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사진. CI ENT

배우 김동완이 최근 스태프 노조에서 방송사와 제작사 등에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관행 대해 입을 열었다.

김동완은 지난 21일 뮤지컬 '젠틀맨스가이드' 퇴근길에서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팬의 질문을 받고, "저는 잠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잠 못 자는 일을 안한다. 드라마 하면 한 시간도 못 자는 경우가 많다. 저 같은 사람들이 잠 못잔다고 이야기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저보다 1-2시간 더 못 잔다. 제가 6시간 밖에 못자면 스태프는 4시간 밖에 못자서 저는 늘 (잠 못자는 일을 안한다고) 이야기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년 전에는 (이런 말을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 당했는데 지금은 저 같은 사람들이 점점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라며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자꾸 말해줘야 한다. 잠 못자게 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정상과 닮아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라고 전했다.

김동완의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방송사와 제작사 차원에서의 드라마 제작 환경 개선은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 7월 방송제작현장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장르와 직종에 관계없이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외주제작사 소속 스태프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설립되었지만 여전히 하루 20시간 이상의 촬영과 근로 조건 등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턴키 계약 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희망연대노조 측에서는 지난 18일 SBS와 드라마 제작사 SM라이프디자인그룹을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고 20일에는 MBC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박세찬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은 31일 미디어SR에 "올해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해 방송업이 특례업종에서 벗어나게 됐다.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해야 하지만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68시간 근로시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방송국과 제작사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히 하루 최장 근로시간의 규정 없이 일주일 68시간 총량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예기간이 처벌 유예 기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법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스태프들에게 과도한 노동을 시킨 구조 자체의 개선 의지가 없는 방송사와 제작사를 지적했다.

한편, 방송업은 당장 내년 7월부터는 유예기간이 끝나 주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