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르웨이 모스조엔 인근에서 열차에 치여 숨진 순록 모습. /게티이미지 존 얼링 우트시(John Erling Utsi) 제공

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두고 노르웨이에서 순록 100여 마리 이상이 기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르웨이 북부 헬게란드(Helgeland)주의 한 기찻길에서 월동 준비를 위해 해안 목초지로 이동하던 순록 무리가 기차에 치인 것이다. 나흘 동안 같은 사고로 죽은 순록이 106마리에 달한다. 순록은 무리 지어 다니는 습성 탓에 한 번에 여러 마리가 사고를 당한다. 노르웨이에는 약 25만 마리의 순록이 살고 있다.

이번 사고가 난 구간에서만 지난 4년 동안 2,000마리 이상의 순록이 기차에 치여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목축 업자들은 철도 회사에 울타리를 요구하고, 지역 사회에서도 동물 열차 사고에 대한 대책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하길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낸 열차 회사는 노르웨이 국영철도회사인 '바네노르(BANE NOR)'이다. 바네노르는 오슬로에 본사가 있는 국영 철도 회사로 약 4,4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바네노르 측은 열차와 순록 무리의 충돌 원인을 철도 경고 시스템 기술 결함으로 보고 있다. 선로 위 순록 떼를 사전 발견하고 기관사들이 속도를 줄이지 못한 것이다. 순록무리가 이동하는 지역 열차 승무원은 순록이 철로에 있을 시 속도를 늦추라는 지시를 받는다. 바네노르 측 기관사들은 목축 업자들을 통해 사전 순록 무리 이동에 대해 파악도 한다. 바네노르는 북부 노르웨이 지역에 울타리를 설치했지만 이번 사고 지역에는 울타리가 없었다.

노르웨이동물보호연맹 (Dyrevernalliansen)의 변호사이자 대변인인 클리블랜드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대응에 비판적이라고 말했다. 클리블랜드는 "순록, 엘크 및 다른 동물을 죽인 기차들은 수년 동안 노르웨이의 심각한 문제였다. 많은 동물이 즉시 죽지 못하는 것이 끔찍한 일이다. 정부는 울타리, 의무적인 속도 감속 등의 정책으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현대적인 기술로 디지털 감시가 구현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노르웨이에서는 지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728km에 달하는 철도의 선로 위에서 순록을 비롯해 양, 무스 등 모두 3,372마리가 죽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목축 업자들은 순록이 열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면 열차 회사로부터 통보받고 확인을 위해 현장에 간다. 현장에서 숨이 끊어지지 않았지만 심각한 상처를 입은 순록들은 직접 사살을 한다. 노르웨이에서 이번 사고를 당한 목축 업자 아프젤(Appfjell)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업은 매우 끔찍하다고 답했다.

지난 27일 바네노르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사고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바네노르의 지역 책임자 토리 브릭칸(Thor Brækkan)은 기관사에 알람이 전달되는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도 경보 시스템의 재정비뿐 아니라 해안 근처의 목초지로 이동하는 순록을 모으기 위해 헬리콥터 사용하는 것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2019년까지 락스포스(Laksfors)와 모스조엔(Mosjøen) 사이 25Km의 울타리 역시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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