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강사법' 앞두고 '강사' 구조조정?
대학, '강사법' 앞두고 '강사' 구조조정?
  • 장한서 기자
  • 승인 2018.11.2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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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강사들 내모는 강사법
제공: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지난 7월 13일 열린 대학 강사제도 개선 협의회 제공: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대학 강사들에게 교원 지위를 주고 1년 이상 임용기간을 보장하는 '강사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대학들이 시간강사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에 학생들과 강사 측 모두 반발하고 있다. 

강사의 교원 지위 보장 및 처우 개선을 위한 강사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8월부터 시행된다. 대학 시간제강사(강사)는 대학에서 호칭은 교수지만 시간당 보수를 받고 강의를 하며 임금과 처우 등에서 전임교수와는 차이가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강사에 대한 교원 지위 확보와 재임용기간 최소 3년 보장, 방학 중 임금지급 등 고용불안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대학 측은 재정 부담을 주요 이유로 강사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사립대학 총장들은 유은혜 교육부장관을 만나 강사법에 대해  "정부의 재정지원이 없다면 시간강사의 대량 실직 가능성이 있다며 "인건비를 국고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6가지 건의사항을 전달한 바도 있다.

고려대는 지난달 26일 시간강사 채용 감축을 목표로 하는 '강사법 시행예정 관련 논의사항' 문건을 각 학과에 발송했다. 필수적인 경우가 아니면 시간강사를 채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강사가 주로 담당하던 교양과목의 종류와 수를 축소하고 가급적 과목이나 서로 다른 과정을 합치는 등 한 강의를 100명 이상 듣는 대형 강의를 권장했다. 졸업이수학점도 현행 130학점에서 120학점으로 줄이는 것을 검토했다.

성공회대학교는 학교 교무처가 각 학과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내년 학기 과목 개설을 논의는 하되 외래교수 섭외는 중지하라, 시간강사가 아닌 전임교수들의 강의 시간을 늘려라"라고 잠정 결정 사항을 각 학과에 전달했다.

한양대 모 학장은 시간강사들에게 내년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다음 학기부터 학부와 일반대학원 학과에서 개설·관장하는 모든 교과목을 전임교원이 맡고 극히 일부 과목만 겸임교수나 특훈교수에게 배정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중앙대학교의 경우 강사제도 개선안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여했던 교무처장은 강사를 1200여명에서 500명으로 대거 감축하고, 전임교수 강의시수를 늘리는 방침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졸업이수학점을 현행 132학점에서 인문사회계열 120학점, 이공계열 130학점으로 줄이는 방침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강사법의 시행에 따른 이러한 대학들의 조치에 대해 학생들과 시간강사 측 모두 우려를 표했다.

대학생 A씨(24)는 27일 미디어SR에 "시간강사도 다 우리 교수님이다. 시간강사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강의 질 하락과 강사 처우 개선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1일 성명을 통해 "강사해고는 강사법의 취지를 무력화하려는 대학들의 의도적 방해에 따른 것이다"라며 "대학은 합의한 개정강사법이 의결·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강좌수 축소, 온라인강의·대형강좌 확대 등 반교육적 구조개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중앙대학교의 강사 B씨는 27일 미디어SR에 "폐강기준이 올라가게 되어 수업 당 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학생들을 위한 수업의 질 자체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대학들이 졸업이수학점을 낮추는 등의 강사법에 대비한 조치 방안을 여럿 내놓고 있는데, 1~2 곳의 대학이 조치를 확정하면 모든 대학들이 따라가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 강사는 강사법이 진정으로 강사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강사들의 이야기가 수용 됐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보였다. B씨는 "강사들을 위한다고 만들어진 강사법인데,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강사들의 이야기가 수용 됐는지 모르겠다"라며 "강사법 자체를 강행한 면도 없지 않다. 현재 강사들이 몇 명이고 이들을 보장하기 위해 대학에서 얼마 만큼을 고용해야 하는지, 수업을 어느정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 자체가 없었다. 구조조정 등의 문제가 눈 앞에 뻔히 보이는데 이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을 했어야 했다. 계속 강행된다면 시간강사들의 일자리는 반토막 이상 날 것이다. 앞으로 관련 법률이 확정이 되고 대학들이 법에 위배되지 않는 조치를 취한다면 강사들 입장에서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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