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하자, 덜 탐욕스럽자, 덜 이기적이자, 더 믿자, 더 질을 높이자, 덜 가난하자”
최근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전광판을 장식한 글이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면서 그 유명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의 대표적 아이디 ‘Hactivist’가 주장한 건지 당혹해했고, 혹 자본주의의 탐욕에 저항하는 어느 비영리기구의 캠페인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건 어느 은행의 광고였다.

광고를 낸 트리오도스(Triodos)뱅크는 좀 특별한 은행이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이 은행은 이미 영국, 스페인, 벨기에, 독일등에 지점을 냈고 최근엔 프랑스에 지점을 낼 준비를 하고있다.

트리오도스는 그린빌딩과 유기농 농장에서 사용하는 재생가능 에너지에서부터 소셜 하우징과 비영리 프로그램까지, 환경적 사회적으로 긍정적 결과를 가져다주는 비영리, 사회적기업 등에만 투자하고 있다.

제임스 바카로(James Vaccaro)는 트리오도스의 ‘시장과 기업발전 부문’ 최고책임자다. 그의 얘기를 들어보자.

James Vaccaro of Triodos Bank

“나는 캠브리지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투자은행이나 컨설팅회사에 취직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마치 컨베이어벨트에 올라탄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내 인생이 뭔지 회의가 왔다. 트리오도스가 막 영국에 런칭할 때였고, 그들의 대출내역을 볼 기회가 있었다. 내가 여태껏 본 것중에서 가장 급진적인 서류였다”

“우리가 처음 시작했을 때 풍력이나 태양광은 ‘대안 에너지’로 취급받았다. 지금은 그냥 ‘에너지’다. 재생가능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이제 훌륭한 투자로 자리잡았다. IMF(국제통화기금)나 PWC(세계적 회계법인)도 우리가 현존 기술을 사용해 100% 재생가능에너지를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우리가 ‘대안’ 수준에서 벗어나 ‘본류’로 진입하는 수많은 사례중 하나다”

바카로가 말한대로 트리오도스 성공의 핵심은 여타 윤리적 투자모델과는 상이하다. 트리오도스는 투자에서 ‘네가티브 스크린’(negative screen) 개념을 피해왔다. 담배나 군수산업같은 비윤리적 기업에 투자하지않는 단순한 수준에서 탈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투자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의도가 가장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늘 무엇을 하지말아야지’ 하는 것과 ‘오늘 뭘 해야지’ 하는 건 분명히 다르다. 긍정적 비전이 미래를 이끈다. 긍정적 비전이 우리 팀, 우리 고객에게 에너지를 가져다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규제가 강해지는 건 환영이다. 그 안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신화는 패닉을 부른다. 변화가 필요한 건 시스템이다. 은행은 더 다양해지고,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쪽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대마불사는 결코 건강한 개념이 아니다”

은행원들 잘못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하다. 대개 은행은 투자효율을 우선시한다.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가치는 눈에 띄지않는다.

트리오도스는 1980년 설립이래 급속히 성장해왔다. 2012년 현재 고객은 40만명. 이 은행은 단순한 대차대조표에 나온 숫자로 자신들의 임팩트를 측정하진 않는다. 2012년 회계보고서를 보면 트리오도스는 * 2038메가와트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46개 에너지, 기후프로젝트에 투자하고있으며 * 1800만끼니에 맞먹는 규모의 제품을 생산하는 유기농장들에 대출해주고 * 2012년 한해에만 570만명 방문객을 유치한 박물관, 극장들에 대출을 해주고 있다.

“성장의 해악을 얘기하긴 쉽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논의해야할 것은 우리가 보고자하는 성장의 유형이다. 성장엔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는 풍요롭고, 협조적이며, 상호의존적이고, 지속가능한, 그런 성장을 원한다”

은행이 이렇세 성장하고있지만 거대은행으로 랭킹에 오를 일은 없다. 거대 금융기관들이 생각을 고쳐먹는게 진정 필요하다. 고객들이 진정 원하는게 뭔지 깨닫고 맞춰나가야한다.

“다양하고, 뭔가 다른 은행이 필요하다. 상호저축은행, 환경은행 혹은 산업이나 시장에 가까운 전문은행들이다”

트리오도스 은행은 성장에 신중하다. 수요가 분명히 있으면서 비어있는 틈새를 공략하는, 새로운 시장에만 진입한다. 그러기 위해 여타 금융기관에서도 배우고자한다. 트리오도스는 GABV(Global Alliance for Banking on Values)의 설립을 주도했다. 이는 25개의 각기 다른 은행모델을 갖춘 금융기관들을 대표하는 우산형 조직이다. 그들의 비전은 하루빨리 시장의 본류에 진입하는 것이다. 사실 GABV는 전통적인 가치중심 은행시스템의 성과를 분석한 리포트를 낸 일이 있다. 결론은 눈이 휘둥그레질만 했다.

“전통적인 은행들은 예금으로 돈을 모으는게 아니다. 투자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기적 투자를 추구한다. 우리는 일반 은행에 비해 3배 더 많은 자본을 갖고 있다. 수익률 성과도 비슷하다. 우린 이미 전통적 은행시스템과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일상적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환경적 사회적 결과가 가져올 부정적인 경제적 임팩트를 계산해놓고 있다”

‘대안 에너지’는 이제 본류가 됐다. 유기농은 중요한 산업이 됐다. 윤리적 은행은 최종 기착지가 될 것이다. 규제기관은 투기적 투자와 단기이익 추구로 인한 실패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제 경제시스템의 성격과 목표를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대화가 필요하다. 트리오도스 같은 금융회사는 이런 대화를 수년째 해오고 있다. 여기에 희망이 있다.

http://www.mnn.com/leaderboard/stories/a-new-way-of-banking-investing-in-happiness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