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은 대부분 공익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 예술, 장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동시에 기업이 출연한 막대한 자산을 이용해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에 이용하거나 사익편취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반대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서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기업집단 소속 주요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 공익사업의 기준, 투명성, 지배구조와 재무적 측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심도 있게 살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주요 철강회사들의 공익법인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결격사유는 없어 보인다. 포스코, 세아그룹, 동국제강 세 철강회사의 5개 법인의 이사회 구성을 들여다본 결과, 공익법인법의 요건인 최소 5명의 구성인 및 특수관계인이 1/5을 초과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잘 준수하고 있었다. 이사회는 전원 무보수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모든 법인에서 이사회 회의록 등을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아 의사결정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지는 투명하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다. 또 그룹 회장이 재단의 이사장 직을 겸직하는 포스코의 경우, 회장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사장 직 교체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재단 운영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여지가 있다.

사진.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의 주요 공익법인, 포스코청암재단은 창업주 박태준의 의지 속에 1971년 그 시초가 세워졌다. 지역사회의 장학사업과 철강 인력 육성에 중점을 둔 제철장학회에서 시작된 포스코청암재단은 2005년 지금의 재단명으로 변경됐다. 외에도 포스코는 2013년 설립한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도 포스코사이언스펠로쉽 대상 우수 과학자 32명을 선발, 지원할 계획을 밝힌 재단 측은 그러나 포스코 권오준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인해 이사장 공백 상태다.

포스코청암재단을 비롯해 포스코1퍼센트나눔재단의 이사장은 2018년 현재에도 모두 권오준 회장. 그러나 권 회장이 지난 해 4월 포스코 회장직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재단의 운영 역시 사실상 멈춰있다. 재단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가 개최되지 않아 이사장은 그대로인 상태이지만, 내년에는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포스코청암재단과 1퍼센트나눔재단의 이사진 명단을 들여다보면 재단 이사장 외 특수관계자는 없다. 학계와 법조계 등 인물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권 회장의 사임이 임기를 2년 앞둔 갑작스러운 사임임에도 불구하고, 3개월 만에 현 최정우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음에도 재단 이사장 선임이 반년 가까이 미뤄진 것은 아쉽다.

사진.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세아그룹의 세아이운형문화재단 역시 이운형 회장의 오페라 사랑에서 탄생된 재단이다. 생전 오페라에 대한 애정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이운형 회장을 기리기 위해, 이 회장이 사망한 해인 지난 2013년 설립됐다. 현재 재단은 박의숙(세아홀딩스 부회장, 세아네트웍스 회장) 이사장이 끌어나가고 있다. 박 이사장은 고(故) 이운형 회장의 부인이다. 그 외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들은 대다수가 기업인들이다. 특수관계인은 박 이사장 외에는 없다.

이사장 선임 기준과 관련, 재단 측은 "이사회는 오페라 등 순수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뜻을 함께 하고, 대한민국 예술분야에서 오랫동안 후원사업 및 폭넓은 재단 활동을 역임해 오셨던 분들을 선정 기준으로 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인이시지만 선대 회장님의 예술에 대한 애정에 공감하는 등 재단 취지에 동참의 뜻을 보내주고 계신 분들이다. 또 다양한 예술사업 관련 경험과 전문가적 식견을 바탕으로 본 재단 사업에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시는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의 이사회 구성원은 2년주기로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등, 투명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세아그룹의 또 다른 재단인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이운형 회장의 동생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이사장 직을 맡고 있다. 이외 5인의 이사회로 구성되어 있는데, 재단 측은 "이운형 회장 외 특수관계인은 없고 나머지 이사들은 교수와 언론인, 기업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 동국제강

지난 1996년 설립된 동국제강의 송원문화재단은 1998년부터 줄곧 추경석 이사장이 이끌어 오고 있다. 추 이사장은 8.9대 국세청장을 연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동국제강 오너 일가와 혈연 등의 관련성이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재단 이사회 중 특수관계인은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한 명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재단의 설립취지가 지역사회의 공헌을 하는 것이다. 이에 이를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는 인물을 정관에 따라 이사회로 선임했다"고 전했다. 부산지역 학생들의 장학금 지원을 비롯해, 산하단체와 학교 도서구입비 연구비 등을 후원한다. 또 매년 우수 이공계 장학생를 선발하는 등, 주로 장학사업과 지역복지사업을 해오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사측의 사회공헌사업이 재단과도 잘 맞물려 운영되고 있어 재단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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