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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우는 센트리올의 서정진 회장. 자신의 전공이나 이전 경력과는 전혀 무관한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어 창업 16년 만에 셀트리온을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자수성가형 부호다.

소위 흙수저 출신인 그는 건국대 재학시절 택시기사로 아르아비트를 하며 학업을 이어나갔고, 그럼에도 우수한 성적으로 조기 졸업을 한다. 이후 삼성전기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김우중 회장의 눈에 띄어 대우자동차 기획재무 고문이 된다. 그 때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었다.

IMF 시절 대우에서 나온 그는 함께 대우를 나온 이들과 창업을 했고, 그 과정에서 장례·상조, 야채수입 등도 기웃거려 보았으나 썩 신통치 않았다. 그러던 차 바이오산업을 발견하게 된다. 전공도 아니고 관련 이력도 없었으니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한 것이다. 일대일 해부학 수업을 듣고 인터넷 강의로 생물학을 공부하는 등, 그야말로 독학으로 바이오를 배운 그는 세계적 생명공학 회사 제넨텍이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셀트리온의 운명을 바꾼 바이오시밀러의 존재를 알게 된다. 바이오 신약 복제품인 바이오시밀러는 그러나 꽤 오랜 시간 셀트리온을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게끔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끝내 세계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아 지금에 이르게 됐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부침 속에 서정진이 한 때 자살까지 마음 먹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그러나 그 위기를 겪고난 서정주는 결국 '사람의 중요성'에 대해 절실하게 깨닫게 되고, 지금까지도 임직원이 행복한 회사, 주주가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경영 철학 중 하나라고 꾸준히 밝혀오고 있다. 제약 업계에서 직원의 평균 근속 연수가 꽤 높다는 점, 진성주주들이 많아 셀트리온의 홍보를 이들 개미 주주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점 등이 서 회장의 경영 철학이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김우중 : 대우를 창업한 기업인. 자본금 500만원으로 대우실업을 설립해 1970년대 신흥 재벌이 되는 인물. 그러나 90년대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1997년 IMF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아 기업이 구조조정되고 만다.

김우중과 서정진의 인연은 IMF 이전 서정진 회장이 삼성전기에서 한국생산성본부로 자리를 옮겨 대우그룹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다. 이 때 김우중의 눈에 띈 서정진은 대우자동차로 스카웃 되면서 기획재무 고문이라는 자리에 발탁된다. 3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서정진에게는 파격적인 인사였지만, 그 시절 서정진은 이미 핵심을 읽어내는 능력이 뛰어난데다 특유의 추진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IMF 금융위기 시절, 서정진은 그 스스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 한 대목을 지나게 된다. 바로 구조 조정이 진행됐고 이를 맡게 된 서정진은 두고두고 당시 구조조정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 후회스럽다라고 말한다. 결국 당시 그는 임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지고 대우를 떠났고 대우를 나온 직원들과 함께 창업을 하게 됐다.

당시 구조조정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경영진이 지지 않고 가장 힘없는 직원들이 지는 구조였는데, 서정진은 경영진이야말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서정진이 경영자로서 직원들을 대할 때 어떤 책임의식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대다수 기업 오너들에게서는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미담이 되곤 한다.
 

유석환 : 바이오3D 프린터 기업 로킷의 대표. 대우자동차에서 서정진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셀트리온 헬스케어 CEO를 지내기도 했다.

1979년 대우차에 입사한 그는 서정진과 대우를 이어준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한국생산성본부에 근무하던 서정진을 대우차 고문에 추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IMF로 인해 유석환 역시 대우를 떠나게 되고 이후 2001년 미국 글로벌 보안기업 타이코로 전직해, 아태 총괄수석부사장의 위치까지 오른다.

하지만 서정진과 유석환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셀트리온에서 글로벌 임상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 헬스케어를 창립하면서 CEO를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2007년부터 셀트리온 헬스케어 CEO직으로 서정진과 함께 하다가 2012년 건강악화로 은퇴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그러다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 및 미래 산업을 육성할 필요성을 느끼고 3D프린트와 바이오를 결합시키는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셀트리온 헬스케어에서의 경험이 반영된 사업이다. 금융위기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대우에서 시작된 둘의 인연이 미래 유망 산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흥미롭다. 
 

