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상무는 1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주최, 한국거래소 후원의 'ESG 우수기업 시상식 및 심포지엄'에서 '메리츠자산운용 SRI 펀드 투자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김 상무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의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 발표했다. 과거 김 상무가 겪었던 SRI 펀드를 운용하며 어려웠던 부분, 성과 부진, 자산운용사가 보는 현 기업의 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를 운용할 때와 비슷한 투자철학을 갖고 SRI펀드를 운용한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우수한 경영진을 지닌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해 장기투자하는 철학을 갖고 있다. SRI 펀드의 경우, 메리츠의 철학을 기반으로  ESG 요소를 추가해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대한 리스크 등을 판단한다.

김 상무는 라자드자산운용에서 SRI 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다. 그는 ESG를 실천하고 있지 않은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제외하는 소극적 SRI 펀드와 동시에, 장하성 교수와 함께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를 운용했다. KCGF는 재무적 성과는 좋지만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회사에 투자해 그 회사의 최고경영진이나 대주주에게 공개적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KCGF는 일부 성공했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는 사외이사를 추천했고, 기업은 이를 받아들였다. 지배구조의 변화를 실질적으로 이끌어낸 사례다. 그러나 주가 측면에서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하향했다. 수익률 측면에서 큰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김 상무는 자신의 SRI 펀드 경험에 비추어, "ESG는 필터링의 역할을 해 리스크 회피에 효과가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기존 일반 주식 포트폴리오의 성과와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메리츠자산운용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시도는 기존 소극적인 SRI전략과 적대적 전략 중 중간책을 찾아내보자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김 상무는 '원래 좋은 회사를 최고의 회사로 만들어 보자'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전략의 내용은 이렇다. 재무적 성과는 좋은데, 저평가된 기업을 선정해 ESG 요소를 개선할 수 있도록 설득한다. 만약 기업이 설득되지 않는다면 투자를 철회한다. 자산운용사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기업에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기업과 장기적인 파트너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기업 친화적 접근이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기회 요인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를 해 성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도전과제들이 남아있다. 상장회사들의 대부분은 소액주주권리 보호를 무관심하게 생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집중투표제를 전반적으로 채택하고 있지 않은 것이 그 예다.

또한 이익을 얼마나 내면, 얼마나의 배당을 할 것인지에 대한 배당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 대부분의 상장 회사들이 배당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상장회사가 배당성향 등에 대해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사외이사를 선정하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어떤 과정으로, 누구의 추천으로 사외이사 후보가 되었는지 투자자들은 알 수 없다. 사외이사후보가 법적으로는 독립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 대주주에 반해 타 주주를 보호할 수 있는 사외이사가 별로 없다.

또한 주요 전략적 의사결정과정에 대해 정보를 알 수 없는 것도 큰 문제다. 누가 의사결정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없다. 이것은 CEO 리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

김 상무는 "얼마 전 메리츠운용자산도 스튜어드십코드에 동참했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주친화적인 법적, 제도적인 준비도 되고 있다.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표출되고 있다."며 기업의 변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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