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 포스터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말모이'의 흥행이 계속되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거뜬히 돌파한 것은 물론 300만 돌파도 문제 없어 보인다. 무엇이, 관객들로 하여금 '말모이'에 이토록 열광케 하는 걸까.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는 21일 하루동안 8만 2076명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개봉 13일차의 누적관객수는 230만 6986명. 손익분기점인 200만 관객을 지난 20일 넘긴 이후로 꾸준히 흥행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김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말모이'의 흥행은 여러 가지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 역사적인 의미를 담은, 그것도 우리말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영화의 흥행은 보다 더 큰 의미를 남긴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시작으로 '아쿠아맨',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 등 최근까지 외화가 주류를 이루던 박스오피스의 판도를 뒤바꾸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운 점도 눈에 띈다.

'말모이'의 흥행에는 현 실태에 대한 반성의 마음 역시 담겨있다.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이 만연한 작금의 현실에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며 피나는 노력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분명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화려한 액션이 없어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 우리말의 소중함을 환기시킨 것만으로도 작금의 현실엔 큰 울림을 준다.

배우들의 열연은 극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귀한 마음에서 시작된 시나리오"라는 엄유나 감독의 의도를, 배우들은 극에 녹아든 연기로 충실히 현실화시켰다. 유해진과 윤계상은 1940년대를 살아가는 판수와 정환의 시선으로 '우리'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영화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우리말이 금지됐던 시대에 우리말을 어떻게 지켜냈는지 처음으로 다루었던 영화인데다, 유해진 윤계상은 물론 김홍파 우현 그리고 아역들까지 출연 배우들의 진심어린 호연이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 것 같다"며 '말모이'의 흥행 이유를 설명했다. 

생소한 제목과 익숙지 않은 소재, 어두운 시대상, 이를 커버할 만한 액션 등의 눈요기거리 없이도 관객을 얼마든지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말모이'. '말모이'의 흥행은, 너무도 익숙해서 때로는 등한시됐던 우리말의 소중함을 환기시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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