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영상 시장, 플랫폼 대전의 서막이 올랐다.

유튜브가 승기를 휘어잡은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1~2위 플랫폼 사업자들이 고군분투 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등 다른 글로벌 사업자들 역시도 공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유튜브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검색 마저도 유튜브를 거친다는 1020세대들을 통해 검색의 패러다임이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전환되었다는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유튜브의 절대적 강점은 즉각적이며 다양하고 광범위한 콘텐츠다. 국내 사업자에 비해 심의 및 제재 등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여지가 더 큰 글로벌 사업자의 독주에 국내 사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망 사용료 역시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과연, 국내 동영상 시장의 흐름에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 [편집자 주]

유튜브가 흥행을 거듭하면서 국내 양대 포털도 동영상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장 1위인 유튜브 이용자들이 단순히 동영상 시청을 넘어서 검색의 도구로 활용하면서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주요 영상 플랫폼 사업자는 어떤 전략으로 사용자들을 유인하고 있을까? 시장 1위인 구글의 `유튜브`와 네이버TV, 카카오TV를 사용자 입장에서 비교 분석했다.

철저한 '이용자 중심' 디자인 유튜브
'지상파 방송 중심' 네이버
'실시간' 강조하는 카카오

 

사용자 경험의 출발은 첫 화면이다. PC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보면 3사의 서비스는 첫 화면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였다. 유튜브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으로 전면이 설계되어 있다. 최근 구독한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최상단에 배치한다. 그 밑으로는 내가 주로 구독한 영상을 기반으로 관심 분야를 추정하여 주제별로 뿌려준다. 예를 들어 자주 듣는 음악 장르를 노출하는 식이다. 좌측 내비게이션 바에는 홈, 인기 구독 메뉴가 전부다. 나머지는 구독한 크리에이터의 채널로 채워진다.

구글에서 유튜브 사용자 경험(UX) 디자이너 제니퍼 세라지는 이와 관련 "사용자 경험 디자인은 사용자와 만나는 공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좋은 디자인은 고객을 탐색함으로써 진화한다"고 말했다. 

네이버TV는 방송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한다. 주로 라디오스타, 한끼줍쇼 등 예능을 분 단위로 재편집해 쪼갠 영상을 배치한다. 배치되는 영상은 사용자에 따라 차등을 두지 않고 동일하게 제공한다. 주로 한 시간 전 많이 본 100개 영상을 롤링하는 형식이다. 시의성 있는 영상을 가장 먼저 노출하고 하단에는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추천 영상을 노출한다. 요리, 댄스, 네이버 메인에 뜬 목록 등이 올라온다. 

카카오TV는 전면에 인기 라이브 방송을 배치했다. 스포츠, 게임 방송 등 콘텐츠의 라이브 방송 하단에는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인기 TV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등장한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인기 크리에이터의 동영상을 배치해 실시간, 유행, 크리에이터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었다.

유튜브와 국내 영상 플랫폼의 콘텐츠는 극명하게 달랐다. 카카오TV와 네이버가 TV의 소스를 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주력으로 배치한 반면, 유튜브는 철저히 사용자와 크리에이터를 직접 연결하는 사용자 경험을 선사했다.

유튜브 맞춤 동영상 캡쳐 화면.

 

# 15초 광고의 고통

광고를 표출하는 방식도 서로 달랐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면에서는 광고를 배제했고 구글은 전면 최상단에 광고를 배치했다. 반면, 영상 내 광고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15초에서 30초 사이 광고를 주력으로 송출하면서 15초 동안 광고를 건너뛸 수 없게 막아둔 반면, 구글은 광고를 5초 후 건너뛸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 사용자 입장에서 5초 이후 광고 건너뛰기에 익숙해져 있으므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영상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15초는 꽤 긴 시간이다. 카카오의 경우 개인 채널의 경우 5초로 조정 가능하다.

반면, 15초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가 함부로 조정할 수 없는 영역이다. 주력인 공중파의 영상 클립 콘텐츠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MBC와 SBS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광고판매대행사 스마트미디어랩(SMR)로부터 가져와야 한다. 이들은 현재 15초를 강제하는 광고 시청 시간을 두고 있다. 과거 MBC와 SBS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15초 동안 강제로 광고를 보게 한 것과 동일한 방식을 포털 동영상 플랫폼에 적용한 것이다.

콘텐츠와 광고는 SBS 직접 제공한다는 문구가 있다. 네이버TV 캡쳐

# 검색 어디까지 해봤니?
네이버 일부 문제 있어, 카카오는 크리에이터 배려

검색 결과도 남달랐다. 각 플랫폼에 `스타크래프트`, `송혜교`, `남북통일` 등 무작위 검색 키워드를 넣어 본 결과 구글은 채널 운영과 무관하게 자사의 로직에 따라 방송사의 채널과 개인 채널이 번갈아가며 노출되었다. 반면, 카카오TV는 크리에이터 배려를 위해 개인 채널을 최우선 노출하고 그다음부터는 카드 형태로 개인방송과 방송사의 채널을 노출했다. 네이버의 경우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라이브, 채널, 동영상 순서로 노출하는데 검색어와 관련된 라이브와 채널이 없을 경우 검색 결과가 없다는 텍스트와 함께 빈 곳이 노출되었다. 

 

# 구글은 음성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 확충 중

구글은 음성 인식 기술에 혁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월 8일 구글의 CEO 선다 피차이의 발표는 충격적이었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AI 기술을 적용한 비서가 지역 회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사람들이 로봇이라고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다 피차이는 발표에서 "청각 장애인 유튜브 사용자를 위해 더 나은 자막을 만들어 가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이미 영상의 음성을 인식해 자동으로 자막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실사용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번역 수준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인공지능 기반 동영상 추천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양하나 네이버 대리는 "동영상 추천 기술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AiRs Video’를 적용 예정. 사용자 관심사를 실시간으로 학습하며 이용자 사용 패턴의 맥락(context)을 깊이 있게 학습하여 영상을 추천. 네이버TV와 모바일 동영상 판을 통해 다양한 기술 실험은 계속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동 자막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유튜버, TechWiser

이어 그는 "사용자가 동영상을 더욱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장면 탐색’ 기능이 적용된 ‘비디오 슬라이드’도 선보임. ‘비디오 슬라이드’는 동영상 속 수많은 장면 속에서 주요 장면만 빠르게 탐색하고, 책처럼 넘기듯이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감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TV는 카카오톡의 새로운 플러스 친구와 연동된다. 카카오TV 이용자가 동영상 채널을 플러스친구로 추가하면 간편하게 해당 채널의 라이브 방송과 업데이트된 영상을 카카오톡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 류현정 매니저는 "동영상 채널을 플러스친구로 추가하면 간편하게 해당 채널의 라이브 방송과 업데이트된 영상을 카카오톡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라이브가 시작되면 카카오톡 채팅 탭의 채팅방 이름 옆에 ‘LIVE’ 배지가 표시되고 이용자는 채팅방에서 바로 라이브 방송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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