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이 제안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제공 : 엘리엇 매니지먼트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할 것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엘리엇은 23일 공개 서신을 통해 "지난 3월 28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계획은 환영할 만하지만,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인들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주주와 공유하고 공개적인 토론의 장에서 논의하는 것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유익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엘리엇 측은 서신을 통해 밝힌 요구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과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 40%에서 50%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다. 이사회의 추가적 선임도 요청했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28일 내놓은 지배구조 개선안은 현금자산을 보유한 수익성 높은 사업부문을 분할해 물류회사에 합병하는 과정은 주주들에게 세금 부담 발생 여력이 있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엘리엇의 서신 공개로 인한 영향에 대해서는 한정적으로 해석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서신 공개는 예정된 수순으로 삼성 때와 마찬가지로 지지자 결속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엘리엇의 규모는 크지만, 현대차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김진성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팀장은 "엘리엇이 자신들이 원하는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시장의 비교와 검토가 뒤따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개한 것이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 사무국장은 "엘리엇의 경우 드러내놓고 주주행동주의를 한다. 시장이 동참하게 하는 요인을 주면서 배당 성향을 높이는 것을 함께 이야기한다. 다른 투자자들이 싫어할 리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엘리엇의 지배구조 개선 전략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개선에 도움이 될까?

김진우 연구원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 지배구조 투명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도 오너책임경영강화, 주주환원 확대, 순환출자 구조 개선이 모두 들어있다. 지배구조 투명성은 어떤 특별한 스트럭처(지배구조)에서만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이종오 사무국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과 마찬가지로 현대그룹도 취약한 지배구조가 있기 때문에 엘리엇이 치고 들어온 것이다. 순환출자 자체가 지배구조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엘리엇의 제안을 떠나서 엘리엇의 이번 공격으로 지배구조 자체가 투명해지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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