어느때보다 뭔가를 좀 해보자 하는 생각이 있었다. 방향성과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것에 대해서는 더 고민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다. 지상파가 예전만큼 많은 영향 주지는 못하겠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으로 모색하고 조직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MBC 신동진, 서인 아나운서 / 사진=MBC
지난해 5월 MBC에 입사한 신입 아나운서 김수지, 김정현, 이영은 / 사진=MBC

지난 24일 SNS에서의 발언을 통해 뭇매를 맞은 김정현 아나운서는 "일이 이 정도로 커질 거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반성의 자세를 보였고, 이에 대해 박경추 아나운서는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표출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그를 감싸 아나운서국의 돈독한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MBC 아나운서들은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황선숙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들이 최대한 자유롭게 방송에서 놀 수 있는 자리 마련해주려 한다"면서 "그 어떤 연예인과 방송인보다 우리 아나운서들의 자질을 믿고 있다. 더 멀리, 높이 날게 하기 위해 넓은 활주로 확보해주는게 우리가 할 일"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이에 대해 손정은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들이 자신의 말과 자신의 콘텐츠를 갖고 세상과 소통하는 게 저희의 목표다. 저희 MBC아나운서는 아나운서 틀 깨나가고 새롭게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인 아나운서는 "아나운서 브랜드 진화, 강화 위한 노력 중이다. 미디어에 대한 적응과 그에 맞는 좋은 방송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아나운서라는 걸 잊지 않으려 한다. 아나운서 정신을 가져가면서 어떻게 정보를 가져갈 수 있는지 고민 중이다. 저희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다양하게 활동하고 그간 없었던, 또다른 색깔과 형태를 가진 MBC 아나운서로서 다가가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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