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구자, 길원옥 할머니입니다”
선수단 일동의 짧은 묵념이 끝나고 노구를 지닌 할머니가 경기장에 걸어 들어왔다.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할머니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포수의 미트로 공을 던졌다. 공은 미트까지 가지 않았지만, 그 어떤 공보다도 힘찬 공이었다.

지난달 13일, SK 와이번스는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위안부 기림일 행사를 했다. 경기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분인 길원옥 여사의 시구로 시작됐다. 경기 중에도 구단은 ‘움직이는 소녀상’을 운영했다.

SK 와이번스는 위안부 기림일 행사는 물론 후반기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5경기에서 양 팀이 기록한 안타 1개당 10만 원, 홈런 1개당 20만 원의 기부금을 적립하기로 했다. 총 1,190만 원의 적립금을 모았다. SK 와이번스와, KT 위즈는 기금 전액을 위안부 피해자 후원 단체 '나눔의 집'에 전달했다.


SK 와이번스가 지난 8일부터 판매한 위안부 피해자 관련 상품들 [출처=SK 와이번스]

또, SK 와이번스는 지난달 8일부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리몬드’와 합작해 보랏빛 가득한 유니폼, 에코백, 폰 케이스 등 일명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상품의 곳곳에는 목련이 보이는데 이는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 인권 신장에 앞장선 '김복동' 할머니의 일생을 기리기 위해서다.

SK 와이번스와 마리몬드가 만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관련 상품들에 대해 사람들은 좋은 반응을 보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났다.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쓰인다고 한다.

다른 사례로 희움이 있다. 희움은 ‘희망을 모아 꽃피움’의 준말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심리치료를 하며 만든 압화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팔찌를 제작해 판매한다. 희움의 모든 제품은 전문 디자이너의 재능 기부를 통해 기획 및 제작되고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의 전액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운영기금,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복지 기금 등에 쓰인다.

특히 희움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상품 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사회에 지속적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매체가 되고 있다. 희움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은 대구 중구에 위치하며 1920년대 일제강점기의 가옥을 리모델링하여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는 일본군 위안 제도에 대한 설명과 생존자들의 기억, 그리고 할머니의 개인 소지품과 직접 만드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마르코 로호의 모델이 된 할머니들 [출처=마르코 로호]

또 다른 사례로 마르코 로호를 들 수 있다. 마르코 로호는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기부 팔찌를 판매하고 있다. 마르코 로호의 상품들은 할머니들의 수작업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노인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특히 마르코 로호는 매출액의 5%를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는 상품 구매 시 결식학생지원, 장애 아동가구 지원, 독거노인생활지원, 아프리카 빈곤아동 지원, 유기 동물보호지원 중에서 기부 영역을 선택하면 그 영역으로 매출액의 5%가 기부되는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

마르코 로호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일자리가 없어 수입이 없는 할머니들의 소득을 보장하고 매출액 중 5%를 기부하는 방식을 할머니께 알려드려 할머니들이 직접 사회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한다. 오늘도 많은 기업들이 위안부 할머니 곁에서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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