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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셀프 연임` 논란으로 금융 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23일 주총을 앞두고 승부수를 띄웠다. 

하나금융은 20일 오후 생산적,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3년간 18조원 투입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만든 새희망홀씨, 사잇돌 중금리대출 등 상품에 1조 7천억원 지원,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 서민주거안정 대출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의 계획은 정부의 포용적 금융 정책에 부합한다. 지난해 7월 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업권별 협회장과 금융 공공기관장들과 간담회를 하며 각 금융업권과 금융공공기관들이 서민 금융 지원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1월 최종구 위원장은 재차 포용적 금융을 강조했다. "금융이 사회적 책임 이행에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상황이다. 포용적 금융이 한국의 금융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11.2조 원의 서민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이 같은 금융위의 노력에도 금융사들은 별 호응이 없었다. 정부의 정책 금융상품은 큰돈이 되지 않고 정부 정책 상품이 금리 인하와 정부보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은행의 주요 수익 창구인 예대마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각 은행 실적발표에 따르면 4대 은행이 지난해 거둬드린 예대마진 규모는 약 19조 9천억원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의 당기 순이익 규모가 큰 것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노력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하나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 김정태 회장 연임에 반대 사인을 보낸 상황에서 우회적으로 정부 정책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는 23일 열리는 하나금융그룹 주주총회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 ISS는 하나금융의 실적을 배경으로 `찬성표`를 서스틴베스트는 하나금융의 회장 선출 과정의 부적절성을 지적하며 `반대표`를 던진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의 주주총회는 오는 2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4층 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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