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주문하기. 제공: 카카오

카카오가 음식 배달업에 뛰어들었다.

카카오는 동네 음식점도 카카오톡의 주문하기에 입점할 수 있도록 했다고 12일 밝혔다.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카카오가 배달 시장의 승기를 거머쥔다면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 확대는 유료화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카카오택시를 연상하게 한다. 카카오는 플랫폼 사업자 특성상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를 모은 후 사업화를 한다. 카카오 모빌리티는 사업 초기 무료로 '카카오T'를 배포하고 이용자를 끌어모아 2017년 누적 사용자 수를 1,500만 명 규모로 키웠다.

택시 앱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로 압도적인 지위를 가지자 카카오는 2018년 4월 돌연 유료화를 선언했다. 5,000원을 내면 즉시 택시를 연결해주고, 2,000원을 내면 호출에 응할 가능성이 높은 택시를 연결해주는 방식이었다. 상당히 큰 액수에 택시업계와 소비자는 반발했고, 법적인 문제로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결국 호출 응답 가능성이 높은 택시를 연결해주는 스마트 호출을 1,000원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료화를 진행했다. 

카카오택시,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 사업들은 보통 '무료 서비스 제공 -> 소비자 등 관계자 끌어모으기 -> 점유율 1위 -> 유료화 전환'의 프로세스를 거친다. 

카카오톡 주문하기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경쟁 업체보다 저렴한 수수료를 선보였다. 현재 카카오톡 주문하기와 계약하는 소상공인들은 입점비용과 중개수수료 없이 월 이용료 3만 원만 지급하면 입점할 수 있다. 외부결제수수료와 부가세는 별도다.

배달의 민족은 월정액제와 중개수수료 등은 없지만, 기본 광고비 월 8만 원과 외부결제 수수료 3.3%와 부가세는 별도다. 요기요는 월정액제 7만9,900원과 중개수수료 12.5%, 건당 결제수수료 3.0%를 받는다. 배달통은 광고비 3~7만 원과 중개 및 외부결제로 5.5%의 수수료를 추가로 받는다. 카카오에 따르면,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후발주자지만 카카오는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등 연계 서비스를 통한 결제도 간편하다. 카카오 홍보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별도의 설치와 회원가입을 할 필요가 없어 배달 앱을 이용하지 않았던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강력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소비자와 중소 음식점을 끌어 모아 시장 우월적 지위를 가지게 되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사업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수료율을 높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수수료, 입점비 등을 올려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개최된 ‘중소상인 울리는 O2O서비스 수수료! 이대로 좋은가’토론회에 참석해 배달앱 업체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소상공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추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서너 개 되는 독과점 업체들과 따로따로 흩어져 있는 수십 만의 소상공인은 협상력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입찰 방식으로 수수료가 매겨지는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앞으로 이 구조가 유지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가 확대돼도 불균형한 구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소상공인의 협상력이 없는 현재 구조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소상공인이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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