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영상 시장, 플랫폼 대전의 서막이 올랐다.

유튜브가 승기를 휘어잡은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1~2위 플랫폼 사업자들이 고군분투 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등 다른 글로벌 사업자들 역시도 공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유튜브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검색 마저도 유튜브를 거친다는 1020세대들을 통해 검색의 패러다임이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전환되었다는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유튜브의 절대적 강점은 즉각적이며 다양하고 광범위한 콘텐츠다. 국내 사업자에 비해 심의 및 제재 등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가 더 큰 글로벌 사업자의 독주에 국내 사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망 사용료 역시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과연, 국내 동영상 시장의 흐름에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 [편집자 주]

 

국내 영상 시장의 대세인 유튜브는 최근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놓았다. 지난 2015년 선보였던 유료 서비스 '레드'와 다른 점은 음악 감상이다.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백그라운드 재생과 다운로드를 지원한다. 유튜브 자체 독점 콘텐츠도 시청할 수 있다.

기존 유튜브의 인기 동영상 중 상당수가 베보(VEVO)등 뮤직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유튜브의 본격적인 유/무료 음악 서비스 사업에 국내 여타의 음원 사이트들도 긴장하는 눈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구태여 다른 앱을 또 거치느니 유튜브 앱을 이용하며 백그라운드로 음악 감상까지 하게 된다면 더 없이 편리하다. 실제 지난 22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발표한 '모바일 이용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서비스로 음악 감상시 주로 어떤 앱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5.4%가 유튜브를 꼽았다. 2위인 멜론은 47.4%였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이 체면을 구긴 셈이다.

유튜브는 검색의 패러다임도 바꾸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10~2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유튜브였다. 10대의 유튜브 총 사용시간은 1억2900만 시간으로 1위로 집계됐다. 이는 2위 카카오톡(4300만 시간)보다 3배나 높은 수치다. 이들은 검색 역시 네이버나 카카오가 아닌 유튜브를 이용한다. 검색 시장이 기존 포털에서 모바일 앱으로,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다.

10대가 주도하는 변화이지만 기성세대 역시도 유튜브를 즐겨 사용한다. 유튜브를 애용하는 30대 직장인 윤석현 씨는 "유튜브는 (영상) 자료가 방대하다. 검색이 용이하고, 원하는 자료가 많다. 또 기존 검색 정보를 바탕으로 유튜브에서 추천 영상을 보여주는데, 관심이 가는 맞춤형 영상이라 보게 된다. 정보가 오픈되어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네이버 등 포털의 경우에는 블로그 정보는 다 오픈되어 있지만 일부 카페의 경우에는 가입 절차를 거쳐야만 정보를 볼 수 있는 불편함도 있었다. 유튜브에는 이런 허들이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라고 전했다.

유튜브 컨텐츠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전문 채널에서 제작하는 영상도 상당수이지만, 크리에이터와 같은 1인 미디어 제작 영상도 유튜브를 발판 삼아 성장했다. 최근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해 소통하기도 한다. 마치 과거 블로그 등 플랫폼을 이용해 이용자들이 직접 컨텐츠를 만들어 소통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곳은 아무래도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포털이다. 지난 2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유튜브의 이용성향이 단순한 동영상 시청에서 검색으로 확대되고 있다"라며 "유튜브는 동영상 분야의 경쟁자가 아닌 플랫폼 자체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속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시대적 분위기에 발맞추기 위해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영상 부문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의 동영상 주력 콘텐츠는 국내와 글로벌, 두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바라봐야 한다. 국내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방송사 콘텐츠를 수급해 VOD와 라이브로 서비스하는 네이버TV가 있다. 또 글로벌의 경우에는 셀러브리티가 직접 출연해 팬과 소통하는 라이브 플랫폼, 브이라이브가 주력 사업이다.

지난 해 웹 콘텐츠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연애플레이리스트'와 같은 웹드라마 역시 네이버의 자회사에서 제작된 콘텐츠이며, 최근 칠십이초TV에의 투자 역시 콘텐츠 확보를 위한 포섭이다. 여기에 더해 유튜브를 견제하는 하우투 영상 즉, 검색에 대응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 확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바풀 및 쉐프클럽 등 국내외 스타트업과 손잡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수학문제 풀이 서비스인 바풀이나 요리법을 알려주는 쉐프 클럽 등은 모두 검색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 및 하우투 영상이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크리에이터를 기획·발굴하는 뷰스타(뷰티 크리에이터)와 같은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다. 양질의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 네이버다.

 

카카오는 최근 멜론을 서비스하는 카카오M과 합병을 결정했다. 카카오M의 주력 사업은 음원 서비스 멜론이지만, 크리스피 스튜디오나 메가몬스터와 같은 영상 제작도 있다. 음악을 비롯해,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를 강화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카카오의 의지인 셈이다.

기존의 무료 영상 기반의 카카오TV와 유료 영상 기반의 카카오 페이지 등의 플랫폼을 통해 이들 콘텐츠를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카카오는 크리에이터들의 유입 및 게임 콘텐츠를 비롯해 스포츠 중계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처럼 영상 시장은 선두 주자의 독주와 나름 전략을 가지고 쫓아가려 애쓰는 후발 주자의 싸움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을 저울질 하는 것은 역시 '수익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가 승기를 휘어잡은 것이라고 하지만 이면에는 실 영업이익이 그리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영상이라는 것이 아직은 투자 대비 효율성이 그리 좋지 않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제작 관계자는 "젊은 층이 네이버를 안보는 것이 사실이고 문화 자체가 유튜브로 넘어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의 경우에는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이다 보니 전문 채널 콘텐츠가 확산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제작자 입장에서 다자간 전략적인 수익성 사업을 하기에는 예측 가능한 네이버를 선호하게 된다"고 전했다. 

플랫폼의 점유율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는 플랫폼을 통해 소비되는 콘텐츠의 성격 및 매출로의 영향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게 된다. 어쩌면 진정한 승자는 아직 판별되지 않을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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