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ccap.org

지난 2015년 12월, 168개국 정상이 모여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맺었다. 한국 정부는 2016년 11월 3일 국회 비준 동의안이 통과되어 11월 4일부터 발효됐다. 이는 1997년에 채택된 교토의정서를 대체하여, 오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기후변화 협약이다. 핵심 목표는 지구의 평균 기온 산업화 이전 대비 상승을 2°C로 이하, 더 크게는 1.5°C로 유지하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모두가 동참한다는 것이다. 기존 의정서가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했다면 새로운 협약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195개 국가가 동참한다. 또, 단순 의무 부여에서 감축과 적응을 위한 지원 정책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이미 선진국 대열에 있는 국가가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 유리한 측면이 크므로 선진 그룹에 있는 국가가 매년 1,000억 달러 규모의 재원을 개발도상국 국가에 조달하는 내용 역시 협약에 포함되어 있다.

기업 역시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을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등 다변화하고 있다. 그린본드란,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이는 녹색산업에만 사용할 수 있다. 2008년부터 2015년 말까지 글로벌 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15개가량. 하지만, 파리협약이 체결된 이후 4개 정도의 글로벌 기업이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대표적으로 애플과 스타벅스가 있다. 지난해, 애플은 15억 달러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는 미국 기업이 발행하는 그린본드 중 가장 큰 규모다. 애플은 발행된 채권을 친환경 사옥과 데이터센터 건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3월 21일, 애플은 쿠퍼티노 타운홀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열어 친환경 전략을 소개했다. 애플이 주목한 건 ‘e-폐기물’이다. ‘e-폐기물’이란, 전자제품을 버릴 때 나오는 중금속 쓰레기를 말한다. 애플은 ‘e-폐기물’을 줄일 기술로 자사의 로봇 ‘리암’을 소개했다. 리암은 아이폰을 분해하여 사용 가능한 부품과 그렇지 않은 부품을 분류한다. 사용 가능한 부품은 다시 사용하여 ‘e-폐기물’을 줄인다는 취지다. 그린피스는 이러한 애플의 구상을 기업이 환경 책무를 다하는 좋은 예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도 500만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한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스타벅스는 2004년부터 기후변화·청정에너지·대체가능 에너지 분야 친환경 전략을 꾸준히 실행해왔다. 회사 자체적으로 윤리적인 커피 원두 구매 가이드가 있고, 각 매장이 친환경 건축물 인증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을 받을 수 있도록 권장해왔다. 또, 기후변화와 청정에너지를 옹호하는 기업들이 모여 설립한 BICEP(Business for Innovative Climate and Energy Policy)의 창립멤버다. 작년에 발행한 지속가능한 채권의 발행도 어쩌면 당연한 절차였는지 모른다.

기업의 그린본드 발행은, 지금까지 국가기관·개발은행·지방정부 중심으로 발행되던 발행처가 기업으로 확장되었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또한, 앞으로 이러한 형식의 그린본드 발행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반면, 그린본드에 대한 단일 표준이 없고, 사업에 있어서 기업의 사업 진정성 의심과 법적 처벌의 부재는 문제로 꼽힌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가이드라인인 ‘그린본드원칙(Green Bond Principle)’은 세계시장협회(IMA)이 주요은행 들과 협력해 만든 것이다. 이 밖에도 Climate Bonds Initiative와 ICMA가 만든 그린본드원칙이 있다. 문제가 되는 건, 이러한 원칙들이 유사한 원칙을 다루지만, 단일 승인된 원칙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어떠한 원칙에 따라 사업이 이루어졌느냐’라는 문제가 생기고, 채권별로 비교하는 것에서도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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