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재, 김지연 기자] 청각장애인들에게 주로 수화서비스로 제공되는 언어 전달 시스템을 문자 통역으로 제공하는 '쉐어타이핑 앱' 이 개발되었다.  쉐어타이핑 앱은 에이유디(AUD)  사회적협동조합에서 개발했다.  

모두의 행복한 소통을 위한 서비스, 쉐어타이핑

에이유디에서는 청각장애인의 ‘소통’을 키워드로 여러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가장 중점이 되는 것은 쉐어타이핑을 이용한 문자 통역 서비스이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어떤 말이 오갔는지 문자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문자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제품 글래스를 개발했다. 쉐어타이핑 앱 이용시 내용 확인을 위해 고개를 계속 숙였다 들었다 하는 번거로움을 보완하기 위한 신제품이다. 글래스를 끼면 고개를 움직일 필요 없이 우측 상단에 쉐어타이핑 화면이 떠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다. 에이유디 박원진 이사장은 “청각장애인이 언어를 다루는 방법은 수화, 입 모양 등 다양하다. 하지만 지금 청각장애인을 위해 지원되는 것은 수화뿐이다.”라며 “더 많은 청각장애인이 여러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방면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문화 생활부터 직장 생활까지, 문자 통역이 필요한 곳에 가는 에이유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쉐어타이핑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6 대한민국 CSR 필름 페스티벌에서도 쉐어타이핑 서비스가 활용되어 청각장애인들이 영상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박 이사장은 “여러 곳에서 쉐어타이핑 서비스가 활용되었습니다. 올 해 처음으로 참여한 '대한민국 CSR 필름 페스티벌' 때는 페스티벌 첫 인사말에서 쉐어타이핑을 통해 청각장애인 분들도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말씀을 덧붙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라며 에이유디활동이 확산될 수 있게 해주시는 응원을 통해 힘을 얻는다고 전했다.

배리어프리 영화상영이나 서울 시립미술관 등 다양한 곳에서 청각장애인들이 어려움 없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런 경우 청각장애인들의 지원 요청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문자 통역 서비스가 없어 답답함을 느낀 청각장애인이 회사에 쉐어타이핑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이 그 예이다. 청각장애인은 겉보기에 비장애인과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렵다. 청각장애인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경우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그들이 어떤 불편을 겪고 힘들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생활을 하는 청각장애인들은 소통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서 먼저 청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있기 보다는 청각장애인이 직접 요구하고 뒤늦게 에이유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인지가 낮아요. 그래서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이 먼저 나서지 않으면 회사 측에서 먼저 그들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주거나 편의를 제공하는 경우가 드물죠. 미국에 갔을 때 느꼈던 건, 그들은 이미 장애인들이 어떤 점이 불편하고, 지원이 필요한지 충분히 고민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먼저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 인지의 중간단계 정도에 와 있는 것 같아요. 장애인 차별 금지법만 해도 그렇죠. 의사소통을 위한 통역을 제공해야 한다는 문구는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적혀 있지 않아요. 이런 상황이니 장애인을 위한 지원은 하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되어 버린 거죠.”

박 이사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단 이런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법이 생기면 지원이유를 이해하기 전에 정책상 지원이 보편화될 것이라 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왜 지원을 해야 할까? 에 대한 질문을 생각해보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서울시 청년정책위원회 활동을 하며 여러 정책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면서도, 항상 장애인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박 이사장은 일반인들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을 청각장애인들은 누리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과 배려가 바탕이 되는 사회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미 삼아 시작한 사업이 인생을 바꾸는 사업이 되기까지

박 이사장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사립학교의 특수교사로 일했다. 공립학교로 직장을 옮기기 위해 임용 고시를 준비하던 도중 그는 한 소셜 벤처의 자료를 보면서 ‘빵을 팔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을 하기 위해 빵을 파는 것’이라는 문구를 접하고 소셜 벤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것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던 건데, 한 소셜 벤처 경연대회에서 사업안이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진출하는 등 자꾸 올라가자 어느새 임용 고시는 뒷전이고 사업안을 구상하는 데 전념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였다”며 “교사를 할 사람은 나 말고도 많지만 이런 사업을 할 사람은 몇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에이유디 박 이사장도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심사위원이 무언가 질문을 했는데 뭐라고 하는지 알아볼 수가 없어서 심사위원석까지 내려가 질문을 받고 대답을 했던 경험이 있었다. 경연대회 이후 사회적기업육성사업에 선정이 되어 예산을 지원받고 다른 대회들에서도 수상하며 현재의 에이유디까지 발전시켜왔다고 이야기했다.  박 이사장은 "원래 가고자 했던 임용고시도 소중한 길이었지만 현재 하는 일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고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최종적인 목표

에이유디는 2017년에는 비영리 IT 지원센터와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함께 청각장애인들에게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협업을 구상중이다. 그들이 단순한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을 만큼 더 능력 있는 사람으로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다양한 장소와 행사에서 편리한 의사소통을 위해 쉐어타이핑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 이사장은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에이유디의 가치에 공감해달라고 말하기 보다는 장애인들이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쉐어타이핑이 어떻게 돕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싶다며 작은 변화들이 모여 더 큰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두가 행복한 소통’이라는 에이유디의 슬로건답게 청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처럼 자유롭게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에이유디의 방향이자 뚜렷한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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