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비즈워치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2017 비즈워치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윤성민, 유미화 기자] 29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 '2017 비즈워치 포럼' 연사 발표에 이어 김민석 LG전자 CSR팀장,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곽재성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을 이어갔다.

토론 사회는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가 맡았다. 양 이사는 앞선 발표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서 말한 뒤, 본격적인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서 가장 앞서 마이크를 잡은 건 곽재성 교수였다. 곽 교수는 "기업 수준에서 법의 강제력 없이 CSR을 하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패널들에게 했다.

이어 각 패널의 답변이 이어졌으며,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김민석 팀장] 기업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기업에는 4성이 있어야 한다. 이는 '진정성, 전문성, 관계성, 투명성'을 말한다. CSR과 사회공헌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배의 앞머리가 되는 진정성이다. 이후,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CSR을 잘 추진할 수 있는 모터가 되는 추진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관계성이다. 또한, 배의 앞머리와 추진력이 잘 갖추어져도, 배 밑에 구멍이 뚫려 물이 들어오면 소용이 없다. 배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구조가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하고, 이것이 바로 투명성이다. 만약, 이러한 것들이 잘되어 있다면 기업 스스로 CSR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종오 사무국장] 모든 걸 법제화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강제가 없으면 직접 하지 않는다. 한 예로, 최근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해 연구 용역 사업을 공모했다. 이는 2015년 국민연금법이 개정되고 난 뒤, 강제력이 생기자 한 것이다. 개정이 있기 전인 2008년에 이러한 시도를 하려고 했는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측에서 법제화를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알아서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이렇듯 법적 강제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CSR과 SRI에 관련한 법적 인프라가 있어야 하고, 투명성 부분에서 ESG정보 공시와 활용이 적극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CSR을 잘하는 기업이 피해 보지 않는다.

한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유죄 판결과 관련하여 입을 열었다. 삼성전자 주가와 사외이사제도에 대한 것이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류영재 대표] 이재용 부회장 유죄 사태가 삼성 주가에는 별 영향을 안 미칠 것이다. 삼성 사태가 부각되는 모습이 많지만, 과거에도 오너의 구속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오너 3세로 계승되면서 기업가 정신의 계승이 어렵다고 본다. 지배구조 면에서도 자생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 국민연금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연금이 이사를 추천하는 걸 가지고 있는 지분을 토대로 적극 해야 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사외이사를 맡은 대부분의 사람이 사내 상황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면에서 개인적으로 사외이사제도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사전에 받았던 질문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질문과 답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삼성 스캔들 등으로 국내 기업이 지배구조에 수동적인 면을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곽재성 교수] 지배구조가 문제가 될 때, 지분 계승을 자본주의 사회에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군림은 하나 지배를 못 하게 하면 된다. 국외에서 많이 하는 방법이다.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는 시스템이다.

[류영재 대표] 국민연금이 유니버셜 오너십에 기반하여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통해 우리나라가 한 발짝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를 늘리는 방안이 무엇인가? 독립된 위원회의 구성을 하거나 위원회 신분보장 등을 해야 하는가?

[류영재 대표] ESG 투자에 대한 수익은 장기적으로 온다. 국민연금의 운용자들이 SRI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감사원과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 운용자도 매우 열심히 하고 있지만, 어렵다. 실제 국회와 감사원에서 국민연금의 수익률에 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국민연금이 5년 이상을 보고 사회책임투자에 맞게 원칙을 정하고 데이터를 모아서 운용하고 모니터링 하는 게 중요한데, 6개월의 성과 안 좋으면 빼앗아 간다. 때문에, 국회나 감사원에서 이에 대한 합의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종오 사무국장] 공적연기금의 SRI 활성화를 위해서 기금 운용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SRI에 대한 평가 지표가 개발되어야 한다. 그간의 평가 지표에는 사회책임에 대한 것이 없다. 전체 기금 운용 대비 사회책임투자 비중이 어느 정도이고, 기금이 어느 정도인지 등 다양한 지표를 개발하고 배점을 해야 한다. 이런 부분이 법안에 담겨야 하고, 그럴 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LG전자의 책임경영 사례, CSR 조직 구조, 경영진 의식 개선 방법은 무엇인가?

[김민석 팀장] LG전자 CSR팀은 리스크 매니저 3명, 국내외 사회 공헌 담당자 4명,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 및 이해 관계자 담당 2명, 그리고 팀장 1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리적으로?10명의 팀원이 LG전자의 국내외 CSR을 모두 담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LG전자의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온다. 때문에 해외 CSR 활동은 필수다. 인권이나 환경 등 문제도 해외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해외 법인에 CSR 매니저를 1명 이상씩 두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그분들이 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CSR 팀에서 지원을 나간다. 또한, 1년에 2번 CSR 매니저 대상의 CSR 교육을 하고 있다.

경영진을 설득은 첫 단추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주요 의사결정자들을 만나 1대1로 CSR에 대해 설명해 드렸다. 처음에는 의아해하셨지만, 계속해서 하니 설득이 됐다. 또한, 경영진 회의에도 참여하여 CSR 교육을 했다. 이렇게 계속해서 할 경우, 추후 경영진이 먼저 CSR 이슈를 언급하는 상황까지 온다.

한편, 토론회를 주도했던 양춘승 이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다. 기업인, 소비자, 이해관계자가 모두 적절히 감시하고 할 때 기업도 자신의 책임을 다할 수 있다. 사회구성원들의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것 같다"며 토론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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