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컨설팅펌 PWC가 다우존스 지속경영지수(DJSI)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PWC 제공

사회책임투자(SRI)가 메인 스트림이 되면서 방대한 수의 SRI 관련 지표가 생겨났고 만들어지고 있다. 그중 미국 다우존스와 세계적 자산 관리사인 스위스 SAM이 1999년부터 공동으로 발표하는 다우존스 지속경영지수(DJSI)는 가장 대표적인 SRI의 척도로 사용되고 있다. 사회책임투자자들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DJSI 설문에 응답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강점과 약점을 평가하고, DJSI 평가 기준을 기업의 CSR 활동에 벤치 마킹하기도 한다. 투자자에게는 투자 지표로도 사용된다. 하지만 때깔 좋아 보이는 DJSI에 과연 좋은 점만 있을까?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신뢰성 문제

국제 여론 조사 기관 글로브스캔이 시행한 사회책임투자(SRI) 관련 설문 조사. 다우존스 지속경영지수(DJSI)에 대하여 48%의 전문가가 "아주 신뢰성이 높다"라고 응답하였다. /글로브스캔 제공

DJSI 북미에서는 매년 600여 개의 회사가 DJSI 참여에 초대받는다. 145개의 회사가 DJSI 북미로 선정된 2015년 3분의 1에 불과한 211개 회사만이 직접 설문에 응답하였고, 336개의 회사는 오로지 공공 개방 데이터(지속가능경영보고, 언론, 주주 평가 등)로만 평가되었다. CSR 학자 젬 벤델은 “기업이 설문지에 성실하게 응답할수록 선정 가능성이 커지는 경향이 보인다”라고 2010년 학술지 '월드 리뷰 저널'에서 밝혔다. 이같이 설문 응답률이 낮다는 점, 또한 실제 응답도 자체 평가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신뢰도가 낮다고 지적한다. 국제 여론 조사 기관 글로브스캔이 사회책임투자(SRI)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동종 지수 중 가장 신뢰받는 지수임에도 DJSI에 대하여 48%만이 “아주 신뢰성이 높다”라고 응답하였다.

2016년에도 신뢰성 문제 다시 대두...

페루의 콩가 지역 주민들이 미국 뉴몬트 콩가 금광산 사업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로이터

1999년 DJSI의 출범 때부터 계속 지적받아왔던 신뢰성의 문제는 가장 최근 공개된 2016년 'DJSI 월드'에서도 다시 제기되었다. 미국의 광산업 기업 뉴몬트는 2016년 'DJSI 월드 산업군 리더'로 선정되며 2년 연속 왕좌를 지켰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해 뉴몬트의 페루 콩가 금 광산 사업화 프로젝트가 환경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하여 무산되었다는 점이다. 뉴몬트는 지역 주민의 콩가 금 광산 사업화 반대를 진압하기 위해 무장 경찰을 투입하는 등 과잉 진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부터 시작된 9년여간의 지역 환경 단체와 NPO의 지속적인 반대 운동에 2016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업을 철회하였다.

그린워싱: 가장 나은 기업이 최고의 기업?!

2010년 미국 미시간주 칼라마주에서 약 2만4,000배럴의 기름이 유출되어 새들이 고통받고 있다. /출처:AFP

DJSI가 되려 기업의 '그린 워싱'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그린워싱은 영어 단어인 그린(Green)과 화이트워싱(Whitewashing의 합성어로 허위 과장된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를 뜻하는 말이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석유회사 엔브리지는 'DJSI 북미'에 8회, 'DJSI 월드'에 6회 등 총 14차례 'DJSI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신재생에너지 연구와 투자 등의 활동적인 CSR 활동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매일 26만 톤가량의 석유를 채굴하는 엔브리지가 과연 지속 가능한 기업이냐는 것이 NGO의 주장이다.

캐나다 리서치기관 폴라리스이스티튜트에서 발표한 1999년부터 2010년까지의 엔브리지 기름유출 현황이다. /출처:Polaris Institute
캐나다 리서치기관 폴라리스이스티튜트에서 발표한 1999년부터 2010년까지의 엔브리지 기름
유출 현황이다. /출처:Polaris Institute

또한, 엔브리지는 처음으로 DJSI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2002년부터 2010년까지 702회, 회사 설립 연도인 99년부터 2010년까지 804회, 총 16만여 톤에 달하는 기름 유출 사태의 주범이다. 엔브리지는 CSR 활동이 거의 부재한 석유화학산업군에서 가장 나은 CSR을 실천하고 있어서 선정되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와 환경 단체의 의견이다. 엔브리지는 올해 2월 캐나다 알베르타 지역에서 기름 유출이 생겨 또 곤욕을 겪었다.

다면적 평가의, 단편적 상업선전

논란이 된 한 대형 언론사의 기사 중 일부. "환경을 생각한다면 도요타(豊田)의 프리우스나 닛산(日産)의 리프보다 BMW의 자동차를 사라"라고 기사를 시작한다. /기사 캡처

2009년 미국의 여러 언론사는 비슷한 기사로 전문가들의 많은 질타를 받았다. 기사는 환경 문제를 고려한다면 유명 친환경 자동차들인 도요타의 프리우스나 쉐보레 볼트보다는 BMW의 자동차를 사는 것이 낫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BMW가 다시 한번 'DJSI 월드'의 자동차 산업군의 리더로 선정되었다는 것이 이유이다. 당시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BMW의 유사 기종들보다 배기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환경친화적인 면에서 훨씬 효율적이었음에도 대다수의 매체는 이러한 세부적인 정보는 무시하였다. 물론 BMW는 깊은 역사의 지속가능경영으로 5년 연속 'DJSI 월드 산업군 리더'로 선정된 타 기업들에 본보기가 될만한 사례이다. 하지만 DJSI의 다면적인 평가를 소비자나 매체는 단편적으로 해석하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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