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홈페이지 시작 화면. /유니클로 제공

한국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대기업의 본사 배당액이 순이익의 75.9%에 달하지만 전체 매출액 중 기부금 비율은 0.05%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계 기업의 매출 대비 기부금 평균은 0.05%로 국내 대기업 평균인 0.12%의 절반도 안 된다.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 중 매출 대비 기부 비중이 가장 컸던 기업은 KT&G로 0.64%를 기록했다. 그외에도 CJ(0.49%), KT(0.29%), SK(0.21%), 삼성(0.18%), KCC(0.17%), 현대백화점(0.15%), 한진(0.15%) 등이 대기업 평균 수치를 넘었고 그 중 KCC(88억)를 제외한 모든 기업이 100억 원 이상 기부했다.

반면, 외국계 기업 중 매출 대비 가장 많은 기부를 한 기업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 0.32%의 수치를 기록했고, 그와 함께 필립모리스코리아(0.25%), 에스원(0.16%) 등이 국내 대기업 평균 수치를 웃돌았으나 기부금이 30억 원을 넘지 못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경우 1조가 넘는 매출에도 고 기부금이 제로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5,000만 원, 소니코리아는 6,000만 원,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7,300만 원을 기부하는 데에 그쳤다.

아디다스, 유니클로, BMW, 이베이…. 모두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국내 진출 외국계 기업들의 사회 공헌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CEO스코어가 2015·16년 매출 상위 500대 기업에 포함된 외국계 기업 44개사와 국내 기업 374개사를 대상으로 벌인 배당성향과 기부금 비중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의 본사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의 76%에 달했다. 23.6%인 국내 대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의 3배가 넘는다.

외국계 기업 중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볼보그룹코리아로 192%에 달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2배 가까운 금액을 본사에 배당한 것이다. 이 외에도 동양생명(170.2%), 도시바일렉트로닉스코리아(153.5%),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149.4%), 아디다스코리아(140.1%), 이베이코리아(135.6%), 한국쓰리엠(113.7%), BMW코리아(101.0%)이 순익보다 많은 배당을 했다.

로열티 또한 상당하다. 외국계 기업의 로열티는 매출의 5~14% 정도로 일반적인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매출의 20%가 안 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독일 아디다스AG에 상표 사용료와 국제 마케팅비 명목으로 각각 매출의 10%와 4%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지난해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아 로열티도 1,400억 원 이상을 챙겨 갔을 것으로 예상한다. 스타벅스 또한 1조 원의 매출을 돌파하면서 그 5%인 500억 원 이상의 로열티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계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매출 성장세보다 로열티의 상승세가 더 매서웠다. 매출은 2006년 340억 원에서 2015년에 1조1,,822억 원으로 34배 증가한 데 비해 로열티는 2억3,000만 원에서 248억 원으로 무려 100배 이상 올랐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과도한 배당금과 로열티로 한국지사는 빈 깡통이 되었다. 매출이 1조 원대를 돌파해도 남는 돈이 없어 국내 투자나 사회 환원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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