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와 마크 크라머(Mark Kramer)가 수년전 공유가치(shared value) 개념을 처음 주창했을 때 도대체 이게 뭔가하고 당혹했다면 네슬레가 지난주(4월12일) 내놓은 2012년 지속가능성 리포트를 한번 보시라. 공유가치가 얼마나 생생한 얘기인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공유가치창출(CSV)의 실질적인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리포트는 네슬레가 지난 수년간 이뤄낸 성과를 잘 보여준다. 특히 영양, 물, 농촌개발 등 3개 영역의 공유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09쪽에 이르는 리포트는 네슬레의 발전 혹은 목표달성뿐 아니라 공유가치를 위해 추진해온 여러 사례를 나열하고 있다.

리포트 첫머리에 네슬레의 페테르 브라벡(Peter Brabeck‑Letmathe) 의장과 파울 불케(Paul Bulcke) CEO는 이렇게 썼다.
“우리는 영양과 물, 농촌개발 영역에서 글로벌이슈와 로컬이슈를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주주와 사회를 위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게 공유가치 창출을 얘기할 때 우리가 의도하는 바다. 우리는 사회적 이슈와 연관된 행동을 우리 핵심사업과 연계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는 공유가치를 설명하는 최선의 길이자 이 개념에 대해 기업 경영자가 보여주는 최고의 약속이다. 이런 종류의 약속을 볼 때마다 누구나 실제 공유가치창출이란 비전을 달성하는 사례를 보고싶을 것이다. ‘기업경영에 장기적인 성공을 가져다주고, 공동체가 번영하는’ 비전이 장기전략으로 채택되고, 그 결과가 이미 나와있는 걸까.

네슬레는 공유가치창출 전략의 수단에 대해 3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
영양
우리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건강을 가져다줄수 있는 영양만점의 제품을 공급하기. 혁신과 협업을 통해 우리 제품을 더 저렴하고 구입하기 쉽게 만들기.


갈수록 부족해지는 물자원 보전하기. 공급사슬을 포함해 제조 및 배달공정에서 물사용을 효율화하기.

농촌개발
농업원재료가 재배되는 지역의 농장주들을 지원하기. 양질의 원재료를 유지하기. 고객 기반을 강화하기.

우선 영양을 보자. 영양은 네슬레 경영에서 아주 기초적인 부분이다. 네슬레는 영양실조나 비만 같은 영양이슈에 대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근한다. 그중 하나가 리서치에 대한 투자다. 네슬레는 2012년 연구개발에 16억600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보고했다. 여기엔 미세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한 옥수수를 개발하는 것도 포함된다. 덧붙여 네슬레는 자사 제품의 영양기여도를 제고하는데도 노력했다. 2012년중 네슬레의 전체 식품군에서 75.7%가 자체적인 영양 세부기준을 초과달성했다. 이는 2011년의 74.1%보다 높아진 것.

영양이나 건강을 위해 품질을 개선한 제품의 수가 2011년 5066개에서 2012년 6692개로 32% 증가했고, 필수영양소나 재료를 담은 제품의 수도 2011년 3851개에서 2012년 4691개로 22% 늘어났다. 이보다 눈에 띄는 건 나트륨이나 설탕, 트랜스지방, 총지방, 인공색소 등을 줄인 제품이 2011년 1215개에서 2012년 3317개로 173%나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쯤에서 네슬레의 이런 노력이 실제 매출증가로 이어졌는지 의문이 들겠다. PPP(Popularly Positioned Products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대신 제품의 사이즈를 줄이거나 소포장한 보급형제품) 판매량을 예로 들어본다. PPP는 저렴한 가격에 적절한 영양을 공급하는 고품질의 식품인데 2011년 1144만달러였던 판매량이 2012년 1290만달러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PPP가 차지하는 비중도 1.27%에서 1.3%로 높아졌다. 전체 매출증가세와 거의 맞아떨어진다.

네슬레로선 어린이용 제품에서 포화지방, 설탕, 소금등을 줄이는 노력도 중요하다. 네슬레는 2012년중 어린이용 제폼의 90%가 영양세부기준을 충족했으며 2014년까지 모든 어린이용 제품이 기준을 충족하도록 할 예정이다.

네슬레가 제시한 기준들을 보더라도, 공유가치창출이 단기적인 경영전략으로서 성공적인 것인지 측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네슬레도 공유가치창출을 측정하는 수단을 더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비즈니스 성과와 사회적 임팩트 사이에 관계를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증거가 개발돼야한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러나 네슬레가 단기적으로 그런 증거를 내놓지못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저영양이나 비만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문제를 키우기보다 해법을 찾는 게 결국 이기는 전략이란 점은 분명해보인다.

CSR 전문매체인 Triple Pundit의 칼럼니스트 Raz Godelnik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http://www.triplepundit.com/2013/04/ne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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