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www.londonarray.com

지난 5월 9일 독일 전력시장에서는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가격에 전기 거래가 이루어졌다. 전기를 파는 쪽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발전소의 경우 안정성 때문에 생산한 전기를 계속 쌓아둘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한 것이다. 이러한 놀라운 사건의 배경에는 독일 정부의 의지와 독일 에너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전략이 있다.

독일 메르켈 정부는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기존 원전의 수명 연장 철회를 결정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기 위한 전략인 '에너지패키지'를 2011년 중반에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 전력회사들은 에너지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나가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최대 에너지기업 이온(E.ON)이 있다. 이온은 정부 정책에 따라 원자력, 석탄, 석유 및 가스발전을 모두 축소해나갔다. 또, 축소한 만큼 해상, 풍력 발전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이온은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소 런던 어레이에 95억 유로(한화 12조 원)를 투자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온은 2013년 말 분산형 에너지 솔루션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1조 3천억 원을 투자했다. 2025년까지 전기 생산량 1메가와트당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0.32톤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보유하고 있는 30개의 화력발전소를 순차적으로 폐쇄해나갔다.

그 밖에도 분산형 재생에너지, 수요반응 에너지 기술, 스마트 그리드 플랫폼을 통합한 가상발전소를 만들어 전력을 관리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어 재생에너지 한계비용은 제로에 가깝게 떨어졌다.

이렇게 독일 에너지기업들은 환경친화적인 전기의 생산량을 급격히 늘려나갔다. 독일 정부는 전력 시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우선 구매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마이너스 가격으로 판매되었던 5월 9일 그날 전력 수용량의 80%를 재생에너지가 충당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한 전기는 싸게 팔 수밖에 없었다. 독일 정부는 새로운 룰을 만들었고 독일 에너지기업들은 그 룰에 적응했다. 그리고 그렇게 독일 에너지 시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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