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재의 가치여행] 공공기관과 사회가치
[이종재의 가치여행] 공공기관과 사회가치
  • 이종재 PSR 대표
  • 승인 2018.03.0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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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3월

공공기관 기획실은 요즘 비상이다. 3월 9일까지 2017년 경영실적을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지난해 경영에 대해 평가를 받기위해 제출해야 하는 답안지 성격의 보고다.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한전 가스공사 철도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모두 수험대상이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이라고 일컫는 공공기관은 사실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 관리하는 공기업과 기금을 조성 관리 집행하는 준정부기관으로 구분되는데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고해야 하는 기관은 공기업 30개사와 준정부기관 89개등 모두 119개사.

제출된 공공기관의 답지는 6월20일까지 석달동안 교수진이 주축이 된 공공기관 경영평가위원들의 서면 및 현장채점을 거친다. 채점 결과는 S부터 A,B,C,D,E 등 6단계 등급으로 나뉜다. 개별 기관별로 책정되는 등급은 전 임직원들의 성과급을 결정하며 기관장과 임원의 연임 해임으로도 연결된다. 공공기관 종사자들에게는 목숨줄과 다름없으니 이보다 더한 현안이 있을 수 없다.

#유난한 2018년

지난 30여년간 매년 있어 온 경영평가지만 올해 준비는 유난하다. 엄밀히 말하면 지난해 실적에 대한 보고서 작성보다는 내년 이맘때 제출해야 하는 2018년 경영실적에 대한 답지 준비에 더욱 관심이다.

매년말 정부는 새해 경영평가지침을 발표한다. 지난해 12월28일 정부는 ‘2018년도 공기업 준정부기관 경영실적 평가기준 방법’을 통해 평가 항목을 조정하고 부문별 배점 비중을 완전히 바꿨다. 3차 방정식까지만 출제되던 시험에 미분방정식을 풀도록 출제해 놓고 올 한해동안 열심히 공부해 내년 3월에 답을 제출하라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핵심은 ‘사회적 가치’. 표1에서 보듯 2017년(현행) 평가에서 ‘사회적 책임’등으로 표현했던 평가항목을 개편(안)에서 ‘사회적 가치’란 용어와 함께 배점을 전년보다 50%이상 늘리고 경영관리 측면에서만 보던 사회적 가치, 사회책임부문의 평가를 각 공공기관의 개별적인 사업으로 확대했다.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해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인데 경영측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은 물론 사업도 사회적 관심사를 반영하라는 주문이다.

기획재정부 12월28일 보도자료. 숫자는 100점만점 해당점수.
기획재정부 12월28일 보도자료. 숫자는 100점만점 해당점수.

우선 배점을 보면 정부의 사회적 가치 실현 주문은 명확하다. 공기업의 경우 100점만점 최고 45점이고 준정부기관 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기금을 위탁집행하는 기관들의 경우 63점. 지난해보다 50%내외 늘어난 점수다. 게다가 경영측면에서 사회적 가치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제 사업에서도 사회적 가치실현에 나서라는 요구다. 공공기관의 경우 전체 사업부문 점수 45점중 10~15점이고 주요 사업부문 배점이 55점인 준정부기관의 사회가치 실현사업 배점은 30~35점. 일부 기관의 경우 그 비중이 60%를 넘는다.

경영관리 측면에서의 사회적 가치는 5가지 범주를 제시했다. 일자리를 만들고 기회균등 및 사회적 통합, 안전과 환경보호,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그리고 윤리경영 등이다.

*기획재정부 2018경영평가지침
*기획재정부 2018경영평가지침

# 머리싸맨 공공기관

사회적 가치란 뭔가? 사회적 가치 실현사업은 뭘까? 숫자로 보일 수 없는 비계량 사회적 가치실현 평가에는 어떻게 대응하나? 공공기관들이 머리를 싸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2018년 준비회의는 기획실 뿐 아니라 경영전략실 사회공헌실 윤리경영실 홍보실 등으로 확대된다. 사회적 가치라는 고차원 방정식이 출제됐으니 기존 조직만으로는 답을 준비할 수 없고 사회책임, 사회공헌, 국민소통 관련부서들이 총동원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답을 찾기가 간단치 않다. 답답한 것은 답일 것이라고 입을 모아 놓고도 자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후 첫 현장일정은 인천공항공사다 (2017년 5월12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주문하고 기업의 사회책임의식을 촉구했다. 새 대통령의 첫 대외 행사로 제시된 공공기관과 사회가치. 이후 정책발표와 법안 발의에 이어 공공기관 경영평가 지침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사회가치 실현에 공공기관이 우선 나서고 이후 전 경영현장으로 확산하겠다는 것. 조직가치와 개인가치에 우선해 온 공공기관들이 사회가치와의 조화를 담아 내놓을 2018년 답지에 어떤 점수를 받게 될 지 주목된다.

<joun4u@gmail.com. (사)공공기관사회책임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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