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토끼 검거 후 밤토끼 홈페이지에 올라온 저작권 캠페인. 웹툰작가 마인드C가 부산경찰의 밤토끼 검거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했다. 밤토끼 캡처

한국 웹툰 시장을 갉아먹던 웹툰 불법유통 사이트 '밤토끼' 운영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23일 밤토끼 운영자 A 씨(43)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서버 관리와 웹툰 모니터링을 한 B 씨(42) 와 C 씨(34)를 불구속 입건했고, 캄보디아로 달아난 공동운영자 D 씨(42), E 씨(34)를 지명수배했다.

밤토끼는 네이버, 다음, 레진코믹스, 케이툰 등 웹툰 사이트서 연재하는 웹툰을 복제해 무단 게시하는 불법 사이트다. 웹툰 사이트에서 유료로 서비스하는 작품을 무료로 볼 수 있게 올려 사용자를 끌어모은 후, 도박사이트 등에서 광고료를 받는다.

범행 개요도. 출처: 부산경찰청 사이버안전과

경찰 자료에 따르면, 검거된 A 씨는 2016년 유령 법인을 만들었다. 미국에 서버와 도메인을 두고, 인천에 테스트 서버를 둔 밤토끼를 개설했다. 

밤토끼는 월 평균 방문자 수가 3,500만 명에 달할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로 커졌다. 네티즌 사이에서 웹툰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배너 광고 한 개에 월 200만 원이던 광고료가 1,000만 원까지 올랐다. 

A 씨는 치밀했다. 네이버, 다음 등 웹툰사이트에서 직접 캡처 후 올리는 것이 아닌, 타 불법 웹툰 사이트에 올라온 웹툰을 가져오는 자동 추출 프로그램을 제작해 범행에 사용했다. 

A 씨는 수시로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바꿨고, 도박사이트 운영자와 광고 상담 시 해외 메신저 이용했다. 광고료는 암호화폐로 받았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A 씨 차 안에 있는 한화 1억2천만 원과 미화 2만 달러를 압수했다. 또,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받은 암호화폐 리플 31만 개(취득 당시4억3천만 원) 상당을 지급 정지했다. 

웹툰 업계는 환호하고 있다. 차정윤 네이버 홍보실 차장은 미디어SR에 "네이버 웹툰은 밤토끼 운영자 검거를 무척 환영한다. 경찰 쪽에서 수사를 잘 해줘서 업계 전체적으로 고마워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웹툰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이 7,240억 원대 규모인데 밤토끼가 이 중 3분의 1에 달하는 2,400원 규모의 저작권 피해를 입혔다. 타 불법 사이트까지 합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생존에 위협이 될 만큼의 타격이다. 이에 웹툰 업계도 밤토끼를 잡기 위해 수사당국에 적극 협조했다. 차 차장은 "네이버는 고소장 제출은 물론, 작가들의 피해사례를 모아 수사 당국에 협조했다. 그 외에도 자체적인 기술을 통해 불법사이트 유포를 막는 기술적인 협조도 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밤토끼 유사 사이트가 활성화되지 못하게 대응하는 것이 될 듯하다"고 전했다. 

밤토끼는 웹툰 작가들의 생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네티즌들이 불법 사이트에서 무료로 웹툰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돈을 내고 웹툰을 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만화가협회는 23일 "(불법사이트로 인한)플랫폼의 피해는 고스란히 작가의 피해로 돌아오고 있으며, 저작권 침해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이 불법 도박사이트나 성매매사이트의 미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들은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피해를 호소했다. 한국만화가협회는 23일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웹툰과 같은 저작물을 인터넷에 무단으로 유포할 경우, 유포자인 사이트 운영자뿐만 아니라 이를 받아 시청하는 이용자들도 복제권을 침해한 범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불법 사이트 이용도 범죄라는 인식 확산을 위해 저작권 준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재 밤토끼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불법 유통된 웹툰 대신 웹툰 작가들이 독자에게 불법 사이트 이용을 말아달라 요구하는 글들을 볼 수 있다. 

다음 웹툰 우리집에 왜 왔니의 이윤희 작가가 참여한 저작권 인식 캠페인. 밤토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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