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박찬주(대장) 육군 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 비윤리적 대우 사건을 계기로 군의 사회 책임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군은 이날 긴급 수뇌부회의를 하고 '군의 사회 책임'(MSR·Military Social Responsibility) 문제 공론화에 착수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는 이날 회의에서 장병 인권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이순진 합참의장,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임호영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조현천 기무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송 장관은 특히 공관병 외에 편의·복지 시설 관리병 등 비전투 분야 병력 운용 현황을 확인하고 인권 대책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참석자들은 불합리한 사적 지시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봉사하고 있는 장병들이 긍지와 사명감으로 복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가기로 하였다"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공관병 운용 실태에 대한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 육군 공관병 이외에 해·공군 공관병, PX(국방마트) 등 편의·복지 시설 관리병도 조사 중이다.
송 장관은 지난 5일 육군 28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찾아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부당한 대우나 사적인 지시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송 장관은 "현역병은 전투에 전념해야 하고 병영 안 다른 행정 등 업무는 민간에 아웃소싱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이 각계의 책임 의식 확산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네티즌 '908***'은 "한국에선 리더의 약자에 대한 비윤리적 행동이 일상화해 있다"라며 "이런 행동이 나라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네티즌 'dee***'도 "이번 사태는 공관병을 종처럼 생각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지난번 종근당 회장 사건 때도 운전사를 종으로 여겼다가 문제가 생겼다"라며 "지휘관이나 회장이 부하나 직원을 인격체로 봐야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면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네티즌 'lee***'은 "군 지휘관 부부, 종근당 회장 등같이 사회 책임 의식이 모자라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가중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지난 4일 박 사령관을 공관병 호출용 전자 팔찌 착용, 사적 업무 지시 등 혐의(직권남용, 가혹행위 등)로 입건한 군 검찰은 이날 그의 부인 A씨를 소환 조사 중이다. 그는 공관병에게 뜨거운 떡국의 떡을 손으로 떼어내게 시키는 등 비인격적 대우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