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장학회 나들2기의 프로젝트로 제작된 점자팔찌

[김예지 기자] 소나무 장학회는 다른 장학단체에 비해 특별하다. 공익정신을 체화한 사람들이 모여 장학금 재원을 마련하고, 장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장학금은 학생 1인당 300만원 정도 지급된다. 올해 전국 4년제 일반대학들의 평균 등록금이 667만원인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액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선발된 장학생들은 나누는 사람들 (이하 ‘나들’)로 불리어 진다. 나들은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나들은 매월 정기적으로 서로 모여 친목을 다지고 사회공헌 가치를 공유하는 등 공동체의식을 함양한다. 이처럼 장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장학제도의 취지를 구체화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국가장학금, 사기업의 장학재단과 소나무 장학회의 차별점은 학생선발시 선발기준이 성적이나 소득수준 보다 공동체 정신과 성장 가능성을 본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실제로 소나무 장학회는 세 가지의 선발기준을 고루 갖춘 학생을 선호한다.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익적 가치관 둘째,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성장가능성이다.

소나무 장학회 안상근 대표는 장학회 설립 전 국내의 법인단체 중 공동체를 지향하는 단체가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좋은 일은 한사람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면 파급효과가 크지 않겠냐.”는 것이 안대표가 말하는 소나무 장학회의 설립 목적이다. 또한 장학금 지급에 있어서도 선발 후 단순 장학금 지급뿐 아니라 선발이후의 활동에 더 중점을 둔다는 것이 차별화된 특징이다.

실제로 장학회에서 사회공헌의 큰 틀을 그려준다면 나들은 틀 안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여기에 선배기수가 후배기수를 이끌어 사회공헌의 연속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기수들은 주체적으로 활동을 구체화한다. 최근 2기 기수들이 진행하는 점자팔찌 프로젝트도 역시 장학회와 1기 기수들의 도움아래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천여 명의 사람들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점자팔찌 프로젝트는 캔 음료 상단의 점자가 시각장애인의 음료를 선택할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였다. 캔 음료에는 ‘음료’라는 점자만 있을 뿐 그것이 어떤 음료인지는 표기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준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착안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자는 취지에서 나들 2기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점자팔찌의 주문제작에서 배송까지 모든 과정은 나들 2기가 기획하고 진행한다. 점자팔찌의 판매 수익금은 전부 점자 도서관에 기부될 예정이다. 초기에 50만원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이 프로젝트의 문구와 스토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여 1,300만원의 후원금이 모이게 되었다. 이 후원금은 실로암 시각장애인 복지관에 기부될 예정이며 캔 음료위에 음료 명칭을 표기하는 제안서를 입법청원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이다.

소나무 장학회는 장학생을 교육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모두를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주체로 보아 자연스럽게 공익적 가치관을 공유하고 확립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자가 생각해오던 공익분야는 다르다. 그러나 소나무 장학회는 각자의 공익적 가치와 관련된 서적이나 인터뷰, 특정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한 달에 두 번 이상 에세이를 쓰고 이를 공유하여 다양한 경험이 어우러지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소나무 장학회의 사회공헌 교육 인프라이다.

장학생들은 ‘나들’의 활동이 단순히 봉사활동이 아닌 하나의 사회공헌으로 생각한다. “봉사활동은 위에서 아래로 주는 듯 한 여유적인 어감이다. 받는 사람은 수혜자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활동을 함으로써 누군가에게 또 이어져 제공자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나눔이 지속되는 특징에서 봉사활동과는 다른 것 같다고 생각한다.” 고 조상연 장학생이 말했다.

김다은 장학생도 “나만 생각하는 사람은 되기 싫다.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이기적인 사람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내가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선한 파급력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소나무 장학회를 통해 공감하고 연대하는 인재로 발돋움하는 의지를 보였다.

다음 세대를 책임질 현재의 대학생들이 등록금과 같은 재정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비로소 넓은 안목을 지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이념을 바탕으로 다음세대가 공익과 연대 그리고 공감을 우선시하는 공동체의 확립이 소나무 장학회의 최종 목표이다. 어느덧 나들 1기와 2기를 마치고 다음 3기의 인재를 맞이하는 시기가 되었다.

안대표는 아직까지 3년밖에 안된 공동체이지만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연대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소나무 장학회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다짐했다. 또한 장학 시스템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더 많은 단체가 소나무 장학회의 성장과정과 결과를 본받을 만한 모델로 삼아 소나무 장학금의 취지를 이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안대표는 말했다.

소나무 장학회는 운영에 있어 어려움이 많다. 사무국이 없고, 상주인력도 없다. 오직 장학회원의 후원과 봉사정신으로 운영된다. “투명하게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이를 학생에게 장학금의 형태로 전달하여 장학생들로 하여금 또 다른 사회공헌으로 유도하는 것이 큰 의미의 사회공헌이다.” 라고 안대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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