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마트에 가면 사진처럼 우유가 진열되어 있다. 눈을 감고 만지면 모두 같은 우유로 느껴진다. / 윤성민 기자

비장애인들은 마트에 가면 눈으로 물건을 확인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그럴 수 없다. 손으로 만지며 물건을 확인해야 한다. 같은 우유팩을 만지면 이것이 흰 우유인지 커피 우유인지 알 수가 없다. 기업 입장에서 이런 세심한 부분을 배려하는 디자인이 없을까? 가까운 일본 사례를 찾아봤다.

우선은 국내 마트의 우유 팩을 살펴봤다. 같은 우유 팩에 색을 달리하여 우유 종류를 구분하고 있었다. 눈을 감고 확인해보면 모두 똑같게 느껴졌다. 쉽게 구분하기가 어렵다. 다음은 가까운 일본의 우유 팩 디자인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우유. 상단 부분을 조금 다르게 하여 우유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게 했다. / 출처 : press.ikidane-nippon.com

사진을 살펴보면 위쪽 상단 부분의 움푹 파여있는 걸 볼 수 있다. 일반 생우유는 이렇게 표시하고, 다른 저지방, 커피, 딸기우유는 국내 우유 팩과 같은 모습이다.

이러한 디자인이 탄생하게 된 건,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 덕분이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시각장애인이 종이팩으로 된 우유를 잘 구분할 수 없다는 걸 알고, 민관이 협력하여 500mL 이상의 우유를 사진처럼 디자인했다. 우유 종류와 입구 부분을 잘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맥주. 점자를 이용하여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임을 알려준다. / 출처 : press.ikidane-nippon.com

일본에서 판매되는 샴푸 린스 패키지 상품. / 출처 : press.ikidane-nippon.com

이러한 디자인은 비단 우유 팩만이 아니다. 캔과 플라스틱 종류에도 비슷한 디자인이 되어있다.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에는 사진처럼 캔에 점자가 박혀있다. 해당 제품이 알코올이 들어간 제품인지 아닌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이다. 샴푸도 마찬가지다. 샴푸와 린스를 한꺼번에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의 경우 사진처럼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샴푸 린스를 따로 판매할 경우에는 이런 디자인이 되어 있지 않다.

이웃 나라 일본은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아보고, 이들을 위한 배려의 디자인을 만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좋은 디자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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