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사진 .여성가족부

정부는 내년부터 한부모 가족 자녀 양육비를 확대할 전망이다. 자녀 양육비의 지원 연령을 기존 만14세까진 인 것으로 만18세까지로 확대하고, 지원금 역시 월 13만원을 20만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8일 여성가족부는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부모가족 자녀 양육비의 지원 연령 상향 및 지원 금액 인상 등이 포함됐다. 한부모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 차원에서의 양육비 지급은 한계가 있는 만큼, 한부모 가정이 아이를 양육하는데 있어 상대 배우자들의 양육비 지급에 대한 강제성을 법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높다. 올 초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혼모를 위한 히트 앤드 런 방지법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이 올라 20만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양육비 이행지원제도 실효성 확보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여성가족부가 시작했고, 오는 11월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면 외국의 대지급제와 우리나라 양육비 지원제도 등을 종합 분석해 실효성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는데 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고 그 안에서 여전히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소외된 가정들이 있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초상 및 이름 등 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까지 생겨났다. 양육비를 안주는 아빠들(bad fathers)이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로 고통 받는 여성들을 위해 여성단체에서 만든 것이다. 현재 16명 남성의 사진 및 이름, 거주지 등이 공개되어 있다. 이 사이트는 물론 명예훼손 등의 소지가 있다.

해당 사이트의 홍보를 맡고 있는 A씨는 29일 미디어SR에 "지난 달 개설해 이제 한달 정도 운영했고, 현재 총 16명의 정보가 올라갔고 추가적으로 8명의 정보를 올릴 예정이다. 앞으로 사이트가 더 알려지게 되면 공개되는 이들의 수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A씨는 "초상권 침해와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보다는 양육비 미이행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법원에서 양육비 지급 판결을 받고도 실제 양육비를 받는 비율이 20%가 채 안된다. 법원 판결을 받고 나서도 80%가 양육비 지급을 못받는 것이다. 현재의 법은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현행법상, 상대 배우자에게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하면 양육비 이행원에 신청을 하면 되지만, 이 이행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년이라고 설명한다.

A씨는 "1년이 걸려 문제를 해결해도 또 문제다. 상대 배우자가 3개월 정도 지급을 하다가 또 지급을 하지 않는다면, 다시 이행원으로 가야하는데 또 1년이 지나야 지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소송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지속적인 지급을 약속받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500만원이 넘는 변호사 비용을 들여 양육비 문제를 해결해도 다시 지급하지 않으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A씨는 "현행법 안에서는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을 것이라 본다. 그러니 결국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배우자의 정보를 인터넷에 올려 압박을 가하자는 지금의 방법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전한다.

A씨는 자신이 3년 전 문을 열었던 코피노 아버지들의 정보를 공개한 사이트의 운영자라고 밝혔다. 그는 "코피노 아빠 찾기 사이트를 운영했을 때 살인 협박도 많이 받았다. 그래도 총 68명 중 42명이 아빠를 찾았고 그 중 90%가 양육비 지급을 하는 효과를 봤다. 그 효과를 지켜본 여성단체에서 이 사이트 개설을 원했고 현재 홍보를 내가 맡게 된 것이다"라며 "고소 고발 및 민사상 손해배상은 모두 각오하고 하는 일이다. 지금도 1명의 아빠가 항의를 하고 있지만, 부디 우리 사이트를 계기로 양육비 지급 미이행이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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