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회사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가 재산의 사회 환원과 자녀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창업자가 2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은 국내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주의 이 같은 발언은 복잡한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를 차치하고서라도 게임 업계의 사회공헌활동은 타 업계에 비해 눈에 띈다. 넥슨과 함께 빅3로 꼽게 되는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는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했고 이들 외에 컴투스, 스마일게이트, 라이엇게임즈 등도 사회공헌에 적극적이다.

'게임'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전환시키려는 기업 차원의 노력으로 해석되는 한편, 기업의 인식 개선에 사회 공헌이 주는 영향력을 절감하게 되는 대목이다.

미디어SR은 국내 게임 업계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분석해 보았다. 게임 콘텐츠 안에 사회적 가치를 심은 미국의 게임 회사 블리자드의 사례도 살펴보았다.

국내 창업주들 중 확실히 남다른 캐릭터를 가진 김정주에 대한 피처도 실어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해 11월 부산광역시 벡스코에서 열린 G-STAR 2017. 제공 : 한국관광공사

# 12조 게임산업, 수출 효자로 성장하다

게임산업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게임을 사회악 취급한 지난 10년 정권의 그늘에서 벗어나 게임산업에 우호적인 문재인 정부를 만나 문화콘텐츠산업의 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 결과 대중국 수출이 완전히 재개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매출은 12조 2,403억 원으로 사상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으며 17년 4분기 게임산업 수출액은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액 대비 59.2%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상장해 코스피 시가총액 30위 권에 안착한 넷마블게임즈는 물론 전 세계에 배틀로얄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동시 접속자 300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흥행 신기록을 세운 배틀그라운드까지 게임산업 전반에 활력이 돌고 있다.

이러한 활력은 게임사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빅3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넥슨은 자사에서 해오던 사회공헌 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했다. 3사 외에도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라이엇게임즈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9일 김정주 NXC 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1천 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고 2세에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혀 게임 업계를 넘어 국내 산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서현일 과장은 미디어SR에 "최근, 게임사들이 게임 산업의 시장 잠재력을 확인한 상황에서 게임 자체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사업과 박진석 사무관은 "정부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게임사들이 최근 사회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경기도 성남시 글로벌게임허브센터를 방문해 입주기업 사무실에서 가상현실(VR)게임 체험을 하고 있다. 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 규제 10년 끝났다, 정부 자율규제로 선회

지난 10년간 정부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규제에 힘써와 게임업계는 최악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2011년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를 도입한 이후 2013년 게임을 알콜, 도박, 마약 등과 함께 사회 4대악이자 중독물질로 규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정부는 게임산업에 훨씬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한 포럼에서 "여러 규제 때문에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아지면서 중국 등에 추월당했다. 규제를 풀어준다면 게임 산업은 다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업계의 가장 큰 논란인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대해서도 문 정부는 자율규제를 중심으로 정책을 꾸려나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확률 아이템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데 게임사와 협조하며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자율규제 형태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도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물 등급을 기업 스스로 자체적으로 정하는 게임물 자체 등급분류제, PC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 자율 규제안 등 게임산업 전반의 법적 규제에 대한 전면 검토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가장 쟁점이 되는 셧다운제와 관련 문체부는 규제를 주장하는 여성가족부와 일부 충돌을 겪으면서도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열린 게임 셧다운제 관련 토론회에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여가부의 의견을 존중하겠지만, 게임이 산업으로서 존중되고 진흥돼야 할 부분이 있고 이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김규직 과장은 미디어SR에 "셧다운제에 업계가 자율적으로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며 "청소년보호법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게임 산업과 사회공헌①] 게임산업, 10년 흑역사 넘어 새로운 전성기로
[게임 산업과 사회공헌②] 게임사, 사회공헌에 앞장서다... 5社5色 사회공헌
[게임 산업과 사회공헌③] "소수자를 영웅으로"... 블리자드가 꿈꾸는 세상
[게임 산업과 사회공헌④] '경영 세습 않겠다는' 김정주, 누구인가

키워드

#벡스코 #G-STAR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