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노사상생발전협정서’가 만장일치로 합의됐다. 제공:광주광역시

광주에 완성차 공장을 지어 지역 일자리를 만들고, 임금을 낮추는 대신 복지 혜택을 늘리는 '광주형 일자리'가 타결됐다. '광주형 일자리'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0개월 만이다.

그동안 걸림돌이 됐던 임단협 유예조항에 합의를 이루어 노·사·민·정 대타협을 기본 정신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의 첫번 째 모델이 극적으로 합의가 된 것이다. 

광주시는 30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광주시와 현대차의 잠정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그룹은 31일 오후 현대차 광주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공식 협약식을 가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31일 미디어SR에 "어제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의결된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차와 마무리 협상을 했으며, 오늘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협약식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이번에 협약을 맺은 광주형 일자리는 기존 자동차 업체 임금의 절반 수준인 공장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의 일자리 모델이다.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뿐 아니라 한국경제가 직면해 있는 저성장, 양극화 등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으로 노사 상생형 모델이자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대통합형 모델이다"라고 밝혔다.

투자협약 내용을 살펴보면, 광주시와 현대차는 1, 2대 주주로서, 2021년 하반기 차량 양산을 목표로 지역사회 및 공공기관, 산업계와 재무적 투자자 등이 참여하는 '자동차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광주 완성차 합작법인의 1대 주주인 광주시는 합작법인의 자기자본금 2800억원 중 21%인 590억원, 2대 주주인 현대차는 19%인 530억원을 투자한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정규직 1000여명이 고용되고 간접고용까지 포함하면 1만2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광주시는 예측했다.

현대차는 1000cc 미만의 경 SUV 차종을 개발하고 신설법인에 생산을 위탁하며, 공장 건설·운영·생산·품질관리 등을 위한 기술 지원과 판매를 맡게 된다. 완성차 생산 공장은 빛그린산단 내의 약 19만평 부지에 2021년 하반기까지 가동을 목표로 연간 생산능력 10만대 규모로 건설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31일 미디어SR에 "광주 공장에서 경형 SUV 차량을 위탁 생산후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2009년부터 LH가 조성하는 빛그린국가산업단지는 광주 광산구 삼거동과 함평군 월야면 일대 407만1539㎡에 총사업비 6059억원이 투입되는 국가산단이다.

광주시는 신설법인의 사업이 조기에 안정화 되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조례 범위 내에서 보조금과 세제감면 혜택을 지원한다. 

노사민정협의회(이하 협의회)가 결의한 상생발전협정서에는 ▲적정임금 수준 유지 및 선진임금체계 도입 ▲적정노동시간 구현 및 유연한 인력운영 ▲협력사간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도모 ▲노‧사간 협력을 통한 소통‧투명 경영 실현 ▲지역공동 협조체계 확보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신설법인의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연봉은 주 44시간 기준 3500만원 수준으로 하고,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선진임금체계는 외부 전문가 연계 연구용역 후 결정‧도입하기로 했다. 임금인상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노사민정 협의회가 객관적·합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신설법인은 이를 준수해 임금인상률을 결정하는 등 노·사·민·정 대타협을 전제로 적정임금을 실현하는 모델을 구현했다. 광주시는 "또한 주거 및 교통 지원, 교육, 의료, 문화 등 광주시와 중앙정부가 제공하는 공동복지 프로그램과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을 감안하면 근로자들의 실질 소득 수준과 삶의 질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신설법인의 조기 경영안정 및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생협의회 운영 부속 결의를 통해 노사상생협의회 결정사항 유효기간을 누적생산 35만대 달성시까지 유지키로 했다. 

한편, 앞으로 광주시는 2019년 상반기 신설 법인 출범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여타 투자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광주시는 금년 상반기 다른 투자자 유치 완료를 목표로, 투자자 모집이 완료되는 시점에 현대차를 포함한 모든 주주들이 참여하는 본 투자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아울러, 광주시는 2021년 하반기 신규 차종의 양산을 목표로 필요한 사항들을 꼼꼼히 따져가며 법인 설립, 부지매입, 공장착공 및 준공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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