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빗썸

빗썸이 투자자 보호에 미흡했던 과거 행태로 후폭풍을 맞고 있다. 빗썸에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NH농협은행과 재계약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과 계약이 끊어질 경우 빗썸 사용자들은 가상계좌를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가상계좌 거래는 실명확인이 된 사람만 이용 가능하다. 우선적으로 시중 은행에서 실명 확인을 거쳐 계좌를 개설한 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받아야 계좌 등록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거래소가 계약을 맺은 시중 은행과 같은 은행의 계좌가 있어야 입출금이 가능해진다. 가상화폐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지난 1월부터 시행한 제도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은행의 계약이 끊어지면 거래소 사용자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빗썸은 NH농협은행과 계약이 만료된 상태며, 연장계약에 실패해 신규계좌를 발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빗썸은 31일 홈페이지에 "실명확인 입출금 번호 신규 발급이 일시 중지된다"고 안내했다. 기존 발급 고객은 정상적으로 입출금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NH농협은행은 빗썸이 소비자 보호에 미흡한 점이 많아 연장계약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NH농협은행은 계약 상대 심사 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정보 보호, 소비자 보호, 자금세탁 이 세 가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 빗썸은 이 세 가지 모두 미흡한 부분이 있어 재계약을 보류한 상태"고 밝혔다. 

빗썸은 지난 6월 해킹으로 가상화폐 약 350억 원을 도난당했다. 이후 45% 정도를 회수했으나 결국 18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잃었다. 빗썸은 투자자 손실 전액을 보증했다. 그러나 시스템 보안의 취약점이 드러나 투자자의 신뢰가 바닥을 쳤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 빗썸 직원의 PC가 해킹을 당해 회원 3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빗썸이 소비자 보호 정책을 제대로 보완하면 재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밝혔다.

만약 이대로 NH농협은행과 빗썸의 계약이 끝나버리면 기존 발급 고객도 입출금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다만 이 부분은 사용자 보호 차원에서 추후 협상해야 할 부분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 가입자의 거래를 아예 막는 것은 사용자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라 계약이 만료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는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 말했다. 

빗썸은 NH농협은행과의 재계약이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본다. 빗썸 홍보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NH농협은행과 빗썸 모두 재계약 의사가 있다. 단지 연장을 위해 견해 차이를 좁히기 위한 세부적인 합의를 진행 중이다. 의견 차이가 해소되면 곧바로 재계약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빗썸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는 없었다며 소비자 보호가 미흡했다는 점은 반박했다. 그는 "지난해 있었던 개인정보 유출 건은 재발된 부분이 전혀 없어 옛날 일이 됐다. 최근 해킹 사건의 실제 피해액은 350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줄었고, 개인의 예치금 피해는 실제로 0원이었다. 회사 자산을 잃은 것이지 소비자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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