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위)과 유은혜 부총리. 사진. 구혜정 기자

육아정책연구소는 지난 18일 오후 2시 사립유치원 공공성 확보 및 정책 제도화를 위한 집중 토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교육부가 육아정책연구소에 의뢰한 수탁 연구인 '사립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운영 모델 다양화 및 현장도입방안' 연구의 정책 제언을 위해 학계 및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된 자리다.

이날 토론회에는 연구책임자인 박창현 부연구위원, 공동연구진인 김근진, 이재희 부연구위원, 조혜주 전문 연구원을 비롯해 육아정책연고수 백선희 소장, 한국해양대학교 김용일 교수, 전국사립유치원 위성순 대표, 한양제일유치원 이인옥 원장,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김성섭 정책위원장, 한살립 김영연 대표,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장현국 대표, 정치하는 엄마들 임정은 활동가,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 권지영 과장, 안성미 사무관 등이 참석했다.

발제는 맡은 박창현 부연구위원은 최근 3개월간의 사립유치원 사태의 경과와 사립 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 방향, 일본 법인 유치원 사례, 국민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민주주의의 실천과 희망을 품을 수 있는 한국의 사립 유치원의 미래에 대해 논하며 토론회를 시작했다.

한국해양대학교 김용일 교수는 유아교육 공공성 확대를 위해서는 유치원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며, 중고등학교의 사학의 역사에 비추어 국공립 유치원의 50% 확대, 공영형 사립유치원 30%, 정부지원을 받지 않는 독립형 사립유치원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또 사립유치원 정책을 방기한 그동안의 정부를 비판하며, 정부와 집권여당의 강력한 정책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 위성순 대표는 폐원을 희망하는 사립유치원의 퇴로 방안 마련, 박용진 3법의 보완점, 공유지 분할·승계, 공영형 유치원 확대를 위한 진입 시 규제완화를 주장하며, 110년 동안 한국의 유아교육을 지켜왔던 사립 유치원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한양제일 유치원 이인옥 원장은 사인 유치원을 법인화한 첫 공영형 유치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공영형 유치원은 반드시 필요하고 확대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앞으로의 공영형 유치원은 설립자의 설립목적과 철학이 존중되도록 운영되어야 하고, 규모가 작은 유치원도 공영형 유치원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보완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김성섭 정책위원장은 사립유치원의 회계관리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사립유치원에서 현재 유치원 재무회계 규칙을 준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호소하며 이를 위해 현행 재무 회계 규칙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살림의 김영연 서울지역팀장은 사회적 가치인 공공성 확보와 유치원 운영 모형의 다양화를 위해 협동조합 유치원을 적극 지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고,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의 장현국 공동대표는 사립유치원 공공성 확보를 위해 사립유치원에 대한 무상교육비를 늘리고, 에듀파인을 도입하는 유치원에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치하는 엄마들 임정은 활동가는 공영형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어머니 입장에서 제도의 보완점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공영형 유치원 평가 기준에 학부모 만족도를 포함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이날 토론회는 3개의 사립유치원연합회 대표들이 모두 참여해 처음으로 중지를 모으고 다양한 의견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그동안 교육부와 날을 세워온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측은 "교육부 측에서 한유총의 입장을 경청하려 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내세운 바 있다. 특히 에듀파인 도입에 반대 입장을 드러내온 한유총은 "무조건적으로 밀어부치는 방식은 사립유치원을 모두 적폐세력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라고 주장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이날의 토론회에는 교육부 측과 한유총 측이 한 자리에서 토론을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한유총 측은 21일 미디어SR에 "제한된 시간 내에 제한된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한 자리였기 때문에 교육부 측과 한유총 측이 의미있는 대화를 한 자리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한유총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아교육법 시행령·시행규칙,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교원자격검정령에 대한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이 공청회는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주최했다. 공청회 당시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이 "교육부가 이해당사자인 설립자 원장 이야기를 들어려 하지 않아 이번 공청회를 열게 됐다"며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교육부를 직접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유총 측은 교육부에도 이번 공청회에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교육부 측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남기면 된다는 회신을 한유총 측에 보냈다. 실제 교육부는 지난 12월 17일부터 유아교육법 시행령 등 4개 법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실시하면서, 입법예고 기간 중 의견수렴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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