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캡처

5일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원이 20만 명을 달성했다.

청원자는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서 여성 비하적 요소가 들어있는 단어들을 아무렇지 않게 장난을 치며 사용한다"며 "초, 중, 고등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튜브, 페이스북에서 자극적인 단어들을 쉽게 배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아이들이 양성평등을 제대로 알고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 주기적으로 페미니즘 교육을 실시하고 학생뿐만 아닌 선생님들까지도 배우는 제도가 있었으면 한다"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이에 공감하는 서명이 이어졌다. 청원은 213,219명으로 끝났다. 청와대는 해당 청원에 한 달 이내로 답변해야 한다.

왜 이런 청원이 나오게 됐을까?
현재 여성 혐오적 발언이 교실에 만연하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다. 학생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혐오 콘텐츠를 성평등 콘텐츠보다 훨씬 쉽게 접한다.

학생들은 혐오 콘텐츠를 보고 따라 한다. 공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실습을 한 정 모 씨는 "3학년 아이들이 아프리카 TV나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하는 행동들을 했다. '앙 기모띠'와 같은 말을 한다든지, 성적인 의미가 담긴 동작을 취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 혐오는 교실 내에 만연한 현실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교사 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평등 인식 실태 조사'에서 성희롱 피해를 입은 초등학교 교사 중 학생으로부터 당한 응답자는 19.1%였다.

또한 교육부가 작년 2월 전국 초중고생 4만 3,211명(초등 1만8,854명)과 교사 6,7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교 성폭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추행, 성희롱, 성폭행 등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초등학생은 2.1%(약 396명)였다. 

청원이 나온 두 번째 이유는, 현재 국내 성평등 교육이 제대로 행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초, 중, 고등학교에서 별도로 성평등을 교육하지는 않는다. 성평등 교육은 교과과정에서 범교과 학습으로 사회, 가정, 도덕 과목 등과 연계해서 진행한다.

이에 현재 성평등 교육은 성폭력 예방교육으로 대신 되고 있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남자와 여자는 평등해`라는 당연한 명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실제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형태로 불평등이 생기는지 인식하고 질문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해숙 선임연구원은 작년 11월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열린 젠더포럼에서 "현재 학교 성평등 교육은 성폭력을 조장하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는 접근하지 못한다. 또한 여전히 성차별적인 교육 내용과 활동이 존재한다. 그러나 공교육 현장에서 개선에 대한 의지는 소극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의 과제로 성평등 관련 법 제정, 교육내용 개선, 교직원 인식 제고 등을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아기 때부터 성에 대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며 "공교육에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도록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청와대의 답변이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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