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면접을 보러 갔더니 질문의 80%가 왜 혼자인지, 아이는 어떻게 혼자 키울 것인지 같은 업무와 무관한 질문뿐이었어요.

사진.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가 최근 한 달 동안 '미혼모 ·부 일상 속 숨은 차별 및 불편 사례'에 대해 미혼모 ·부 대상 설문조사 및 대국민 접수를 받은 결과, 직장, 관공서, 학교 등 일상 생활공간에서 만나는 차별과 불편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한부모도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여건 조성'을 위한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지난 6월 29일부터 여성가족부 대표 홈페이지에서 미혼모 ·부 당사자 또는 일반 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겪은 불편과 차별의 구체적인 사례를 접수받았다. 또 미혼모 ·부를 위한 전국 83개 시설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미혼모 ·부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직접적인 차별로 이어진 경우들이 많았다. 직장생활 중 혼자 아이를 키우다보니 스케줄 변경이 어렵자 "열정이 없다"고 해고 당한 사연이나 구직활동 시 면접관이 등본을 보며 "혼자 아이 키우는데 직장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냐"라고 묻거나 질문의 80%가 "왜 혼자인지, 아이는 혼자 어떻게 키울 것인지" 등이었다는 사연이 있었다.

이외에도 비정상으로 분류되며 따가운 시선을 받는 경우들도 많았다. 산후조리원에서도 산모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다는 사연,  학교에서 부모참여 수업 중 한부모인 것이 알려지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등이다.

구직이나 직장 내의 차별 사례는 정부의 방침, 즉 모든 아동과 가족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를 이루기 위해 한부모도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비혼출산과 양육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여건을 확립해 간다는 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다.

여가부는 10월 2일까지 한부모들의 일상 속 차별 및 불편 사항을 접수받아 행안부, 교육부, 고용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개선해 나갈 예정이며 8월부터는 국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도 전개한다.

직장 내 차별 및 구직 활동 당시의 차별과 관련, 한국미혼모가족협회 김도경 대표는 2일 미디어SR에 "면접 시 업무와 무관한 질문을 받는 것에 앞서 대부분은 미혼모라는 이유로 서류에서 이미 탈락되는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합격을 했다고 하더라도 채용 당시 미혼모가 아닌 이들에 비해 불공정한 예컨대, 더 적은 월급을 주고 채용한다던가 하는 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혼모 당사자들은 취업이 어려우니 이런 불공정한 처우에 동의하고 일을 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채용 과정에서 불필요한 가족 정보들을 공개해야 하는 일이 없어지길 바란다. 현행법 상 가족관계증명서의 상세 버전이 아닌 일반 버전으로 서류를 제출해도 문제가 없는데, 대다수는 상세 버전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일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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