박현주 : 미래에셋 회장.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서정진과 박현주는 공통점이 많다. 그래서일까. 둘은 실제로도 꽤 친밀한 사이로 알려져있다.

고려대를 나와 동양증권 영업부에서 시작해 32세에 동원증권 중앙지점 지점장이 된 그. 평범한 직장인으로 시작해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아 승승장구 한 점도 서정진과 유사한데, 이후 미래에셋캐피탈을 창업해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 역시도 두 사람의 닮은 점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셀트리온 관계사인 셀트리온 지에스씨에 2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또 박현주 회장과 서정진 회장이 15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조성하기도 했다. 기업 대 기업의 관계에 앞서 서정진·박현주 사이의 경영인으로서의 교감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단순히 친분만으로 이뤄진 투자는 아니다. 미래에셋대우는 바이오를 비롯한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에 꽤 적극적이다.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전문 애널리스트들이 신성장사업 전담팀에 투입되어 있기도 하다.

한 때 투자사가 없어 자금 압박을 겪기도 한 셀트리온은 이제 든든한 아군을 곁에 둔 셈이다. 특히 그 만남이 샐러리맨의 신화의 주인공끼리의 의기투합이라는 점에서 그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
 

기우성 · 김형기 : 셀트리온의 국내 경영을 담당하는 기우성 · 김형기 부회장. 이들과 서정진의 인연의 시작 역시 대우다.

대우맨 기우성 김형기 모두 셀트리온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서정진의 첫 창업 회사 넥솔부터 함께 해왔다. 이후 셀트리온 창업 멤버가 된 기우성은 셀트리온 설립 초기부터 생산 ·임상· 허가부문을 담당했다. 특히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유럽 내 허가의 공을 인정받아 입사 15년 만에 대표 이사가 된 인물이다. 지난 6월 서정진은 기우성에 30억원 상당의 셀트리온 헬스케어 주식 3만주를 증여해 화제가 된 것에 이어 올 3월 공동대표에서 부회장으로 단독 대표가 되게 된다.

재무 전문가인 김형기는 셀트리온이 회계 논란에 휘말릴 때마다 최전선에서 활약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2011년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 해명한 것도 김 부회장이다.

서정진은 이들 두 사람에게 국내 경영을 일임하고,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 서정진은 미주와 유럽, 중동 등을 돌며 현지 시장 조사를 마쳤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서정진 회장은 최근 전사 임직원 조회를 통해 그룹 부회장 및 대표이사에게 국내 경영을 일임하고, 본인은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신사업 구상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파트너사 및 관련 국가들과의 최종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셀트리온 3공장 증설 계획과 유 헬스케어 비즈니스 등에 대한 투자 및 고용계획 등을 연내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유정복 : 전 인천 시장. 서정진과는 인천 제물포고 동문. 셀트리온이 지난 2016년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30억원을 투자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제물포고 동문인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 소재 영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투자를 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또한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엔터영역으로도 그 영역을 뻗쳤다. 셀트리온스킨큐어에서의 화장품 사업에 있어 엔터 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재삼 대표가 드라마/영화 제작 제작 및 투자를 맡고 있고 배우 이범수가 매니지먼트 부문의 운영을 맡고 있다. 이범수의 대표 선임은 상당히 이례적인데, 당시 셀트리온 측은 "이범수와 서정진 회장의 친분이 오래됐고, 함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준비해온 시간도 2년정도 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개미주주들 : 셀트리온의 역사에서 개미주주들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개미주주들은 스스로를 세간의 의심과 무시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의 가치를 알아본 눈 밝은 사람이라고 칭한다. 오랜 시간 셀트리온을 지켜온 가치투자자들이라는 자부심으로 뭉쳐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에서 벗어나 소액주주운동까지 전개하며 셀트리온의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또 세간의 의혹어린 시선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에도 한 몫 했다. 10만명 남짓의 이들은 공매도에 맞서고, 코스피 상장을 요구해 관철해내기도 했다.

Who's Next...

서정진을 대우로 스카웃한 김우중 회장처럼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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