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 사진. 구혜정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서울교육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구성원간 호칭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지난 8일 구성원간 호칭을 ‘~님’ 이나 ‘~쌤’ 등으로 통일하겠다고 밝혔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서울지부에서는 9일 "혁신과제 1순위로 제시된 수평적 호칭제 도입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며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 '쌤'이나 '영어식 별칭' 사용을 권장하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할 사항이다. '쌤'이라는 호칭은 표준어도 아닐 뿐더러, 국어사전에 따르면 '교사를 얕잡아보는 호칭'으로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권장할 만한 용어가 아니다"라며 부정적 입장을 발표했다.

전교조 측은 "가뜩이나 교권침해에 시달리는 교사들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마지막 자긍심과 위안을 느끼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 '선생님' 호칭의 폐기는 성급하게 밀어붙일 문제가 아니다. '영어식 별칭' 또한 국가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사용하라고 적극 권장할 내용인지 의문스럽다"라며 비난했다.

이외에도 전교조는 캐주얼 복장을 원칙으로 하고 이를 권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월간 베스트 드레서 선정'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전교조 측은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교직원들이 투표까지 실시해 가며 '옷 잘 입는 사람'을 선정하고, 참가비율이 높은 부서에 회식비까지 지급하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라고 전했다.

전교조 측은 "혁신방안의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과 동떨어진 내용이 담기게 된 이유는 이 방안을 연구한 TF의 편향적인 인적 구성 때문"이라며 "해당 TF에 학교현장에 근무하는 교장, 교감, 교사 등 현장교원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혁신방안이 현장과 괴리된 탁상공론으로 흐를 위험성이 처음부터 있었다"라고도 지적했다.

비단 전교조 뿐만 아니라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방안에 대한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교사와 학생간 선생님 호칭은 사라지지 않는다. 학교에서의 수평적 호칭제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시범 실시 후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이 명시되었고,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후 별도 세부추진계획 수립 시 시행시기를 정할 예정이다. 학교 호칭방식은 학교 교직원간의 상호존중과 배려문화 조성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었으며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까지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의견수렴(2019.1.18까지) 결과에 따라 학생들의 언어문화 개선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두고 있을 뿐"이라며 해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0일 미디어SR에 "이번 방안 발표는 큰 틀에서의 발표이며 현재는 의견수렴을 받고 있는 단계다. 의견 청취 후 세부적인 사안을 결정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논란이 된 호칭 문제 외에도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조직문화 혁신 방안에는 1)다과, 음료, 명패 등을 없애는 회의 의전 개선, 2)기관 방문 기념품 제작 개선, 3)참여 강요, 술잔 돌리기를 하지 않는 등의 회식문화 개선, 4) 정시퇴근 문화정착, 5) 집중 업무시간 운영, 6) 초과근무 1일 3시간 이상 지양, 7) 가정의 날 PC오프제 적극 검토 8)연가 사용 활성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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