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로고. /신세계 제공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근로 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한다고 11일 밝혔다.

신세계 임직원은 주 35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 하루 7시간을 근무하게 되고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5제'를 시행하게 된다.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으로 유연하게 적용하며 점포는 근무 스케줄을 조정해서 전 직원의 근로 시간이 1시간씩 단축된다.

신세계는 이번 조치가 잘 지켜지도록 임직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퇴근 시간을 지켜 실무진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게 하라'라는 지침을 팀장, 선임급에 하달했다. 또 '칼퇴근'이라는 단어 대신 '정시 퇴근'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퇴근 시간에 맞춰 퇴근하는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미 유연 근무제, 야근 문화 없애기 등은 내부적으로 정착되어 있다. 야근은 사유가 꼭 있어야 하고 웬만하면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근무 시간을 고려해 일정을 조율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법정 근로 시간은 주 40시간이다. 주 35시간 근무는 유럽 및 해외 선진 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근무 형태이다. 신세계의 주 35시간 근무제는 한국 대기업 최초로 시행되어 유통 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한국 연간 근로 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길다. 장시간 근로, 과로 사회로 대표되는 한국 근로 문화를 획기적으로 혁신해 임직원들에게 '휴식이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한 이번 조치로 정부에서 대한민국 연간 근로시간을 OECD 선진국 수준인 1,800시간까지 줄이겠다는 목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근로 시간 단축의 가장 큰 특징은 임금의 하락 없는 근로 시간 단축이라는 것이다. 즉 근로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함은 물론이고 이에 더해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임금 인상 역시 추가로 진행한다. 국내 대다수 기업이 근로 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금 하락 이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섣불리 시행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신세계는 근로 시간이 단축되어도 임금이 오히려 증가하는 매우 파격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신세계 근로 시간 단축은 2년 전부터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이다. 신세계는 선진 근무 문화 구축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크게 향상할 계획이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임직원들에게 혜택이 큰 만큼 임직원들도 업무에 더욱 몰입하고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근무 문화 구축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세계는 근로 시간을 단축했지만 업무 시간의 잡담, 인터넷 서핑, 담배 타임 등으로 소모되는 시간을 줄여 근무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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