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쏘아올린 물컵 갑질이 '가족 전체 조사'가 될 만큼 커졌다. 

한진그룹의 오너 가족이 오늘 4일 연달아 기관의 조사를 받는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폭행, 모욕 혐의, 조 회장과 이 이사장의 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밀수∙탈세 혐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인하대학교 부정 편입학 의혹을 받는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구혜정 기자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폭행, 모욕 등의 혐의로 오늘 법원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 오전 10시 30분부터 이 이사장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4일 결정된다. 

이 이사장은 2011년 8월부터 지난달 3월까지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고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장에서 노동자들을 밀치는 등 직원 11명을 24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두 차례의 경찰 조사에서 인천 하얏트호텔 폭행 외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이사장에 상습폭행, 특수폭행, 모욕, 업무방해 등 7개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경찰의 영장 신청을 받고 채 하루도 되지 않아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구혜정 기자

딸 조현아 전 부사장은 오늘 밀수, 탈세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본부세관에 출석한다. 인천본부세관은 조 전 부사장이 물품을 들여온 경위와 위법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 전 부사장은 해외에서 산 개인 물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대한항공 항공기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21일 고양시 일산에서 대한항공 협력업체를 압수수색하던 중 밀수품으로 의심되는 물품을 찾아냈다. 이후 법무부에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출국금지 신청을 해 승인을 받아냈다. 

아들 조원태 사장은 1998년 인하대학교에 부정 편입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오늘부터 인하대 현장 조사에 착수해 조 사장의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98년 당시 인하대의 편입학 요건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편입해 졸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미국 2년제 대학은 60학점에 평점 2.0을 채워야 졸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 사장은 미국 대학에서 33학점에 평점 1.67을 이수하고 하반기 인하대에서 외국 대학 소속교환학생 자격으로 21학점을 추가로 취득한 뒤 다음 해 인하대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인하대 학칙에 따르면, 3학년 편입 대상은 국내외 4년제 대학 2년 과정 이상 수료 및 졸업예정자나 전문대 졸업(예정)자다. 

교육부는 이미 1998년 조 사장의 부정편입학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교육부는 조 사장이 부정 편입했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관련자 징계만 요구하고, 조 사장의 편입 취소 등은 요구하지 않았다.

송경원 교육부 홍보담당관실 서기관은 미디어SR에 "이번 조사는 (사실관계 확인을 포함해) 1998년에 했던 조사가 적절했는지까지도 함께 확인한다. 당시 조 사장에 대한 별도 조치 없이 직원들에게만 조치가 내려졌다. 이런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라며 "잘못이 밝혀지면 법에 정해진 대로 그에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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